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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보증금 증발, HUG는 몰랐다?… 관리 부실에 임차인 188명 절망 - 천안두정 리츠주택서 50억 원대 보증금·임대료 횡령 발생, HUG·운용사 모두 ‘감사 통과’ - 임대차계약 명의·계좌 위조 피해 속출… 임차인 14명, 보증금 여전히 돌려받지 못해 - 박용갑 의원 “HUG, 전국 리츠주택 전수조사와 보증제도 개선으로 리츠사기 재발 막아야”
  • 기사등록 2025-10-23 10: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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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윤석열 정부의 리츠(REITs) 기반 임대주택 정책이 심각한 관리 부실로 드러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감독 소홀 속에 충남 천안두정 리츠주택에서 보증금 50억 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으며, 피해 임차인 188명 중 14명은 아직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리츠 관리·감독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용갑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천안두정 리츠주택 임차 보증금 50억 증발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감독 소홀이라며 감독 체계 전면개편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의원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제출한 ‘천안두정 리츠 PM사 임차인 보증금·임대료 횡령 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충남 천안두정 리츠주택의 임대관리회사 골든핏씨앤디는 2023년 2월부터 마스턴제11호리츠의 법인 도장을 무단 사용해 임차인 보증금 48억 6,000만 원과 임대료 5억 4,000만 원을 리츠 계좌가 아닌 자체 계좌로 이체해 횡령했다.


이 과정에서 임차인 188명 중 174명은 보증금·임대료 수취계좌가 위조된 계약서로, 14명은 임대차계약 명의 자체가 조작된 계약서로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청년·신혼부부 등 중산층 세입자로, 현재까지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리츠 운용사와 감독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를 조기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마스턴제11호리츠는 2024년 9월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내부감사 결과를 보고받았지만,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가 적정하게 표시됐다”고 판단했다. 이후 18일이 지난 10월 18일에야 리츠사기를 인지했으며, 그 사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그러나 사건이 밝혀진 뒤에도 리츠 측은 피해 임차인 14명에게 “리츠는 보증금 반환 의무가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박용갑 의원은 “천안두정 리츠주택 사태는 윤석열 정부의 리츠 관리 부실이 낳은 대표적 실패 사례”라며 “보증금 피해자들에게 조속히 보상하고, 전국 리츠주택의 계약서와 계좌를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리츠사업을 민간 중심으로 확대만 했을 뿐, 공공 감독 기능은 사실상 방치했다”며 “리츠 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리츠 관리감독·보증제도·피해구제 등 3대 분야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첫째, 리츠 관리·감독체계 강화가 시급하다. 현재 리츠는 운용사 내부감사에만 의존해 부정이 은폐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HUG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통합감독시스템을 구축해, 리츠 자금 흐름과 계좌 변경 내역을 실시간 감시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또한, 리츠 운용사 외부에 독립된 ‘공공감사위원회’를 두어, 법인 도장 사용·계좌 이체 내역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이중 감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둘째, 보증금 계좌 실명제와 단일 공공계좌 제도화가 필요하다. 임대관리회사가 임의 계좌를 개설할 수 없도록 하고, 모든 보증금은 HUG 명의의 공공계좌에만 입금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임차인은 휴대전화나 앱을 통해 보증금 입금·예치 사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셋째, 피해 보상체계 강화와 선보상 제도 도입이 요구된다. 현재 HUG는 사고 발생 시 피해자 보상을 거부하거나 지연하는 사례가 많다. 이에 ‘리츠보증금 피해보상기금’을 신설해 HUG가 선보상 후구상(先補償 後求償) 방식으로 임차인에게 즉시 보증금을 지급한 뒤, 가해 법인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체계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주택금융 전문가는 “리츠사업은 구조상 투자자와 임차인 사이에 관리 주체가 여러 겹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감독·보증·보상 3단계를 직접 통합 관리해야 신뢰가 생긴다”며 “이번 사건은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드러낸 상징적 사례”라고 말했다.


천안두정 리츠주택 사태는 단순한 관리 실패가 아닌, 공공기관의 감시체계가 무너진 구조적 문제로 평가된다. 리츠를 통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주거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내세우지만, 감독과 보증이 결여된 상태에서는 또 다른 금융 리스크로 전락할 수 있다. 정부가 리츠 관리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고, HUG가 실질적 감독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회복해야만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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