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정부가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해 추진한 ‘배달·택배비 지원사업’ 예산의 40% 이상이 민간 배달앱으로 몰린 가운데, 국정감사에서는 배달앱 의존도가 높을수록 자영업자의 실질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까지 확인됐다. 국회는 공공형 상생배달앱 등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 플랫폼 독점을 완화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배달앱 의존도가 높을수록 자영업자의 실질 수익이 줄어들고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해 추진한 ‘배달·택배비 지원사업’ 예산의 40% 이상이 민간 배달앱으로 몰리면서 지역 소상공인의 자립을 돕고, 배달시장 독점을 완화하는 지자체만의 실질적 해법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대전인터넷신문]
‘소상공인 배달·택배비 지원사업’은 연매출 3억 원 이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배달·택배 비용을 연 3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는 한시적 사업이지만 이재관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을)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바로고·생각대로·부릉 등 6개 플랫폼을 통해 청구된 금액은 409억 900만 원으로, 전체 집행액 1009억 900만 원의 40.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배달의민족이 313억 4900만 원(76.6%)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쿠팡이츠(40억 원), 바로고(34억 8600만 원)가 뒤를 이었다.
중기부는 지난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음식업 비중이 20%에 불과해 특정 플랫폼 쏠림 현상은 없을 것”이라 밝혔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예산의 40% 이상이 대형 배달앱으로 집중됐다.
이 의원은 “애초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는 사업이 결국 특정 플랫폼 독점 강화로 귀결됐다”며 “공공배달앱 활성화 등 실질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배달앱 독과점이 자영업자의 실질 수익을 잠식하고 있다는 통계도 제시됐다. 김종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세종시갑)은 국정감사에서 한국은행의 2025년 3월 자료를 인용하며 “배달 비중이 20%일 때 수익은 10% 감소하고, 50%로 늘면 16%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배달앱 의존이 높을수록 수수료·광고비 부담이 커져 자영업자의 순이익이 급감한다”며 “이제는 민간 자율의 한계를 넘어 지자체가 주도하는 공공형 상생 플랫폼, ‘K상생배달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배달앱은 자영업자·라이더·소비자의 데이터로 운영되는 공공적 성격의 산업임에도, 기업들이 데이터를 비공개한 채 이익만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배달의민족이 상생협약 직전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로 인상하고 협약 직후 2% 인하를 생색냈다”며 “수수료를 내리는 대신 배달비를 올리는 조삼모사식 운영은 상생이 아니라 독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배달앱 노출 알고리즘은 광고비 순으로 작동해 점주가 광고를 하지 않으면 검색조차 어렵다”며 “이 구조가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감에서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에게 “점주가 직접 홈페이지를 찾아야만 약관 변경을 알 수 있는 구조는 불공정”이라고 질타하자, 김 대표는 “즉시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두 의원의 지적처럼 플랫폼 중심의 구조 개선 없이는 정부의 지원사업이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본다. 배달앱 수수료가 음식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 예산 지원이 곧바로 소상공인 부담 완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지자체 주도형 ‘공공배달앱’은 광고비 중심의 민간 구조를 탈피해 검색·평가 중심 체계로 설계할 수 있어, 중개수수료를 민간 대비 3분의 1 이하(평균 9~12% → 3%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상공인 지원 예산이 배달앱 독점 구조 속에서 흡수되는 현상은 정책 설계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단순한 예산 지원만으로는 플랫폼 불공정 구조를 바로잡기 어렵다.
무엇보다 배달앱 수수료 구조의 개선과 공공플랫폼 도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이번 사업은 실효성 없는 궁여지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의 관심과 의지는 여전히 미약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지역 상권 보호는 말뿐인 구호로 전락하고 있다. 결국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만이 지역 소상공인의 자립을 돕고, 배달시장 독점을 완화하는 실질적 해법이 될 것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