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정부광고 수수료의 법적 부담 주체는 ‘광고주’로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언론이 수수료와 부가세를 이중으로 부담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수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언론진흥재단의 수수료 체계는 법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으며, 지역언론의 생존기반을 위협하는 구조적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정부광고법 제8조 제2항은 수수료 부담 주체를 광고주로 규정하지만, 실제로는 광고주가 수수료와 부가세를 포함한 금액을 언론진흥재단에 일괄 발주하는 구조”라며 “결국 명목상으로는 광고주 부담이지만 실질적 부담은 언론에게 전가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지자체가 수수료와 부가세를 포함한 100만 원짜리 광고를 재단에 발주하면, 재단은 광고금액의 10%인 10만 원을 수수료로 선공제하고 90만 원만 언론사에 지급한다. 이후 언론사는 90만 원의 10%인 9만 원을 부가세로 납부해야 해 실제 수령액은 81만 원에 불과하다. 결국 언론이 광고금액의 약 19%를 실질적으로 공제당하는 셈으로, 업계에서는 이를 “이중 착취 구조”라고 부른다.
박 의원은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매년 부족한 홍보예산 속에서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어 수수료와 부가세를 별도 편성하기 어렵다”며 “결국 재단이 떼어가는 10%는 언론이 받아야 할 광고료에서 빠져나가는 실질적 손실”이라고 말했다.
◆“수수료만 떼이고, 교육·지원은 전무”
문제는 재단이 수수료를 명목 없이 공제하면서도, 정작 지역언론을 위한 교육이나 지원 사업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재단은 매년 1,000억 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을 올리지만, 기자 연수, 취재기법 교육, 윤리 포럼, 언론 세미나 등은 사실상 전무하다.
일선 지역언론 관계자들은 “10년이 넘도록 수수료를 공제당하면서도 기자 교육 한 번, 취재수첩 한 권조차 받은 적이 없다”며 “재단은 언론진흥기관이 아니라 광고수수료 징수기관에 불과하다”고 토로한다.
이처럼 재단은 언론진흥이라는 본래의 설립 목적을 외면한 채, 사실상 정부광고의 ‘중간수수료 수취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원율 6.7%, 정부광고조차 배정받지 못한 지역언론 38%”
박 의원은 지난 10월 20일 발표한 국정감사 보도자료에서도 재단의 지역언론 홀대 실태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박 의원이 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대상은 994개 지역신문 중 67개사(6.7%)에 불과하다. 2021년 이후 신청 대비 선정 비율은 해마다 하락하고 있으며, 경영건전성·4대보험 완납 등 까다로운 요건으로 인해 상당수 지역언론은 신청조차 포기한 상황이다.
◆정부광고 배정에서도 불평등은 심각하다.
2025년 9월 기준 전체 994개 지역신문 중 정부광고를 한 건도 받지 못한 곳이 **382개사(38.4%)**에 달했다. 2021년 199개사(23.8%), 2022년 249개사(27.8%), 2023년 295개사(31.2%), 2024년 318개사(32.7%)로 해마다 증가세다.
지역 인터넷신문 역시 열악하다. 2023~2025년 3년간 언론진흥기금 지원 1,300건 중 지역 인터넷신문은 단 36건(2.7%)만 지원받았다.
박 의원은 “지역언론은 정부광고와 기금 지원에서 이중으로 배제되고 있다”며 “이제는 재단이 보유한 여유자금으로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20억 여유재원, 지역언론 지원에 재투입해야”
재단이 보유한 여유재원도 문제다. 박 의원에 따르면, 2024년 결산 기준으로 ‘지역신문발전기금’ 여유재원은 40억 원, ‘언론진흥기금’ 여유재원은 480억 원으로 총 520억 원에 달한다. 박 의원은 “이 여유자금을 활용해 지역언론 지원사업과 수혜대상 확대를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며 “선정 요건 완화, 별도 공모 신설 등으로 지역언론이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언론진흥재단은 본래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 언론 통제와 관리 강화를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이후 명칭과 기능이 일부 변경됐지만, 여전히 정부광고를 독점 관리하며 언론의 수익 구조를 중간에서 제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언론계에서는 “재단은 언론진흥기관이 아니라 정부광고 관리기구로 남아 있다”며 “정부광고를 명분으로 한 수수료 징수체계는 더 이상 존속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언론진흥재단이 본래의 공익적 기능을 상실했다면, 언론중재나 공공광고 기능은 문체부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직접 수행해야 한다”며 “정부광고 수수료를 전면 재검토하고 중간 수취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광고 수수료 제도는 단순한 회계 문제가 아니라, 언론 생태계의 근간을 흔드는 구조적 불평등의 문제다. 수수료를 명목 없이 공제하면서도 지역언론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상황에서, 재단의 ‘언론진흥’ 기능은 이미 형해화됐다. 정부와 문체부는 정부광고 제도의 근본적 개편과 함께 언론진흥재단의 존립 근거, 수익 구조, 공익 기능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에 나서야 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