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총사업비 200억 원이 넘는 세종시 전의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 및 하수관로 정비사업이 원청과 하도급 모두 인천 소재 업체가 수행하는 구조로 추진되면서, 관내 건설사는 배제되고 지역 영세업체만 피해를 떠안는 왜곡된 공공공사 생태계가 지역경제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총사업비 200억 원이 넘는 세종시 전의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 및 하수관로 정비사업이 원청과 하도급 모두 인천 소재 업체가 수행하는 구조로 추진되면서, 관내 건설사가 배제됐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총사업비 200억 원이 넘는 세종시 전의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 및 하수관로 정비사업이 원청과 하도급 모두 인천 소재 업체가 수행하는 구조로 추진되면서, 관내 건설사가 배제됐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총사업비 200억 원이 넘는 세종시 전의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 및 하수관로 정비사업이 원청과 하도급 모두 인천 소재 업체가 수행하는 구조로 추진되면서, 관내 건설사가 배제됐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세종시 상하수도사업소가 발주한 ‘전의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 및 하수관로 정비사업’은 총사업비 200억 원을 넘는 대형 공공 인프라 사업이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만큼 지역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실제 현장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원청과 주요 하도급사 모두 인천 소재 업체로 구성되면서 공사 전반이 사실상 관외 업체 중심으로 운영됐고, 그 결과 관내 건설업체는 참여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배제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단순히 지역 건설사의 기회 상실에 그치지 않는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과 분쟁의 여파는 장비업체, 자재 납품업체, 현장 인근 식당과 숙박업소 등 지역 영세업체에만 집중되고 있다. 지역 건설사는 배제된 반면, 지역 영세업체는 공사 외곽에서 간접 피해를 떠안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평가다. 공공공사가 지역경제를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피해를 확대 재생산하는 통로로 작동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번 사업은 발주→원청→하도급 전 과정이 관외 업체로 이어진 전형적인 외부 독식 구조였다. 지역에 남는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하도급 대금 문제를 둘러싼 분쟁이 불거지면서 지역 장비업체와 자재업체는 정산 구조와 무관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간접 피해만 떠안는 사각지대에 놓였다. 공공투자가 지역에 환원되지 않는 현실이 분쟁 국면에서 더욱 선명해진 셈이다.
이와 맞물려 세종시가 추진한 월하천 재해예방사업(1단계) 역시 공공공사 관리체계의 또 다른 취약 지점을 드러냈다. 이 사업은 연서면 고복리부터 쌍전리 일원까지 하천정비 4.6km, 축제공 0.9km, 교량 5개소 설치 등을 포함한 대규모 재해예방 사업으로 이미 준공이 완료됐다. 그러나 공사가 끝난 이후에야 현장에 참여했던 지역 장비업체 등 영세업체들이 장비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준공 이후까지 이어지는 지역업체 피해와 분쟁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
공통적으로 드러난 것은 공공공사에서 하도급 관리가 공사 기간에만 국한되고, 준공 이후 정산과 채권·채무 관계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구조적 한계다. 발주기관은 계약상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분쟁 개입에 소극적이고, 원도급사는 정산 책임을 민간 계약 문제로 돌리며, 지역 협력업체들은 법적 대응 외에 뚜렷한 보호 장치가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전의 하수도 정비사업의 경우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이 지역업체 배제 문제와 맞물리며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공공공사 발주 지침에는 지역업체 참여 확대를 위한 조항이 존재하지만,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비율은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에 그친다. 강제력이 없는 제도 아래에서 원도급사는 비용 절감과 관리 편의성을 이유로 관외 업체 위주로 공사를 꾸리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고, 결과적으로 제도는 있으되 현장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무늬만 상생’ 구조가 고착됐다.
여기에 발주처의 소극적인 행정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역업체 참여를 조건으로 한 협약 체결, 하도급 구조 사전 점검, 지역상생 계획 요구 등 제도적으로 가능한 수단이 있음에도, ‘계약은 민간 영역’이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외부 업체는 수익을 가져가고, 지역에는 분쟁과 후유증만 남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여파는 건설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형성될 수 있었던 소비와 고용 효과가 사라지면서, 전의면과 인근 상권은 체감경기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공공투자가 지역에 돈을 돌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는커녕, 지역 건설사는 배제되고 지역 영세업체만 피해를 보는 기형적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번 사례가 드러낸 구조적 문제는 명확하다. 첫째, 총사업비 200억 원이 넘는 대형 공공공사임에도 원청·하도급이 모두 관외 업체로 구성되는 구조를 제어할 장치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둘째,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비율이 권고 수준에 머물러 실질적인 구속력과 사후 관리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셋째, 발주처의 소극적인 행정으로 인해 공공투자의 지역 환원 효과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넷째, 준공 이후 발생하는 대금 분쟁에 대해 행정이 사실상 손을 놓는 구조적 공백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비율의 의무화가 필요하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공사에는 최소한의 지역업체 참여 비율을 계약 조건으로 명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감점이나 불이익을 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권고가 아닌 의무로 전환하지 않는 한 실효성 확보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둘째, 원청·하도급 전 과정에 ‘지역상생 계획 제출’을 계약 요건으로 의무화해야 한다. 발주 단계에서부터 지역업체 참여 구조, 지역 구매 계획, 지역 고용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도록 하고, 이행 여부를 준공 평가에 반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셋째, 발주처의 적극행정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공공공사 발주 시 지역업체 참여 확대를 위한 관리·감독을 공무원의 성과지표에 반영하고, 하도급 구조 사전 점검과 지역상생 협약 체결을 행정의 책무로 제도화해야 한다.
넷째, 하도급 대금 직접지급 제도 확대와 준공 전·후 정산 확인 의무화가 요구된다. 장비대금과 노무비, 자재비 지급 여부를 발주기관이 최종 점검한 뒤 준공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준공 이후까지 이어지는 분쟁의 씨앗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다섯째, 공공공사 분쟁 전담 조정기구 상설화가 필요하다. 민사소송에 의존하는 현재 구조로는 해결까지 장기간이 소요돼 현장 혼란이 불가피하다. 지자체 차원에서 계약·공정·회계 전문가로 구성된 조정기구를 두고, 공사 중단 전 단계에서 신속한 조정 권고가 이뤄지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여섯째, 분쟁의 당사자인 건설사에 대한 실질적 제재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하도급 대금 미지급이나 지역업체 배제, 반복적인 분쟁 이력이 있는 업체에 대해서는 향후 공공공사 발주 시 적격심사·종합심사낙찰제 평가 항목에 해당 전력을 반영해 감점하고, 일정 기준을 넘을 경우 입찰 참가 제한이나 평가등급 하향 등 불이익을 주는 합법적 제도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처벌이 아니라, 공공공사의 공정성과 책임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관리 수단이라는 평가다. 분쟁을 일으켜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면, 불공정 관행은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지역환원 지표의 공개가 필요하다. 공사별로 지역 하도급 비율, 지역 구매액, 지역 고용 인원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과 지역사회가 직접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 지역배제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총사업비 200억 원이 넘는 대형 공공공사에서 원청과 하도급이 모두 인천 소재 업체로 채워지고, 관내 건설사는 배제된 채 지역 영세업체만 피해를 떠안는 구조가 고착된다면, 공공투자가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을 리 없다. 여기에 준공 이후까지 이어지는 지역업체 피해와 분쟁은 공공공사 관리체계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지역업체 참여를 ‘권고’에 맡겨두는 관행을 끝내고, 발주 단계부터 지역환원을 설계하고, 분쟁 기업에는 명확한 불이익이 따르는 공공공사 체계로의 전환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