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대전/최대열기자] 세종지역 23개 교육·시민·노동단체로 구성된 세종교육연대가 29일 세종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 196억 원 규모 ‘글로벌 진로탐험대’의 교육적 효과와 재정 지속가능성 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관련 추경예산 승인을 반대했다.
세종지역 23개 교육·시민·노동단체로 구성된 세종교육연대가 29일 오전 세종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교육청의 ‘글로벌 진로탐험대’ 관련 추경예산에 반대하며 사업의 교육적 효과와 재정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세종교육연대는 이날 제109회 세종시의회 정례회 개회를 앞두고 글로벌 진로탐험대의 ▲교육적 효과 ▲재정 지속가능성 ▲학생 간 형평성 ▲안전과 인솔 책임 ▲학교 업무 부담 등을 충분히 검증한 뒤 사업 추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진로탐험대는 강미애 세종시교육감의 주요 공약으로, 교육청은 2027년 1~2월 중학교 3학년 약 5,400명 가운데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국내 7개, 국외 8개 등 15개 코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 본인부담금을 포함한 총사업비는 약 196억 원 규모다. 학생 부담금은 1인당 35만 원이며 취약계층 학생에게는 본인부담금 전액을 지원한다는 게 교육청 계획이다.
반대 단체들은 당초 미주·유럽 등 장거리 해외 체험을 포함했던 계획이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제도 협의 등을 거쳐 국내와 아시아권 중심으로 변경된 만큼 현재 사업계획을 기준으로 필요성과 비용 대비 효과를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은 무엇보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부장은 “시의회는 사업의 지속 가능성 여부를 중심에 놓고 판단해 주십시오”라며 “교육예산의 안정성과 형평성, 사업의 교육적 효과, 사업의 지속 가능성, 학교 현장에 미치는 영향, 사업이 다른 사업의 예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강현옥 학교비정규직노조 세종지부장은 당초 공약에서 제시됐던 미주·유럽 등 장거리 체험이 제외된 점을 들어 사업 규모와 재원 배분의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 강 지부장은 “당초 공약의 핵심이었던 미국·유럽 등 장거리 해외 체험은 사라졌는데 왜 200억 원에 가까운 교육재정이 그대로 필요한 것인가”라며 급식·교복·교육복지 등 다른 교육사업에 미칠 재정적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은정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사업 취지와 대규모 재정 투입의 타당성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 사무처장은 “학생들에게 더 넓은 경험과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 원칙적으로는 공감할 수 있다”면서도 “정책은 취지보다 설계로, 기대보다 성과로, 홍보보다 예산의 우선순위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의 국내외 체험이 학생의 진로 인식과 진학·직업 선택에 어떤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 확인할 객관적인 지표가 필요하다며 소규모 시범사업을 통해 교육적 효과와 비용 대비 성과를 먼저 검증할 것을 요구했다.
학부모단체도 ‘해외 경험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예산 규모와 우선순위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선정 참교육학부모회 세종지부장은 “우리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진로교육이나 해외 경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196억 원이라는 막대한 교육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기초학력 지원과 학생 심리·정서 지원, 학교 안전, 교육복지, 특수교육, 교육환경 개선 등 기존 교육수요와 비교해 글로벌 진로탐험대가 우선 투자해야 할 사업인지 시의회가 살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생 안전과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도 반대 이유로 제시됐다. 세종교육연대는 참가 신청과 안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등 학교가 담당해야 할 업무와 사고 발생 시 인솔교사의 책임 및 안전관리 체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을 위한 대체 프로그램과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사전교육, 체험 이후 진로성숙도 검사와 포트폴리오 등 사후 프로그램이 실제 진로교육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도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세종시교육청은 글로벌 진로탐험대를 단순 국내외 체험이 아닌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학습 동기를 지원하기 위한 교육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의 희망에 따라 참여하도록 하고 사전교육과 현장 체험, 사후 진로활동을 연계할 계획이다. 국내 7개와 아시아권 중심의 국외 8개 코스를 마련하고 취약계층 학생의 본인부담금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첫해 운영 결과와 교육적 효과를 평가해 향후 사업 방향을 검토한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지만, 반대 단체들은 대규모 예산을 먼저 투입하기보다 시행 전에 효과와 재정 부담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날 개회한 세종시의회 제109회 정례회에서도 글로벌 진로탐험대가 교육행정의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노종용 의원은 ‘글로벌 진로탐험대 사업의 절차 확인과 실효성’을 주제로 긴급현안질문을 진행했다.
세종시의회는 오는 10월 8일 제2차 본회의에서 세종시교육청의 제2회 교육비특별회계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의회 추경 심사에서는 학생 본인부담금을 포함해 약 196억 원에 이르는 사업 규모의 적정성과 약 5,400명을 대상으로 첫해부터 대규모로 시행할 필요성, 교육적 효과와 재정 지속가능성, 학생 안전 등이 주요 검증 대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23개 교육·시민·노동단체가 사업 중단과 추경 불승인을 요구하고 교육청은 진로교육 확대 필요성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양측이 제시한 근거는 오는 10월 8일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검증될 예정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