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 기자] 세종시가 신도시 건설 당시 ‘첨단 친환경 도시’ 이미지를 내세워 도입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크린넷’이 관리 주체 이원화, 과도한 유지비, 주민 부담 등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며 실패한 정책 사례로 전락했다. 감사원조차 사업 중지를 권고한 가운데, 현재 구조를 유지할 경우 장기적으로 수천억 원대 재정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세종시의회 크린넷 특별위원회(위원장 김현옥)는 지난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김주영 의원실을 방문해 ‘크린넷 현안 해결과 입법 마련 필요성’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세종시의회]
세종시는 신도시 건설 당시, 도심 곳곳에 쓰레기 배출구를 설치해 진공 압축 방식으로 생활폐기물을 모으는 ‘크린넷’을 도입했다. 이는 ▲도시 미관 개선 ▲악취·해충 방지 ▲친환경 스마트도시 이미지 구축을 목표로 추진된 사업이었다. 당시에는 신도시의 상징이자 첨단 생활 인프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크린넷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드러냈다. 세종시의회 크린넷 특별위원회가 지적한 바와 같이, 상가지역·주택가의 크린넷은 시가 관리하는 반면 공동주택 내 크린넷은 주민이 직접 관리해야 하는 이원화된 구조로 운영되며, 고장 시 공동주택 주민은 직접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상가·주택가의 경우 시 예산으로 보수가 이뤄져 형평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Image captio세종시의회 크린넷 특별위원회(위원장 김현옥)는 지난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김주영 의원실을 방문해 ‘크린넷 현안 해결과 입법 마련 필요성’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세종시의회]
운영비용 문제 역시 심각하다. 크린넷 운영에 매년 약 70억 원이 투입되고 있으며, 고장 발생 시 부품 단가 대비 과도하게 높은 인건비가 책정된다. 특정 업체가 독점적으로 보수를 담당해 경쟁입찰이나 견적 비교도 불가능한 구조다. 해마다 증가하는 보수 비용은 주민과 시 재정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특히 공동주택의 경우 이미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면서도 추가로 크린넷 보수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감사원 감사에서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세종시 크린넷 사업이 비용 대비 효과가 불투명하고, 효율성이 낮다며 사업 중지를 권고했다. 이는 단순한 운영 미비가 아니라, 애초에 제도적·구조적 결함을 안고 추진된 사업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주민 불만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시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2%가 “크린넷 운영이 비효율적”이라고 답했으며, 절반 이상이 “직접 수거 방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실제로 일부 공동주택에서는 크린넷 고장으로 며칠 동안 쓰레기 배출이 차단돼 악취와 위생 문제가 심각해졌고, 관련 민원이 대량으로 접수됐다.
특히 다른 도시와 비교하면 비효율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대전 등 대부분 도시가 여전히 직접 수거 체계를 유지하며, 세종시 크린넷 유지관리비(연간 70억 원)는 인구 규모가 비슷한 도시의 직접 수거 비용보다 수 배 이상 높다. 직접 수거의 경우 인력과 차량 운영비가 필요하지만, 장비 고장·전용 부품 교체·특정업체 독점 계약 같은 구조적 낭비는 발생하지 않는다.
더욱이 현재 수준의 운영비가 유지될 경우, 향후 10년 동안 크린넷 유지·보수에만 최소 7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설비 노후화로 인한 추가 교체 비용까지 고려하면 총액은 수천억 원에 달할 수 있다. 결국 지금과 같은 구조를 지속할 경우, 세종시 재정에 장기적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종시 크린넷은 ‘첨단 친환경 도시’를 상징하는 정책으로 도입됐으나, 현실에서는 과도한 비용과 불평등을 낳은 실패한 사례로 전락했다. 감사원 권고와 주민 여론, 그리고 장기적 재정 추산은 크린넷의 지속 가능성이 사실상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제도 보완이라는 미봉책을 넘어, 직접 수거 방식으로의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 세종시는 더 이상 “스마트 이미지”에 매달리기보다, 주민 삶의 질과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현실적 해법을 선택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한편, 내년 6월까지 활동할 예정인 크린넷 특위에서는 김현옥 위원장, 윤지성 부위원장과 김충식, 김영현, 김현미, 안신일, 이현정 위원 등 총 7명의 위원이 활동 중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