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6일 오전 세종시의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김학서 의원(국민의힘)은 전의·전동·소정면 등 북부권 소멸 위기를 진단하며 산업·주거·소비·이동의 ‘4대 연결 전략’으로 정주 중심 정책을 체류·소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이승원 경제부시장은 산단·주택·국가중추시설을 연계한 인구 유입 방안을 제시했다.
6일 세종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학서 의원이 긴급현안질문을 통해 세종시 북부권 활성화를 위한 4대 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김학서 의원은 본회의 발언에서 “우리는 세종시를 ‘행정수도’라고 부르지만 그 영광이 신도심의 아파트 단지와 정부청사 담장 안에서만 맴돌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물으며 북부권의 위기감을 전면에 세웠다. 그는 화려한 스카이라인과 BRT 노선이 확장되는 동안 조치원과 면 지역이 “소리 없이, 그러나 아주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북부권의 현실을 “타 지자체의 농촌과 다르다”고 규정했다. 개발 기대감으로 땅값이 지나치게 상승해 청년 귀농·귀촌이 가로막혔다는 것이다. 그는 “평당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땅값은 청년들에게 넘을 수 없는 진입 장벽”이라며, 단순 보조금 정책은 “탁상행정이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세종만의 조건을 해법의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우리에게는 다른 도시가 갖지 못한 강력한 무기가 있다. 차로 20분 거리에 ‘국가 행정 중심도시’라는 거대한 소비시장이 존재한다”고 강조하며, 북부권을 억지스런 정주 공간이 아니라 ‘체류와 비즈니스, 힐링의 공간’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첫 번째 제언으로 산업 생태 혁신을 들고 “정원·조경 클러스터”와 “토지 구독 서비스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최민호 시장이 추진해 온 “정원도시 세종”을 언급하며 “단순한 도시 미화가 아니라 기후 위기 시대 시민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가치”라고 평가했다. 국제박람회 무산에도 정원도시 비전은 “세종의 정체성이자 포기할 수 없는 미래 자산”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단발성 행사”에서 벗어나 읍·면 지역의 마을 가꾸기와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로 옮겨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충남 태안군의 ‘원예 치유’ 국제행사 준비를 거론하며 고독사·우울증 등 사회적 비용이 커지는 상황에서 치유를 공공의 과제로 삼는 접근이 시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원 산업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는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으로 규정한 김 의원은 전의면이 “전국 최고의 조경수 생산지”라는 점을 들어, 이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세종의 가장 큰 자산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이 땅을 소유하지 않고도 묘목·조경 실습을 할 수 있도록 시가 유휴지를 매입·임대해 저렴하게 빌려주는 ‘토지 구독 서비스’를 제도화하자고 제안했다.
생산을 넘어 소비·서비스까지 확장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플랜테리어와 정원 디자인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행복도시의 아파트 단지·정부청사·공원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조경 수요를 북부권이 관리·공급하도록 “세종형 가드너 육성”과 납품 우선권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고 했다. 그는 정원도시 조성이 “경관 개선을 위해 꽃을 심는 일이 아니라 시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경제 전략”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제언은 주거·체류 방식의 혁신이다. 김 의원은 주소 이전 중심의 ‘이주’ 정책에서 벗어나, 주중에는 도시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북부권에 머무는 생활인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부처 공무원과 국책연구단지 연구원 등 도심 근무자들이 ‘일상 속 힐링’을 갈망한다며, 빈집·폐교를 리모델링해 자연 속에서 근무하는 거점 오피스를 조성하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른바 “4도 3촌 특구” 조성도 제안했다. 농막보다 쾌적하고 안전하지만 주택 수에는 포함되지 않는 소형 모듈러 주택 단지를 시범 조성하고, ‘세컨드 하우스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장기 임대가 가능하도록 하면 북부권이 경유지가 아니라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전의산단 주택 계획에 대해서는 구조 변경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산단 내 도시형 생활주택이 원룸형에 치우치면 “사실상 공장 기숙사 역할에 불과”하다며, 가족이 함께 머물 수 있도록 실거주 평형을 늘려야 학교와 상권이 살아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만 하는 산단이 아니라 가족의 삶이 있는 산단 마을로 설계 구조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세 번째 제언은 확실한 소비처 연결을 통한 소득 보장이다. 김 의원은 “공공 급식 전용 스마트팜”을 제안하며, 땅값이 비싼 곳일수록 좁은 면적에서 고수익을 내는 스마트팜이 필수라고 진단했다. 다만 판로가 핵심이라며, 세종에는 정부청사·공공기관 등 거대한 공공급식 시장이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계약 재배형 스마트팜 타운’을 추진하자고 했다.
그는 청년이 북부권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채소·특용작물을 관내 공공기관 구내식당에 전량 납품하는 조건으로 입주를 지원하면 판로 걱정 없이 생산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신도심 특성에 맞춰 북부권 농산물을 밀키트·간편식으로 가공해 새벽 배송하는 소규모 식품 제조 스타트업을 전의·전동 산단 인근에 육성하자고 제안했다.
네 번째 제언은 이동권 혁신이다. 김 의원은 청년이 농촌 생활을 기피하는 이유로 “퇴근 후의 삶이 없다”는 점을 들며, “북부권에 살아도 언제든 도시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부권 산단 근로자들이 퇴근 후 천안·청주·신도심으로 빠져나가 ‘일터만 있고 쉼터가 없는 섬’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통 정책이 신도심과 인근 대도시 연결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이응패스가 도입돼도 버스가 오지 않는 마을 주민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대중교통 문제는 단순 노선 부족이 아니라 ‘역설적 고립’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부권 거점에서 나성동·어진동 등 신도심 중심 상권까지 30분 내 도착하는 “청년 직통 셔틀” 노선 신설과 수요응답형 교통의 고도화를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인구 지표로 위기의 심각성을 제시했다. “2021년부터 2025년 12월까지 전의·전동·소정면 인구가 1만1,161명에서 9,719명으로 1,422명 감소했다”며 “불과 4년 새 12.9%가 사라진 것은 단순 감소가 아닌 붕괴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신도심이 ‘블랙홀’처럼 읍·면 인구를 흡수해 젊은 층이 떠나고 고령층과 빈집이 남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이승원 경제부시장은 세종시 인구 증가세 둔화의 배경으로 공동주택 입주 물량 감소와 저출산 등을 들며, 중장기적으로는 ‘2040 세종도시기본계획’에서 총 78만5천 명 규모의 인구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 등 국가중추시설 건립, 읍·면 지역 공공주택지구 및 산업단지 조성 등 개발사업을 통해 인구 유입을 가시화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 부시장은 북부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주환경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명학·첨단1·2·미래산업단지 조성, 전동산업단지 등 신규 산단 추진을 언급하며 북부권을 산업특화지역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그는 읍·면 고유 자원을 활용한 특성화 발전방안 발굴과 우량기업 유치, 신규주택 조성 등을 통해 균형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학서 의원은 “비싼 땅을 사라고 강요하는 대신 빌려주고, 주소를 옮기라고 강요하는 대신 머물게 하며,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알아서 팔라고 하는 대신 공공이 사주는 정책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번 긴급현안질문이 실질적 결단으로 이어지기에는 제도 운영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전에 예고된 질의였던 만큼 집행부가 문제의식을 인지했다면 서류 낭독에 기대기보다 북부권 소멸 위기에 대한 세종시의 판단과 선택을 더 분명히 밝혔어야 한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동시에 의회 역시 질문권을 실효적으로 행사해 쟁점을 좁히고 후속 검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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