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이만희 총회장이 20대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특정 후보 지지를 압박하고 조직적 정치 활동을 주도했다는 핵심 관계자 진술이 잇따르면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진행 중인 정교유착 수사가 신천지를 정면으로 겨누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과거 공식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제공]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2022년 대통령선거 당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공포스럽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내부적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확보됐다. 이는 신천지가 선거 과정에 조직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핵심 정황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25일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최근 이 총회장의 전직 경호원이었던 이모씨로부터 ‘이만희 교주가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에 대해 공포스럽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진술은 이 총회장의 개인적 발언이 내부적으로 공유됐다는 취지로 전해진다.
또 다른 핵심 진술도 나왔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합수본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신천지 청년회장 출신 유모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 차례 막아준 것을 이 총회장이 좋게 평가하며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 이후에는 지지를 요구하는 압박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이를 이 총회장이 정치적 판단을 넘어 조직 차원의 대응을 주도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단서로 보고 있다.
이 총회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앞서부터 제기돼 왔다. 합수본은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신도들의 당원 가입을 지시했다는 복수의 관계자 진술과 함께 단체 입당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토대로 수사당국은 2022년 지방선거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2024년 총선 등 주요 정치 일정 전반에 걸쳐 신천지의 조직적 개입 여부를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다.
정치 개입 의혹과 함께 신천지 내부 자금 흐름 역시 수사의 주요 대상이다. 서울신문은 합수본이 신천지 내부 보고서를 통해 교단 내 2인자로 불렸던 고모씨가 2017년 9월부터 2020년 7월까지 113억 원 이상의 교단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내부 관계자들로부터는 고씨가 정치권 인맥을 활용해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으며, ○○○ 전 여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의 정교유착 수사는 신천지에 국한되지 않고 통일교로도 확장되고 있다. 합수본은 지난 23일 경기 가평군 천정궁 등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이른바 통일교 관련 시설 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며 종교 권력과 정치권의 유착 구조 전반을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오는 28일로 예정된 통일교 정교유착 의혹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에도 이목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이날 김건희 여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1심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김건희 특검은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김 여사에게 징역 15년을, 권 의원과 윤 전 본부장에게 각각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법원이 정치권과 통일교의 유착 관계를 일정 부분 인정할 경우, 합수본이 진행 중인 신천지 수사 역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교의 ‘정교일치’ 개념을 정교유착의 출발점으로 보는 특검의 논리가 사법적 판단을 통해 힘을 얻게 되면, 신천지의 정치 활동에 대해서도 보다 엄밀한 법적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만희 총회장의 발언을 둘러싼 진술과 신천지 내부 자금 유용 정황은 종교단체의 정치 관여가 개인 차원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관련 의혹들은 현재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최종적인 판단은 향후 사법 절차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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