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세종특별자치시의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2년 차에 기부 건수와 모금액 모두 큰 폭으로 뛰었지만, 전체 기부금 규모는 여전히 낮아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시행 2년차를 맞은 세종시 고향사랑기부제가 기부건수 대폭 증가에도 모금액은 1~3억 원에 이르면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대전인터넷신문]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이후 세종시의 기부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세종시는 2024년 기부 건수 3,030건으로 전년 1,587건 대비 약 190.9% 늘었다. 같은 기간 모금액도 약 2억9,921만 원으로 2023년 대비 206% 증가하며 외형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높은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절대 금액 규모는 여전히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시 모금액은 1억~3억 원대에 머물고 있으며, 2024년 기부 건수 중 98%가 10만 원 이하 소액 기부였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재정 보완이라는 제도 취지를 고려하면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국정감사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이어졌다. 용혜인 의원은 “고향사랑기부제 모금 실적은 증가했지만 실질적으로 지역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일본처럼 지정기부제 확대와 민간 플랫폼 활성화 등 제도 개선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재호 의원도 “현재의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상생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행안부는 지자체의 기부 모금 활동 통제를 내려놓고, ‘고향사랑e음’은 행정 시스템으로만 운영해 민간 플랫폼을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간 플랫폼 개방이 기부 편의성과 참여율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대전 대덕구 지역구 박정현 의원도 “고향사랑기부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부 방식과 참여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플랫폼 접근성과 세제 혜택 확대 등 현실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도 운영 방식에 대한 부담도 과제로 꼽힌다. 지자체가 답례품 등록, 기부자 관리, 홍보까지 떠안는 구조 속에서 행정 부담이 크며, 산업 기반이 약한 지역은 특산품 경쟁이 힘들다는 지적이다. 세종시처럼 행정 중심 도시 특성이 강한 지역은 특히 콘텐츠·답례품 경쟁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세종시는 기부 활성화를 위해 답례품을 59종으로 확대하고 홍보를 강화하는 등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세종만의 지역 특성과 시민 수요에 맞춘 답례품 구성과 편의 개선에 힘쓰고 있다”며 “제도 취지에 맞도록 기부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는 농산물·특산품 경쟁력이 높은 농어촌 지자체가 수십억 원대 실적을 올리고 있다. 반면 세종시는 행정 중심 도시 특성상 특산품 기반이 약하고 정주 인구 특성상 기부 대상층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만큼 도시형 기부 모델을 구축할 기회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종은 국가행정기관과 연구단지가 밀집해 있고, 교육·문화·공공서비스 역량이 뛰어난 만큼, ▲국가기관 후원형 기부 프로그램, ▲공공기관 종사자 대상 참여유도 캠페인, ▲교육·과학도시 특화형 체험형 답례 콘텐츠, ▲도시브랜딩형 문화·관광 패키지 등 ‘행정도시형 기부 모델’을 개발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지방행정 전문가는 “세종은 농촌형 답례품 중심 경쟁으로는 한계가 있으나, 지식·교육·과학도시로서 테마형 기부 생태계를 만들면 선도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세종형 기부 생태계로 전환해야”
세종시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답례품 확대를 넘어, 도시 특성을 반영한 전략이 필요하다. 국가기관·연구기관과 연계한 공공후원형 기부 프로그램 개발, 교육·문화 체험형 콘텐츠 발굴, 청년 참여형 온라인 캠페인 등 참여 확장 모델이 요구된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 접근성 강화, 기부금 사용 내역 투명 공개, 기부 경험 공유 프로그램 등 신뢰 기반 확장 전략도 병행해야 한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시민 참여 생태계를 구축할 때, 고향사랑기부제는 세종에서 ‘소리만 요란한 깡통’이 아닌 실질적 지역 상생 재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세종 고향사랑기부제는 ‘높은 증가율’과 ‘작은 절대 규모’라는 상반된 성적표를 내놨다. 외형 성장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세제 인센티브 확대, 플랫폼 혁신, 지역 특화 콘텐츠 개발 등 실효성 중심의 제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여주기식 지표가 아닌 지역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선순환 구조 마련이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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