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2월 12일 서울중앙지법은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 지시와 관련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2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1심 선고 장면이 생중계 화면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이상민 전 장관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일부 위증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사진=연합뉴스TV 생중계 화면 캡처)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이상민 전 장관이 비상계엄 당일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관련 지시를 받은 뒤 소방청에 특정 언론사 전력·수도 차단 협조를 요청하도록 한 행위를 인정하고, 이를 내란 실행 과정에서 수행된 역할로 판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내란죄에 대해 “국가의 존립과 헌법 기능을 위협하고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고인은 정부 고위 공직자로서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소방청에 직접 협조를 지시함으로써 내란 행위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다만 관여 정도는 제한적으로 평가됐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이전 내란을 모의하거나 예비한 정황이 없는 점 ▲수행 행위가 소방청에 대한 전화 한 통에 그친 점 ▲반복 지시나 이행 점검이 없었던 점 ▲실제로 단전·단수 조치가 실행되지 않은 점 등을 양형 사유로 고려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반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소방 지휘라인 통화와 관련해 “상황 관리를 잘하라는 취지의 일반적인 대응 지시에 불과하다”며 “언론사 단전·단수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없는 이상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범죄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을 적용했다.
위증 혐의는 일부 유죄, 일부 무죄로 갈렸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헌법재판소 증언에서 ▲단전·단수 문건을 받은 사실이 없고 ▲소방청에 관련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부분을 객관적 사실과 배치되는 허위 진술로 보고 유죄로 인정했다. 또한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에게 재외공관 관련 문건을 전달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한 증언 역시 당시 자리 배치와 관련자 진술 등을 근거로 위증으로 판단했다.
반면 대통령이 경제부총리에게 문건을 전달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한 증언은 무죄 취지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이 매우 혼란스러웠고 다른 국무위원들도 기억하지 못한 사례가 있는 점 등을 들어 “단순한 기억 착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위증이 유죄로 인정된 만큼 주문에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았다.
이번 선고는 관련 사건과 비교되며 책임 범위의 차이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란 관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이 선고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무기징역이 구형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비교할 때, 법원이 사전 기획 여부와 실행 관여 정도 등 역할의 중심성을 기준으로 형량을 달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선고 직후 이상민 전 장관이 법정에서 방청석을 향해 미소를 짓는 모습이 생중계 화면에 포착되면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형량에 따른 안도감이 반영된 반응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내란 관련 중형 선고 직후의 태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해당 장면의 의도는 확인되지 않은 만큼 단정적 해석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전 장관은 판결에 불복할 경우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 항소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비상계엄 사태에서 고위 공직자의 책임을 ‘사전 공모 여부’와 ‘구체적 실행 관여 정도’에 따라 구분한 판단이라는 점에서, 향후 관련 재판의 주요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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