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급식종사자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인력난 해소를 위한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29일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지난해 세종시 172개 학교 중 101개 학교가 참여한 지난 총파업으로 드러난 구조적 갈등을 제도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20일 세종시교육청앞에서 학교비정규직 세종지부 회원들이 질 높은 급식실 환경 개선과 건강권을 요구하는 집회를.... [사진-대전인터넷신문]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학교급식 운영 체계 전반에 제도적 변화가 예고됐다. 개정안은 공포 후 1년 뒤부터 시행되며, 일부 조항은 공포 후 6개월 또는 2027년 7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학생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질 높은 급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그동안 제도적 보호가 미흡했던 급식종사자의 근무환경과 건강권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학교급식종사자’의 법적 정의를 처음으로 명문화한 점이다. 법은 국가와 교육당국이 급식종사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시책을 강구하도록 규정해, 급식 노동을 학교 운영의 부수적 업무가 아닌 필수 공공영역으로 위치시켰다. 급식실의 고온·고습 환경과 반복적인 중량물 취급, 산업재해 위험 등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현장의 요구가 제도적으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학교급식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수립 의무화도 눈에 띈다. 이를 통해 인력 수급과 노동환경 개선, 시설 정비를 단기 처방이 아닌 중장기 과제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일정 규모 이상 학교에 2명 이상의 영양교사를 배치하도록 한 조항은 영양·위생 관리의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1인에게 집중되던 행정·관리 부담을 분산하려는 취지다. 해당 조항은 2027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학교급식 1인당 적정 식수 인원 기준을 법적으로 정립하도록 한 점 역시 현장 요구가 직접 반영된 부분이다. 학교별로 편차가 컸던 급식 노동 강도를 제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서, 과중노동과 안전사고를 줄이고 인력 충원의 기준을 제시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식재료 구매계약 시 식품관계법령 위반 업체의 입찰 참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규정도 급식 안전성을 강화하는 장치로 평가된다. 이 조항은 공포 후 6개월부터 시행된다.
이번 법 개정은 지난해 11월 세종지역 학교비정규직 지난 총파업으로 표면화된 구조적 갈등과 맞물리며 더욱 의미를 갖는다. 당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세종지부는 기본급 인상과 방학 중 무임금 구조 개선, 급식실 건강권 보장, 만성적인 인력 부족 해소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고, 세종시 전체 172개 학교 중 101개 학교가 참여해 급식과 돌봄 공백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학비노조 세종지부 홍성관 조직국장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홍 국장은 “그동안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급식종사자 법적 지위 명시와 인력·안전 기준 마련이 법에 담겼다는 점에서 큰 진전”이라며 “학교급식 문제를 개인의 희생이 아닌 제도로 풀어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법이 만들어진 것만으로 현장이 자동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며 “예산과 인력 확충, 구체적인 시행 기준이 뒤따르지 않으면 또다시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학교급식법 개정이 반복된 갈등을 완화할 제도적 출발점이 될 수는 있지만,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후속 이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다년 단위 임금·처우 협약 체계 도입, 공무직 법제화 기준 마련,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교섭 책임 강화, 급식실 시설 개선과 인력 확충 등은 여전히 남은 과제로 꼽힌다.
29일 국회를 통과한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학생의 먹거리 안전과 급식종사자의 권리를 동시에 제도권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이다. 세종시 101개 학교가 참여했던 지난 총파업이 보여줬듯, 더 이상 현장의 헌신에만 의존하는 급식 시스템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번 개정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제 공은 교육청과 중앙정부의 책임 있는 이행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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