[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사단법인 미래소비자행동(이사장 양세정)은 지난 7월 2일부터 12일까지 전국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 1,050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1,033개소 중 97.2%가 판매 준수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안전상비의약품 구분이 안되는 사례와 지정품목이 아닌 일반의약품을 불법 판매하는 사례 [사진-미래소비자행동]
이번 조사는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로 등록된 1,050개소 가운데 17개소는 의약품 미판매 등으로 조사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1,033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단 29개소(2.8%)만이 모든 규정을 준수했으며, 1,004개소(97.2%)는 한 가지 이상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는 24시간 편리하게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소비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연중무휴 점포 운영 ▲1회 1개 포장단위 판매 ▲사용상 주의사항 게시 ▲가격 표시 ▲판매자 등록증 게시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제도의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년도별 위반율을 보면 2022년 95.7%, 2023년 97.1%, 2024년 94.3%, 2025년 97.2%로 매년 개선되지 않은 채 비슷한 수준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 확인된 판매업소의 안전상비의약품 평균 구비 개수는 8.2개였으며, 법적으로 지정된 20개 품목 중 11개 이상을 구비한 매장은 12.8%에 불과했다.
특히, 판매자 등록증 미게시가 722개소(69.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동일 품목을 한 번에 2개 이상 판매한 사례가 579개소(56.1%), 사용상 주의사항 미게시가 517개소(50.1%)로 뒤를 이었다. 위반 항목이 2개에서 4개까지 중복된 경우가 전체의 82.4%에 달해 다수의 업체가 다중 위반을 저지르고 있는 실태가 드러났다.
‘1회 1개 포장단위 판매’ 규정 위반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동일 품목을 두 개 이상 판매한 업소는 56.1%로 확인됐으며, 일부 편의점에서는 POS 시스템으로 막히자 결제를 두 번으로 나누는 편법까지 동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매장에서는 안전상비의약품이 일반 공산품과 함께 진열되어 있어 소비자가 의약품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로 인해 의약품을 일반 상품처럼 인식하거나 오남용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미래소비자행동은 “안전상비의약품은 소비자가 전문가의 도움 없이 구매하는 만큼 판매 환경에서 정보 제공과 안전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실효성 있는 관리·감독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안전상비의약품 제도가 소비자의 편리성을 확보하는 데만 치중한 채 안전 확보 측면은 방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와 업계가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려 소비자가 안심하고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