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종합/최대열 기자] 설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농식품 소비가 명절 특수보다 일상 소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수도권 소비자 조사에서 올해 설 차례 미실시 비율이 63.9%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설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농식품 소비가 명절 특수보다 일상 소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수도권 소비자 조사에서 올해 설 차례 미실시 비율이 63.9%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대전인터넷신문]
설 명절을 둘러싼 소비 구조가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비자 패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설 명절 농식품 구매 행태 조사’ 결과, 올해 설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는 응답은 63.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설 51.5%에서 12.4%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2025년 추석(62.5%) 이후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진 것이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이유로는 여행 계획이 32.7%로 가장 많았고, 종교적 이유 25.4%, 차례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25.0%가 뒤를 이었다. 차례 준비의 번거로움은 14.2%, 경제적 부담은 2.7%로 나타나 차례 미실시가 비용 문제보다는 생활 방식 변화와 인식 전환에 따른 결과임을 보여줬다.
차례를 지낸다고 답한 가정에서도 준비 방식은 간소화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응답자의 84.5%는 과거보다 차례 방식이 간소화됐다고 인식했으며, 음식량 감소(38.8%)와 품목 수 감소(36.0%)가 대표적인 변화로 나타났다. 차례 음식 준비 방식은 ‘일부 직접 조리하고 일부는 구매한다’는 응답이 61.8%로 가장 많았고, 전부 구매는 6.9%, 전부 직접 조리는 31.3%로 조사됐다.
반조리·완제품 구매는 조리 부담이 큰 품목에 집중됐다. 차례 준비 시 반조리·완제품 구매 품목은 떡류가 46.3%로 가장 많았고, 전류 28.6%, 육류 10.0%, 나물류 9.6% 순으로 나타났다. 구매 시 고려 요소는 맛 54.8%, 원산지 20.6%, 가격 16.5% 순으로 확인됐다.
설 연휴 계획 역시 변화 양상을 보였다. 귀향하겠다는 응답은 47.3%에 그쳤고, 집에서 휴식하겠다는 응답은 42.9%, 여행을 떠나겠다는 응답은 9.8%로 집계됐다. 연휴 기간 식사 방식은 가정 내 식사가 73.5%로 외식·배달·포장(26.5%)보다 높았으며, 이는 2025년 추석(72.6%) 대비 0.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차례를 지내지 않더라도 농식품의 일상적 구매는 지속됐다. 명절 기간 농식품을 평소처럼 구매한다는 응답은 46.2%였고, 평소보다 더 많이 구매한다는 응답도 36.3%에 달했다. 일상 소비 목적의 주요 구매 품목은 육류(65.5%)와 과일류(19.0%)였으며, 구매 장소는 대형마트가 46.8%로 가장 많았고 전통시장 15.6%, 온라인몰 14.2% 순으로 나타났다.
설 선물 소비는 가족 중심, 농식품 위주의 흐름이 분명했다. 설 선물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63.7%였고, 이 가운데 86.7%가 가족·친척에게 선물하겠다고 답했다. 평균 선물 비용은 6만6천 원으로 집계됐으며, 3~5만 원대가 17.6%로 가장 많았고 10만 원 이상도 14.8%를 차지했다. 선물 품목은 농식품이 77.1%로 공산품(22.9%)을 크게 웃돌았으며, 구매 시기는 명절 1주일 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설 연휴 이후에는 농식품 구매가 일시적으로 감소하지만 회복 시점은 비교적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6.0%는 연휴 이후 구매가 줄어든다고 답했으나, 잔여 음식 소비가 마무리되는 6~10일 이내에 농식품 재구매가 이뤄진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구매 감소 이유로는 잔여 음식 소비 63.3%, 건강 관리 17.6%, 비용 부담 13.7%가 꼽혔다.
농촌진흥청 농업경영혁신과 위태석 과장은 “차례를 지내는 가정이 점차 줄어들면서 설 명절 농식품 구매 행태도 일상 소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명절 소비 수요에 맞춘 상품 개발과 함께 명절 이후 재구매 시점에 맞춘 탄력적인 출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설 명절은 단기간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에서 일상 소비가 이어지는 연휴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농식품 소비의 중심축이 이동한 만큼, 생산·유통 현장에서도 간소화·소포장·재구매 시점을 고려한 전략 전환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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