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종합/권혁선 기자] 최근 5년간 고속도로 전체 교통사고는 감소했지만, 2차 사고는 오히려 4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차 사고의 치사율은 전체 사고의 4배를 웃돌며, 대부분 야간과 주시태만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은 한국도로공사의 대응이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근본적 예방대책을 촉구했다.
최근 5년간 고속도로 전체 교통사고는 감소했지만, 2차 사고는 오히려 4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박용갑 의원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834건이던 고속도로 전체 교통사고는 2024년 1,573건으로 14%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2차 사고는 51건에서 70건으로 약 40% 늘어났다.
2차 사고의 위험성은 수치로도 드러났다. 2024년 기준 2차 사고의 치사율은 44.3%로, 전체 교통사고 평균 치사율(10.1%)의 4.4배에 달했다. 이는 단 한 번의 충돌이 다수의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박용갑 의원실이 제출받은 ‘2024년 고속도로 2차 사고 분석자료’에 따르면, 전체 70건 중 주시태만이 원인인 사고가 53건(76%), 졸음운전이 11건(16%)으로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운전자의 순간적인 인지지연이 대부분의 사고로 이어진 셈이다.
사고 발생 시간대는 야간이 46건(66%)으로 주간(34%)의 두 배 가까웠다. 이는 야간 시야 확보가 어렵고 차량 식별이 늦어지는 물리적 환경 요인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분석됐다. 노선별로는 중부내륙선이 11건(16%)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부선(14%), 중부선(13%) 순으로 나타났다. 이 세 노선이 전체 2차 사고의 43%를 차지했다.
특히 충북 괴산 조곡터널 일대(중부내륙선 210~213km)는 사고 다발 구간으로 지목됐다. 2024년 1월과 11월 두 차례 사고가 발생했으며, 각각 주시태만과 졸음운전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공사가 추진 중인 ‘2차 사고 예방시스템’은 아직 실효성을 검증하기 어렵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가 사고나 고장으로 갓길에 정차했을 때 차량 밖으로 나와 버튼을 눌러야 작동되며, 버튼을 누르면 인근 500m 구간의 적색 점멸등이 점등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도로공사에 따르면 현재 이 시스템은 서해안선 서울방향 296.2~296.7km 구간(0.5km)에만 설치돼 있다. 전국 고속도로 총연장 4,397km의 0.01%에 불과하다.
박 의원은 “2차 사고는 시야 확보가 어렵고 구조적 위험이 커서 한 번 발생하면 치사율이 매우 높다”며 “사고 예방 시스템을 실험 수준에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다각도의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운전자의 주의력에만 의존하는 현 시스템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AI 감지, 차량-도로 간 통신, 자동 경고 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실질적 대응체계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고속도로 2차 사고가 대부분 운전자 인지지연과 시야 부족에서 비롯된 만큼, 인적 요인과 물리적 요인을 함께 고려한 종합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시범사업이 아닌, 전국 단위의 예방 인프라 확충과 시스템 자동화를 통해 ‘사고 위의 사고’를 막는 실질적 대응이 필요하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