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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청 ‘깜깜이 소통’ 재현…요식성 백브리핑에 신뢰 추락 - 자료 없는 브리핑·답변 회피…질문 차단 의혹까지 - 교통정책 해명에도 수치·일정 빠져 실효성 논란
  • 기사등록 2026-01-14 17:11:32
  • 기사수정 2026-04-02 19: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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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14일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연 백브리핑이 사전 자료 미제공과 소극적 답변으로 일관하며 전날 업무보고의 반복에 그치자, 언론 소통을 외면한 요식성 기자회견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행복청이 아닌 세종시청에서 13일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업무보고 내용을 백브리핑으로 진행하는...[사진-대전인터넷신문]

행복청은 13일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업무보고 이후 14일 오후 2시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날 브리핑은 이미 보도된 업무보고 내용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새로운 정책 방향이나 추가 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영상 촬영 자제가 권장됐고, 전반적인 진행 방식도 폐쇄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한계는 분명했다. 기자단이 사전에 관련 자료 제공을 요청했지만 행복청은 끝내 응답하지 않았고, 그 결과 질의응답은 보고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질문과 답변이 반복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예민한 쟁점에 대해서는 “검토 중”, “추후 설명”이라는 원론적 답변만 이어졌고, 구체적인 일정이나 수치 제시는 없었다. 백브리핑이라는 형식이 요구하는 보완 설명과 심층 해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국가상징구역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발표 과정에서 일부 기자만 사전에 브리핑 공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행복청의 언론 대응 방식은 이미 한차례 도마에 올랐다. 다수 기자에게 동시 공지하던 기존 관행을 깨고 브리핑 대상을 선별한 조치는, 강주엽 행복청장 취임과 대변인 교체 이후 언론 소통 기조가 과거의 ‘깜깜이 브리핑’ 시절로 회귀한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번 백브리핑 역시 같은 흐름 위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전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채 현장에서 즉석 질의만 허용하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하는 방식은 사실상 질문을 무력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자료를 주지 않는 것은 곧 질문의 폭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불만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언론과의 소통이 아니라 관리와 통제를 우선한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장소 선택도 논란을 키웠다. 업무보고 주체는 행복청이었지만, 백브리핑은 굳이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렸다. 이에 대해 기자들은 “실질적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굳이 시청까지 불러 형식만 키운 행사였다”, “결국 어제 보도된 내용의 재탕을 위해 기자들의 시간을 소모시킨 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브리핑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2026년 추진 중인 광역도로 4개 노선과 CTX 연계 교통정책이었다. 기자들은 재원 확보와 일정, 수요예측이 충분히 검증된 계획인지, 과거 수요예측 실패 논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구체적인 검증·보완 장치가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도로 확충 중심의 교통 인프라가 실제로 광역 접근성 강화와 통행시간 단축으로 이어질지, 교통 분산 효과보다 교통량 증가라는 부작용을 키우지는 않는지에 대한 정량적 분석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행복청은 국가상징구역 조성과 연계한 장래 교통수요 예측 방식을 설명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현재는 저밀 주거지역이지만 국가적 시설이 들어오면 교통 유발 계수를 반영해 2030년 전후 교통량 증가를 예측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교통량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도로와 교통체계를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난수로 일대를 서울~세종 고속도로와 향후 연결될 세종~청주 고속도로의 진입 관문으로 보고, 국가상징구역 접근축으로서 도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행복청은 도로 확충과 대중교통 중심 정책을 병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관계자는 “개발 여지가 남아 있는 지역은 도로 용량 확대를 과감히 검토할 수 있지만, 이미 주거지가 형성된 지역은 단순한 차로 확장만으로 해결이 어렵다”며 “이런 곳은 DRT 등 대중교통 중심 처방에 더 비중을 두겠다”고 말했다. 국가상징구역에는 현재 BRT 노선이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기존 환상형 도시축 중심의 BRT 체계에 국가상징구역을 연결하는 대중교통 축을 강력히 끌어들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다만 BRT 확대 역시 도로 용량 확보와 맞물려 추진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행복청은 “BRT 축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도로 용량도 함께 늘려야 하고, 필요하다면 일부 구간은 입체화나 지하화를 통해 교차로 혼잡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방향의 원칙은 대중교통 중심 도시를 지향한다는 철학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도로 체계와 관련한 질문도 이어졌다. 국회의사당 인근 기존 도로를 폐쇄하고 지하차도로로 전환해 외곽 톨게이트와 연결하는 과거 구상이 이번 계획에 반영되는지에 대해, 행복청은 “일부 구간의 입체 교차는 검토한 바 있지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입체화 계획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좌회전 차로 확보 등 소통 능력 개선 방안은 계속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96번 도로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장기간 논란이 이어져 온 만큼 비교적 상세한 설명이 나왔다. 행복청은 “96번 도로의 존치 여부를 두고 오랫동안 결정을 미뤄왔지만 지난해 기본 방향을 정했다”며 “현 노선을 최대한 활용하되 생태축·보행축·경관축을 고려해 필요한 구간은 과감하게 지하로 입체화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응다리에서 장남평야로 이어지는 구간은 보행 동선과 향후 자율주행버스 도입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평면 이용을 검토하되, 그 전제 조건으로 96번 도로의 입체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날 답변에서는 재원 조달 방식이나 단계별 일정, 교통량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와 같은 정량적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기자들이 요구한 ‘과거 수요예측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검증·보완 장치’에 대해서도, 외부 검증 절차나 독립적인 평가 체계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정책 방향과 철학은 강조됐지만, 실행의 신뢰성을 담보할 근거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공공기관의 브리핑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과 책임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행복청의 백브리핑은 자료 없는 진행, 답변 회피, 형식에 치우친 운영으로 언론 신뢰를 스스로 깎아내린 사례로 남았다. 반복되는 ‘깜깜이 소통’ 논란과 요식성 기자회견이 계속된다면, 행복청이 내세우는 정책 비전과 행정 신뢰 역시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투명한 자료 공개와 구체적인 수치·일정 제시, 독립적인 검증 체계 마련이 뒤따르지 않는 한, 이번 교통정책 논란도 또 하나의 미완성 계획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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