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세종시의회는 2월 6일 제10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현옥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건의안을 통해 무인 교통단속 과태료의 지방세입 전환과 소방안전교부세 목적 외 사용 차단을 정부·국회에 촉구했다.
김현옥 의원이 2월 6일 제10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무인 교통단속 과태료의 지방세입 전환과 소방안전교부세 목적 외 사용 차단을 정부·국회에 촉구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세종특별자치시의회는 무인 교통단속 장비 설치·운영 비용은 지방이 부담하면서 과태료 수입은 전액 국고로 귀속되는 구조가 자치분권 흐름에 역행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이 구조가 지방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재정 시스템이라고 규정하며 제도 개선을 공식 요구했다.
세종시의 무인 교통단속 장비는 2020년 139대에서 2025년 374대로 늘어 5년 새 169% 급증했다. 도시 개발과 교통량 증가에 따른 안전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장비 확충이 이어졌지만, 설치비로 매년 수십억 원이 투입되고 관리비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게 시의회 설명이다.
반면 단속을 통해 부과되는 과태료는 매년 대규모로 발생한다. 시의회가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세종시 무인단속 과태료는 2020년 64억 원, 2023년 103억 원, 2025년 70억 원이 부과됐다. 그러나 이 수입은 예외 없이 전액 국고로 귀속돼, 지방은 비용과 관리 책임만 떠안고 국가는 수익을 독점하는 ‘재정의 역설’이 고착화됐다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특별자치 지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도로교통법」 특례를 통해 과태료 부과·징수 권한을 확보하고 단속 수입을 지역 교통안전에 재투자하는 체계를 갖췄는데, 같은 특별자치 지위인 세종시를 비롯한 다른 시·도는 제도적 혜택에서 배제돼 차별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자치경찰제 시행 이후 제도 모순이 더 뚜렷해졌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2021년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며 교통단속 업무가 자치경찰 사무로 전환됐지만, 수입 귀속 주체는 중앙정부에 머물러 있다. 시의회는 사무는 지방으로 넘기고 재정 권한은 중앙이 쥐는 구조가 자치분권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방안전교부세 운용을 둘러싼 문제는 시민 안전과 직결된 쟁점으로 부각됐다. 시의회는 현행 소방안전교부세 관련 법령의 허점으로 인해 소방 안전시설 확충에 쓰여야 할 재원이 경찰 사무인 무인 교통단속 장비 설치비로 전용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재정 자립을 가로막는 수준을 넘어 시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한 위험한 행정 편의주의라고 비판했다.
이번 건의안은 더불어민주당 김현옥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과태료 전액 국고 귀속 구조를 ‘권한·책임·재정의 불일치’ 문제로 규정하고, 비용을 부담하는 지방에 최소한의 환류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전면에 세웠다. 시의회는 이번 건의안이 39만 세종시민의 요구를 제도 개선 과제로 공식화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법 개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문이 닫혀 있지 않다는 판단이 나온다. 과태료 귀속 구조는 「도로교통법」 등 법률 조항에 근거한 만큼 국회 입법으로 조정할 수 있고, 제주 사례처럼 특례 조항을 통해 권한·수입 귀속을 지방으로 설계한 선례도 존재한다. 다만 국고 수입 감소 우려와 중앙·지방 재정 조정 논리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전액 전환’과 ‘단계적 환류’ 중 현실적 대안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실질적 대안으로는 우선 과태료 수입의 일정 비율을 지역에 환원해 교통안전에 재투자하는 ‘환류 구조’ 구축이 거론된다. 국고 수입을 전면적으로 흔들지 않으면서도, 장비 설치·운영 비용을 부담하는 지방의 재정 압박을 완화하고 단속의 정책 정당성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또 다른 대안은 ‘자치경찰 특별회계’ 신설이다. 교통단속 관련 세입·세출을 특별회계로 분리하면 책임성과 투명성이 커지고, 과태료 수입 일부를 해당 회계로 귀속시키는 제도 설계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소방안전교부세는 사용 목적을 소방 인력·장비·재난 대응 시설로 명확히 제한해 교통단속 장비 설치로의 전용을 차단하는 방식이 제시된다.
시의회는 정부와 국회에 세 가지를 촉구했다. 첫째, 무인 교통단속 장비로 부과·징수되는 과태료가 지방세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 둘째, 자치경찰 사무의 안정적 수행과 재정 자립을 위해 ‘자치경찰 특별회계’를 조속히 신설하고 교통 위반 수익이 지역 교통시설 확충과 신호체계 개선으로 직접 환류되는 체계를 확립할 것. 셋째, 소방안전교부세가 소방 안전시설 확충이라는 본래 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할 것을 요구했다.
시의회는 “불합리한 재정 구조를 바로잡는 일은 단순한 세입 확보가 아니라 시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문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과태료 귀속 구조와 소방안전교부세 운용을 둘러싼 논쟁이 국회 입법 논의로 번질 경우, 세종시를 포함한 지방정부의 ‘비용 부담–수익 배제’ 구조를 어떻게 손볼지에 대한 전국적 제도 개편 논의로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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