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서울중앙지법이 2월 24일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통일교 청탁 관련 금품수수 혐의 등을 유죄로 보고 징역 6년을 선고하면서, 구형보다 높은 형량이 나온 배경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건과 엇갈린 결론의 이유, 향후 항소 등 최종 판단 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일교 청탁 금품수수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징역 6년이 선고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 사건을 상징적으로 구성한 이미지.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전성배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고가의 목걸이 몰수와 약 1억8079만원 추징을 명했다. 이는 특검이 구형한 징역 5년보다 높은 형량이다.
재판부는 전 씨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해결 청탁과 함께 명품 가방과 고가 장신구 등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며 금품을 수수한 부분도 함께 유죄 판단 대상이 됐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단순 금품수수를 넘어 권력 주변 영향력을 매개로 한 거래 구조의 위험성을 중대하게 평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씨가 권력과의 관계를 활용해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행위가 공정한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범행이 반복적으로 이뤄진 점과 일부 진술이 책임 회피 성격으로 평가된 점도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전 씨가 지방선거 공천 청탁과 관련해 1억원을 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전 씨를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고, 해당 금품을 정치자금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건과 비교되며 주목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검찰이 2024년 10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며, 대통령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대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금지하고 있으나 별도의 처벌 규정이 없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다.
결국 두 사건의 결론은 금품 수수 여부 자체가 아니라 권한 행사와의 연결성에서 갈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씨 사건은 권력과의 관계를 활용한 청탁·알선의 대가성이 인정된 반면, 명품백 사건은 대통령 직무와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준에서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두 사안 모두 권력 주변 인물을 상대로 금품이 제공됐다는 점에서 정치적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권력 주변 비공식 영향력 구조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제기하는 주장과, 이미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사안을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는 반박이 맞서고 있다.
건진법사 사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선고 후 항소가 제기될 경우 항소심에서 사실관계와 법리, 형량의 적정성이 다시 심리되며, 대법원 판단까지 이어질 경우 최종 확정까지 수년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디올백 사건 역시 고발인의 항고·재항고 절차가 진행되거나 국회에서 특검이 도입될 경우 재수사가 이뤄질 수 있어 법적 논란이 완전히 종료된 상태로 보기는 어렵다.
이번 1심 판결은 권력과의 연결을 내세운 영향력 거래에 대해 사법부가 엄격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사건별로 적용 법리와 입증 기준이 다른 만큼, 향후 항소심과 추가 절차 결과에 따라 법적 판단과 정치적 파장의 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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