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정부가 1월 16일 서울정부청사에서 광역지방정부 간 행정통합 지역에 최대 4년간 20조 원의 재정지원과 서울시에 준하는 위상, 공공기관 우선 이전, 산업 활성화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대전·충남 통합 논의가 본격적인 정책 국면으로 진입했다.
김민석 총리가 16일 행정통합 지역에 최대 4년간 20조 원의 재정지원과 서울시에 준하는 위상, 공공기관 우선 이전, 산업 활성화 패키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e브리핑 캡처 제작]
정부가 행정통합을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수단으로 공식화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합동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은 그동안 수도권 중심 국가발전 전략으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지금은 산업·인구·인프라의 수도권 집중이 오히려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지역균형발전은 배려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올해 국정과제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제시한 해법의 중심에는 광역지방정부 간 행정통합이 있다. 김 총리는 “행정통합은 단순히 지도를 다시 그리는 일이 아니라 생활권과 경제권을 하나로 묶고, 교통과 산업, 복지와 안전을 함께 설계하는 일”이라며 “통합된 지역이 국가 발전의 한 축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4대 인센티브 패키지를 마련했다.
첫째는 재정이다. 정부는 통합특별시에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 규모의 파격적인 재정지원을 추진한다. (가칭)행정통합 교부세와 행정통합 지원금을 신설해 국가재원을 재배분하고, 관계부처 합동 ‘통합 지방정부 재정지원 TF’를 구성해 세부안을 신속히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 재원이 주민편의시설 확충과 복지서비스 확대, 주력산업 강화, 지역 내 격차 해소에 쓰여 통합특별시의 재정 체력을 근본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충남·대전과 광주·전남 통합이 이뤄질 경우 각각 매년 최대 5조 원 수준의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둘째는 위상 강화다. 통합특별시에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해 행정 역량을 대폭 끌어올린다. 부단체장 수를 4명으로 확대하고 직급을 차관급으로 격상하며, 소방본부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 보직은 1급 운영이 가능해진다. 실·국 설치와 인사운영의 자율성도 강화된다. 김 총리는 “단순히 조직의 규모만 커지는 통합이 아니라, 통합특별시장이 확대된 권한으로 복잡한 행정수요에 더 잘 대응하는 능력 있는 지방정부를 만들기 위한 조치”라며 “재난 대응력과 치안 서비스도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는 공공기관 이전 우대다. 정부는 2027년 본격 추진 예정인 2차 공공기관 이전에서 통합특별시를 우선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이전기관은 지역 선호와 산업 여건을 반영해 추후 논의로 확정한다. 아울러 통합특별시 내 국가 소속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업무도 이관하며, 대상은 법 제정 이후 국무총리 소속 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양질의 공공일자리 창출과 청년 유출 방지, 교육·의료·교통 등 생활 인프라 확충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넷째는 산업 활성화다. 통합특별시를 ‘기업하기 좋은 창업 중심 도시’로 만들기 위해 입주기업에 고용보조금과 교육훈련지원금을 제공하고, 토지 임대료 감면과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지방세 감면을 추진한다. 투자진흥지구와 문화산업진흥지구 등 각종 지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국유재산 임대기간 확대와 사용료 감면, 신설 특구에 대한 기회발전특구 수준의 세제지원도 검토한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일괄 처리 기구를 설치해 행정 속도를 높이며, 통합특별시에 적용되는 규제를 우선 정비하는 방안도 병행한다.
정부는 이 같은 패키지가 산업클러스터 형성과 규모의 경제를 촉진해 기업·투자·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각종 지구를 중심으로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하고 기술혁신을 통해 지역경제가 살아나면, 이것이 다시 지방재정 확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는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 최은옥 교육부 차관,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홍지선 국토교통부 차관,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이 함께 참석해 부처 간 협업 의지를 강조했다. 정부는 국무총리 소속 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를 설치해 통합 이후 제도 정비와 정책 이행을 상시 지원하고, 통합특별시가 국가균형발전 구도인 ‘5극 3특’의 핵심 축으로 안착하도록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대전·충남 통합 논의에도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재정 인센티브의 실질적 가치가 크다. 연간 최대 5조 원 규모의 안정적 재원은 그동안 통합 논의에서 제기돼 온 재정 부담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하고, 생활 SOC 확충과 복지서비스 확대, 산업 기반 조성 등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여기에 통합특별시의 위상 강화는 중앙정부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 주도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행정적 동력을 제공한다.
공공기관 이전 우대 역시 대전·충남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전의 과학기술 인프라와 충남의 산업 기반을 결합할 경우, 연구·공공·산업 기능의 집적 효과가 커지고 청년층 유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산업 활성화 패키지 또한 기업 유치와 투자 촉진,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통합의 경제적 명분을 강화할 전망이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제도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행정체계 조정, 예산 편성 방식, 인사 시스템 통합 등 현실적 난제가 남아 있다. 지역 간 이해관계 조율과 주민 공감대 형성 역시 필수적이다. 정부가 제시한 인센티브가 법제화와 세부 설계로 얼마나 신속하고 명확하게 이어지느냐가 통합 논의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김 총리는 이러한 난관을 인정하면서도 “분리된 지 수십 년이 지나며 발생한 제도의 차이를 정비하는 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며 “지금이 통합의 적기이며 실질적인 지방자치 완성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통합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더 나아진 삶, 더 나은 미래,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도록 확실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영상-문화체육관광부 e브리핑]
이번 행정통합 인센티브는 선언을 넘어 재정과 권한, 일자리와 산업을 한꺼번에 묶은 전례 없는 패키지다. 대전·충남 통합 역시 단순한 논의를 넘어 정책 실현의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은 과제는 제도화와 지역 합의, 그리고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실행 의지다.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전환을 공언한 이번 조치가 수도권 일극 구조를 넘어서는 국가균형발전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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