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종합/최대열기자] 올해 1~9월 사이 연애사기를 빙자한 ‘로맨스스캠’ 피해액이 1,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규모는 지난해보다 48% 급증했지만, 검거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국제 공조수사 강화와 피해 예방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9월 사이 연애사기를 빙자한 ‘로맨스스캠’ 피해액이 1,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틱톡 등에서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는 빛 많은 남자 찾아요, 배우자를 찾아요 등이 변형된 로맨스스켐으로 지목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전인터넷신문]
26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접수된 로맨스스캠 피해액은 총 1,000억 원으로, 지난해(2~12월) 675억 원 대비 325억 원(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피해 사건 수도 1,565건으로, 전년보다 300건 늘었다.
로맨스스캠은 SNS나 채팅 앱을 통해 신뢰관계를 형성한 뒤 가상화폐 투자나 송금 등을 유도해 금전을 편취하는 신종 사이버 범죄다. 최근에는 ‘돼지 도살 수법(Pig Butchering)’이라 불리는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피해자에게 허위 투자 플랫폼을 제시하고 수익을 약속한 뒤 자금을 송금받고 잠적하는 형태가 많다.
피해가 급증했음에도 검거율은 여전히 낮다. 지난해 검거율은 12.7%에 그쳤고, 올해도 46.9%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검거된 인원은 206명에 불과하며, 해외 거점 범죄조직이 연루된 사례가 많아 국내 단독 수사에는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한병도 의원은 “로맨스스캠은 초국경 조직범죄로 피해 규모가 크고, 다중 피해가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며 “피의자가 해외에 있다고 손 놓을 것이 아니라, 국제공조수사와 병합수사를 통해 조직의 근원까지 철저히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로맨스스캠 대응을 위해 ▲해외 수사기관과의 실시간 정보공유 시스템 구축 ▲국제 송금 및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실명·거래내역 추적 강화 ▲범죄수익 환수 전담기구 설치 ▲피해자 금융거래 차단을 위한 신속한 계좌동결 제도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제도 보완도 요구된다. ▲피해금 환급 절차 간소화 ▲심리상담 및 법률구조 연계 ▲피해 사례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이상형 배우자 찾기’, ‘경제력 있는 남자·여자 모집’, ‘투자 파트너 구함’ 등의 문구를 내세운 광고나 메시지가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로맨스스캠 조직이 운영하는 ‘가짜 연애·결혼 매칭 광고’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초기에는 호감과 애정을 표현하며 신뢰를 쌓은 뒤, “결혼 자금이 필요하다”, “해외 비자 비용이 급하다”, “투자를 함께하자”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한다. 최근에는 ‘결혼+투자’ 결합형 신종 사기가 늘고 있으며, 피해자는 대부분 30~50대 중장년층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SNS나 메신저를 통해 접근하는 낯선 인물의 투자 제안이나 금전 요청은 100% 의심해야 한다”며 “특히 해외 송금이나 가상화폐 거래를 요구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또한 “영상통화나 신원 인증을 요구해 실존 여부를 확인하고, 금전 요구가 시작되면 즉시 대화를 중단하고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보보안 전문가들은 “로맨스스캠의 본질은 ‘감정적 신뢰 조작’에 있다”며 “낯선 인물과 장기간 온라인 교류를 할 경우 가족이나 지인에게 반드시 공유하고, 외부 시각에서 검증받는 것이 피해를 막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피해액이 1,000억 원을 넘어선 연애사기 ‘로맨스스캠’은 개인의 감정과 신뢰를 악용하는 조직적 국제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국제공조 강화, 금융추적 시스템 보완, 피해자 지원체계 확충 등 다각적 대책이 시급하며, 무엇보다도 “달콤한 말보다 작은 의심이 더 큰 피해를 막는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SNS와 메신저를 통한 금전 요구나 투자 제안은 단 한 번의 클릭이 수백만 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국민 개개인의 주의가 가장 강력한 방어망일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