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보행자 보호 강화를 내세운 도로교통법 개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보행자 교통사고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정부의 교통안전 정책이 ‘무늬만 개선’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교통안전 정책이 ‘무늬만 개선’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24년)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920명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대전인터넷신문]
27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24년)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920명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 비율은 36.5%로, 법 개정 이전인 2021년(34.9%)보다 높았다. 2022년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 등으로 잠시 감소세를 보였던 사망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우회전 횡단보도 사고도 마찬가지다. 2020년 2,034건이던 사고는 2024년 2,359건으로 15.9% 늘었고, 사망자는 33명에서 36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 보행자 사망자는 2020년 16명에서 지난해 23명으로 44% 늘어나며, 전체의 63.9%를 차지했다.
한병도 의원은 “보행자 보호 의무 강화라는 법의 취지가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법 시행 3년이 지났지만 보행자 안전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경찰청은 형식적인 홍보를 넘어 강도 높은 단속과 교통문화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그동안 ‘스마트 횡단보도’ 설치, ‘보행자 안전 캠페인’, ‘야간 조명 보강’ 등 물리적·홍보 중심의 대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실질적인 운전자 행태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일부 운전자들은 “우회전 일시정지 규정이 너무 복잡해 혼란스럽다”며 단속 피하기식 운전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교통안전전문는 “정부의 대책은 대부분 일회성 캠페인과 시설 확충에 머무르고 있다”며 “보행자 중심 교통체계로 전환하려면 운전자의 ‘법 준수 문화’를 생활화하는 근본적인 제도 개편으로 첫째, 운전자 교육·면허제도 강화가 시급하다. 신규 운전자뿐 아니라 갱신 대상자에게도 의무적으로 ‘보행자 보호 실습 교육’을 포함시켜, 운전 습관 자체를 교정해야 한다.
둘째, 고령 보행자 맞춤형 안전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보행속도·반응시간이 느린 고령층을 고려해 신호등 점등 시간을 늘리고, 노인보호구역을 주택가·상가밀집지역까지 확대해야 한다.
셋째, 지자체별 상시 단속 체계 구축이 절실하다. 단속 인력 부족을 이유로 계도에 그칠 것이 아니라, AI·CCTV 기반 자동단속 시스템을 구축해 법 위반을 실시간 적발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보행자 사망 제로화 로드맵’ 재정비도 필요하다. 현재 정부의 ‘2026년까지 572명 감축’ 목표는 단순 수치에 불과하며, 지역별·도로유형별로 구체적 감축지표를 설정해 관리해야 한다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정부의 교통안전 대책이 숫자 중심의 목표 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지역·연령·도로유형별 맞춤 대책을 병행하지 않으면 지금의 추세는 되풀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병도 의원은 “보행자 사망률이 다시 오르는 지금이야말로 정부의 교통안전정책 전환점”이라며 “경찰청은 단속과 계도를 동시에 강화하고, 국토부는 도로 설계 단계부터 ‘보행자 최우선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