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국민의힘 진종오 국회의원(비례대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은 5일 체육단체 내부의 솜방망이 징계와 ‘제 식구 감싸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징계 권한을 외부기관에 부여하는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법안은 피해자 보호와 체육계 신뢰 회복을 위한 제도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체육단체 임원 징계권이 내부징계에서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외부기관에 부여된다. [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체육계 단체 임원들의 성추행, 갑질, 폭행 등 중대한 비위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도 내부 징계 절차가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행법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체육 비리 및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단체에 징계를 요구할 수 있지만, 최종 결정 권한은 각 단체 내부 공정위원회에 있어 사실상 ‘셀프 징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태백시체육회 임원의 갑질, 용인시체육회 간부의 막말, 제주시체육회 회장의 성추행 논란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각 단체는 사건을 축소하거나 무혐의 처리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회피했고, 그 결과 피해자는 2차 피해를 입었으며 체육계 전반의 신뢰도 크게 훼손됐다.
대표 사례를 살펴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더 뚜렷해진다. ○○시체육회 회장은 직원 인권을 침해했으나 ‘견책’에 그쳤고, 윤리센터의 징계요구조차 무력화됐다. ○○도탁구협회 회장 당선자가 임원을 폭행했지만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축소해 단순 견책 처분이 내려졌다. 절차 위반까지 겹쳤다. ○○○시축구협회 회장은 성추행과 권한 남용을 저질렀으나 협회는 무징계로 처리하려 했고, 결국 추가 심의 끝에 자격정지 5개월에 불과한 징계가 내려졌다. 이마저도 회장 해임 절차는 지연됐다.
진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이러한 반복적 한계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스포츠윤리센터나 수사기관이 조사·수사에 착수하면 단체 내부 징계 절차를 중단시키고 ▲임원 징계권한을 문체부 장관(대한체육회·대한장애인체육회 임원)이나 대한체육회·대한장애인체육회(그 외 단체 임원)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징계권의 외부화와 독립성 확보를 통해 체육단체의 ‘자기 보호’ 문화를 근본적으로 교정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진 의원은 “체육회 내부의 솜방망이 징계로는 더 이상 체육계 비리를 막을 수 없다”며 “외부 기관이 징계 권한을 행사해야 공정성이 보장되고, 피해자 보호와 투명성 강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법안 통과 시 체육계가 더 이상 비리와 인권침해를 덮지 못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징계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은 단순히 징계 권한 이관을 넘어 체육단체 자율성의 한계를 인정하고, 피해자 중심의 권리 보호를 제도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징계 주체가 외부로 이동하면 이해상충을 줄이고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실제 징계 절차가 얼마나 신속하고 엄정하게 집행될지는 후속 제도 설계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진 의원은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 2기 출범과 함께 문화예술계의 불공정·갑질 근절을 위한 ‘문화예술클린센터’ 설립 계획을 밝히며, 체육·문화 전반의 개혁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체육계의 ‘제 식구 감싸기’ 관행은 단체 자율 규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번 법안이 통과된다면 징계권한의 외부화라는 제도적 혁신을 통해 피해자 권리 보호와 체육계 투명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실행 과정에서의 신속성, 실효성 확보가 과제로 남는다. 결국 이번 개정 논의는 체육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공정성과 책임성 강화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