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고용노동부가 사용자 가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 감독관 선제조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언론은 ‘가해자가 조사하는’ 구조적 모순이 지속돼 왔다고 지적하며 고용부 책임론과 제도 전면 개편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사용자가 동시에 조사까지 주도하는 ‘셀프조사’ 구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처리와 관련해 현행 제도의 한계를 설명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는 괴롭힘 신고를 접수하거나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조사를 실시해야 하며, 이는 사용자 본인이 가해자로 지목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노동부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노동감독관이 단독으로 직권조사를 수행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은 사업장 자체조사를 기본으로 하고, 노동감독관이 이를 확인하거나 병행조사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다만 노동부는 최근 논란을 계기로 사용자 가해 사건의 경우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감독관이 초기 단계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침 개정을 포함한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언론은 이러한 제도 운영이 현장에서 구조적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매체는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조사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셀프조사’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매체는 “사용자가 지체 없이 조사해야 한다”는 법 조항이 기계적으로 적용되면서, 가해자가 스스로 조사하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한 매체는 현장 사례를 통해 사용자 개입 문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냈고, 또 다른 매체는 법 조항의 적용 방식이 낳은 제도적 한계를 짚었다. 두 매체 모두 접근 방식은 달랐지만, 현행 제도가 피해자 보호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부 책임론도 함께 제기된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가 2019년 시행된 이후 수년간 유사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가해 사건에서의 조사 구조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특히 편의점·식당·카페 등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사용자 권한이 집중된 구조상 공정한 조사 확보가 더욱 어려운 현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의 상담 사례 분석에 따르면,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조사 과정에 개입하거나 조사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도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조사 공정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례는 제도 설계 과정에서 현장의 권력 구조와 실제 작동 환경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직장 내 괴롭힘의 주요 가해 주체로 지목되는 사용자가 조사까지 주도하도록 한 구조는 제도의 취지와 현실 사이 괴리를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처럼 사용자 권한이 집중된 환경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공정한 조사 자체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설계 단계부터 다양한 현장 의견과 전문가 논의가 충분히 반영됐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제도 운영 책임을 둘러싼 추가적인 문제 제기도 나온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가 시행된 이후 수년간 유사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음에도, 주무 부처가 이를 선제적으로 개선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동부는 법적 근거 부족 등 제도적 한계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장기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제도 개선 노력이 필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노동부는 해당 구조가 법적 근거 부족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 제도 설계 책임을 둘러싼 해석은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법 개정과 함께 조사 주체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용자 가해 사건의 경우 외부 조사 또는 감독관 중심 조사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는 피해자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사용자 가해 사건에서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반복된 문제를 제때 보완하지 못했다면 이는 정책 대응의 지연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의 이번 개선 검토가 단순한 지침 보완에 그칠지, 아니면 조사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지는 향후 제도 개편 방향에 달려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