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고용노동부(장관 김영훈)는 9월 15일 범정부 차원의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영세사업장 지원, 취약노동자 보호, 원청 책임 강화, 공공기관 선도 역할, 강력한 제재 수단 등을 통해 산업재해 구조적 원인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통해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범 정부 '노동안전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대전인터넷신문]
이번 종합대책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 부처가 참여한 범정부 차원의 안전대책으로, 그간 고용노동부 중심으로 추진되던 산업재해 감축대책과 달리 범부처 협업 구조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부는 노사단체, 전문가, 현장 의견을 수렴해 실효성 있는 이행과제를 담았으며, “사고 없는 일터, 안전 대한민국”을 목표로 제시했다.

정부는 ’26년까지 총 2조 723억 원을 투입해 영세사업장과 취약노동자 지원을 집중 강화한다. 10인 미만 사업장과 50억 원 미만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추락·끼임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설비를 지원하고,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도 확대한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 고용제한 기간을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강화하고, 장기근속자를 ‘외국인 안전리더’로 지정해 현장 교육에 활용한다.
배달종사자에게는 유상운송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고령 노동자에게는 친화적 작업환경 조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한다.
고용노동부는 2028년까지 감독 사업장을 7만 개소로 확대하고, 지자체도 30인 미만 사업장을 중심으로 3만 개소 점검에 나선다. 영세사업장에는 안전지킴이 1천 명을 채용해 상시 순찰을 강화하고, 민간 재해예방기관을 통해 33만 개소를 집중 지도한다. 또한 직업계고 현장 안전교육, 외국인 노동자 모국어 온라인 안전교육 등 맞춤형 교육도 병행한다.
정부는 원청의 책임을 대폭 강화했다. 도급계약 시 적정 공사비·기간을 보장토록 하고, 부당특약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부과한다. 폭염 등 기상재해를 공사기간 연장 사유에 포함시켜 노동자 안전을 보장하며, 공공기관장은 중대재해 발생 시 해임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산재예방 배점도 대폭 상향되고, 지방공기업 역시 안전활동 수준 평가를 받게 된다.
반복적 산재기업에 대한 제재는 한층 강화된다. 연간 3명 이상 사망사고 발생 기업에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반복 중대재해 기업은 공공입찰 참가 제한과 금융권 신용평가 불이익을 받는다. 또한 상장사는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지체 없이 공시해야 하며, 대출·보험 심사 과정에서도 중대재해 리스크가 반영된다. 불법 하도급에 대한 합동 단속은 정례화되고, 산재 예방 능력이 부족한 하도급 업체는 퇴출될 수 있다.
노동자는 사업주에게 작업중지·시정조치를 요구할 권리를 새로 보장받고, 작업중지권 행사 요건도 완화된다. 500인 이상 사업장은 안전보건 공시제를 의무화하고, 원·하청 노사가 공동으로 안전규범을 수립·이행하는 구조도 도입된다.

산업안전 대책은 수차례 발표돼 왔지만, 현장의 체감도가 부족하고 제도의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아 무력화된 사례가 많았다. 영세사업장은 여전히 제도 접근성이 낮고, 원청의 비용 전가 관행도 쉽게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과징금과 입찰 제한 등 제재 수단은 신호 효과는 크지만, 실제 현장에서 안전투자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부의 집행력과 기업의 책임 의지가 결합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를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을 벗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노사정 대표자 회의와 (가칭) 안전한 일터 특별위원회를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종합대책의 성패는 제도적 선언을 넘어 현장에서 실질적 변화가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노사정이 함께 책임을 분담하고 안전문화를 정착시킬 때만이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안전한 일터’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