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이향순 기자] 대전과 충남을 하나로 묶는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 30일 국회에 발의되며 입법 절차가 본격화됐다. 그러나 재정 분담과 시민 공감대 부족이라는 과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통합은 선언적 구호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3월 25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화 정책포럼 2025’에서 “대전과 충남의 행정 통합을 강조하고 기념 촬영을... [사진-대전인터넷신문db]
대전시와 충남도는 성일종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45명의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에 참여한 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됐다고 밝혔다. 특별법은 내년 7월 대전충남특별시 출범을 목표로 하며, 행정통합을 넘어 ‘경제과학수도’ 건설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특별법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가 도출한 최종안을 반영해 마련됐으며, 총 296개 조항으로 △자치권 강화 △재정분권 △경제과학수도 조성 등 국가 균형발전 전략을 담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 재정 분담 방안과 시민 공감대 형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병존한다.
첫째, 재정 부담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다. 통합 과정에서 청사 건립비, 조직 통합 비용, 공무원 인사 재편 등 막대한 재정 소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특별법은 정부의 재정 지원 원칙만 명시했을 뿐 구체적 재원 조달 방안은 담겨 있지 않아, “재정 공백을 결국 양 시도가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국고보조금 확대, 지방교부세 조정, 특별회계 설치 등 실질적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둘째, 시민 공감대 부족도 과제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의견이 우세하지만, 여전히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의 당위성이 아무리 크더라도 주민투표, 공청회, 사회적 대타협 과정이 부족하다면 “위로부터의 통합”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이다. 지속가능한 추진을 위해서는 공론화 과정을 확대하고, 생활 밀착형 행정서비스 개선 효과를 시민에게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셋째, 정치적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협상 과정에서 수도권과 타 지방의 견제가 예상된다. 충청권에만 특혜가 집중된다는 반발이 제기될 경우 통합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충청권 통합이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일환임을 명확히 하고, 영호남 등 다른 지역과의 상생 발전 모델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과 충남의 통합은 국토 균형발전과 대한민국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강조했으며, 김태흠 충남도지사 역시 “통합으로 세계 60위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구체적 재정 계획과 주민 참여 과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통합은 공허한 선언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충청권 경쟁력 강화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추진되고 있지만, 실행 가능성은 재정 분담 방안과 공감대 형성 여부에 달려 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 차원의 확실한 재정지원 제도화, 시민사회와의 소통 확대, 상생형 국가 발전 전략이 마련될 때 비로소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는 지난 2023년 6월 민관협의체 구성을 통해 공식화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1차 협의체 회의가 열려 기본 방향이 논의됐으며, 2024년 3월에는 양 시·도의회가 통합 추진 결의안을 채택해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했다. 이어 2024년 7월 민관협의체가 최종안을 도출했고, 하반기에는 주민설명회와 공청회가 잇따라 열리며 특별법 초안이 마련됐다.
그리고 2025년 9월 30일, 성일종 의원 대표발의로 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입법 절차가 본격화됐다. 향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사와 공청회를 거쳐 본회의 표결이 예정돼 있으며,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6년 7월 대전충남특별시 출범이 가능하다. 이 같은 추진 과정은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실험으로서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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