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 기자] 세종시가 악화된 재정 여건을 이유로 초·중·고 무상급식 식품비에 대한 교육청의 한시적 부담 확대를 제안하면서 양 기관 간 재정분담 체계가 다시 논의되고 있다. 다만 세종시교육청은 "올해는 이미 예산 편성과 급식 운영이 확정된 만큼 분담 구조 변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무상급식은 기존 협약대로 정상 운영될 예정이며, 이번 논의는 내년도 이후 재정분담 구조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세종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무상급식 식품비에 대한 교육청의 한시적 부담 확대를 제안한 가운데,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이 내년도 무상급식 재정분담 체계 조정을 놓고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은 세종시청과 세종시교육청 청사, 학교 급식 장면을 합성한 이미지.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AI 제작]
대전인터넷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세종시는 지난 6월 24일 조수창 기획조정실장과 당시 이주희 교육청 행정국장 간 면담에서 재정 상황을 설명하는 자료를 전달하며 올해 하반기부터 향후 2년간 무상급식 식품비 가운데 시 부담분을 교육청이 한시적으로 부담해 줄 것을 비공식적으로 제안했다.
현재 세종시는 올해 초·중·고 무상급식 식품비 시 부담분으로 239억 원을 본예산에 편성했다. 그러나 지방세 감소와 대규모 투자사업, 국비 매칭사업 확대 등으로 재정 운용 부담이 커지면서 교육청과의 재정분담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는 교육청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비교적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보다 국비 매칭사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 등을 고려해, 재정이 회복될 때까지 한시적인 부담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교육청은 올해 분담 구조 변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이 모두 마무리된 상황에서 시 부담분까지 교육청이 맡으려면 100억 원 안팎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며 "현재 추진 중인 교육사업을 감액하거나 중단하지 않는 이상 재원 마련은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 급식비는 이미 집행됐고 하반기 급식도 계약과 집행이 진행되고 있다"며 "학교별 식재료 공급 계약과 급식 운영계획도 이미 확정된 상태여서 연도 중 재정분담 구조를 변경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현행 협약을 유지하는 것이 맞고, 분담 구조 조정은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논의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청은 세종시의 재정난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절충안을 제시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세종시의 어려운 재정 여건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교육청이 시 부담분까지 전액 부담하는 것은 어렵지만, 내년도에는 식품비 분담 비율을 현재 5대5에서 6대4 등으로 한시 조정하는 방안은 충분히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 무상급식은 2015년 당시 이춘희 시장과 최교진 교육감이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재정분담 체계가 마련됐다. 당시 양 기관은 무상급식 총사업비를 절반씩 부담하기로 합의했고, 2018년에는 동지역 고등학교까지 확대되면서 세종지역 모든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에서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됐다.
그러나 학생 수 증가와 식재료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등으로 급식 예산 부담이 커지면서 2022년 양 기관은 재정분담 방식을 놓고 갈등을 겪었다. 당시 세종시는 총사업비 50대50 부담 방식에서 식품비 중심의 분담 방식으로 조정을 제안했고, 교육청은 교육재정 부담 증가를 이유로 반대했다.
협의 끝에 양 기관은 2023년 새로운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식품비는 세종시와 교육청이 각각 50%씩 부담하고, 인건비와 운영비는 교육청이 전액 부담하며, 세종산 우수농산물 추가 지원은 세종시가 별도로 부담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번 논의는 무상급식을 축소하거나 중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악화된 지방재정 속에서 지속 가능한 재정분담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협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종시는 한시적인 교육청 부담 확대를 요청하고 있고, 교육청은 올해는 현행 협약을 유지하되 내년도부터 분담 비율을 조정하는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양측 모두 학생들의 급식권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고 있다.
또한 세종시가 추진 중인 세종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 등을 통해 보통교부세 등 재정 여건이 개선될 경우 기존 분담 체계로 복귀하는 방안도 향후 협상 과정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내년도 예산 협상은 학생들의 급식권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면서 지방재정과 교육재정의 부담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나눌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양 기관이 무상급식 유지라는 공동 목표 아래 어떤 절충점을 찾느냐에 따라 2027년 이후 세종시 무상급식 재정분담 체계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