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대전/최대열·이향순 기자] 대전광역시가 주최하고 대전사랑시민협의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대전 0시 축제’가 시 예산에 더해 시금고·공기업·민간기업의 기부금과 협찬금을 활용한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최근 3년간 약 160억 원이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병도 국회의원은 “불투명한 권력형 모금 의혹이 있다”며 감사원 감사를 공식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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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은 대전광역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장우 시장 재임 이후 최근 3년간 ‘대전 0시 축제’에 투입된 시비가 124억 7천만 원에 달하며, 외부 협찬 및 기부금까지 포함하면 총 지출액은 160억 원을 넘어선다고 밝혔다.
이 중 시금고 협찬금 11억 5천만 원, 공기업 협찬금 5억 원, 민간기업 기부금 19억 9천만 원이 포함돼 있으며, 하나은행과 한국수자원공사 등 주요 협찬 기업은 모두 대전시와 직무상 관계를 가진 기관으로 확인됐다.
공동주관 단체인 대전사랑시민협의회는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등록돼 있으나, 「대전사랑운동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에 따라 설립된 센터와 대표·사무실이 동일하며, 실제 근무지도 대전시청으로 확인됐다.
■ 출연금 급증, 복지비는 급감… ‘축제 중심’ 예산 구조로 변화
한병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전사랑시민협의회의 재정 구조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변했다. 협의회로 유입된 기업 출연금은 2022년 0원에서 2023년 8억 9천만 원, 2024년 6억 5천만 원으로 늘었다. 출연 기업에는 계룡건설(3억 원), 금성백조(1억~1억 5천만 원), 유토개발(2억 원), 파인건설(1억 원) 등 지역 주요 건설사와 하나은행·선양소주·대전신세계 등 지역 대표 기업이 포함됐다.
지출 내역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2022년 협의회 전체 지출은 1억 9,358만 원으로, 이 중 60%(1억 1,690만 원)이 취약계층 지원 등 복지사업에 사용됐다. 그러나 2023년에는 총 지출이 9억 7,174만 원으로 늘었고, 이 중 92%(8억 9,976만 원)이 ‘대전 0시 축제’ 운영비로 집행됐다.
2024년에도 총 지출 8억 585만 원 가운데 76%(6억 1,740만 원)이 축제 관련 경비로 사용됐으며, 복지사업 지출은 4%(3,508만 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한병도 의원은 “2022년까지 활동이 미미하던 협의회가 ‘0시 축제’ 추진 이후 수억 원대 기업 출연을 받기 시작했다”며 “복지 중심의 공익사업에서 축제 중심의 예산 구조로 전환된 흐름이 명확히 확인된다”고 밝혔다.
한병도 의원은 “시비, 금고 지원, 공기업 후원, 기업 기부가 섞인 구조는 결산서 어디에도 명확히 표시되지 않는다”며 “지자체가 주도한 모금이라면 재정의 시작과 끝까지 행정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차원에서 감사원 감사 청구를 검토 중이며, 감사 결과에 따라 지자체 축제 재정운용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시민의 세금과 기업의 돈이 뒤섞인 불투명한 구조를 명확히 밝혀, 지방행정이 더 이상 권력형 모금 논란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세종시도 유사 사례 경계 필요… “민관 경계·심사절차 투명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대전시 사례가 단순히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공통된 구조적 위험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종시 역시 「시민참여형 축제」와 「공익단체 위탁사업」이 활발한 만큼, 유사한 재정운용 문제에 대한 선제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세종시에는‘세종시민사랑연합회’빛 축제 등 시민단체가 시정 협력 및 공익 캠페인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전과 같은 기부금·협찬금 논란이 불거진 사례는 없지만, 시와 단체 간의 관계가 밀접할 경우 기부·협찬금의 투명성과 지출 목적의 일관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언제든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다.
세종시가 유의해야 할 핵심 포인트로는 ▲첫째, 지자체와 민간단체 간 역할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단체가 조례나 행정위탁으로 운영될 경우, 회계와 사업 결정권에서 독립성 확보, ▲둘째, 기부심사위원회 제도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세종시는 민간 협찬·기부금이 발생할 때마다 사전 심의와 사후 보고 절차 투명한 운영, ▲셋째, 사업 목적 대비 지출비율 점검이 필요하다. 특정 단체의 예산이 복지·공익사업에서 축제 중심으로 이동할 경우, 그 사유와 절차 시민 공개와 함께 세종시가 추진 중인 각종 시민단체 지원사업도 회계보고 의무를 강화하고, 외부 회계감사 또는 감사위원회를 통해 정기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책전문가 A씨는 “대전 사례는 행정이 민간을 앞세워 자금을 운용할 때 얼마나 투명한 절차가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며 “세종시도 위탁단체 회계공시와 기부금 심의 절차를 제도화해, 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지방자치단체의 축제 및 공익사업 재정이 ‘행정 주도형 기부 구조’로 변질될 위험성을 드러냈다. 대전시의 사례는 지방정부가 공익단체를 매개로 자금을 집행할 때 투명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경고로 작용하고 있다. 세종시 역시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민간단체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되 재정 운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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