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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도 절차도 무시된 대전시 신교통수단(3칸 굴절버스) 시범사업, 행정 신뢰 흔든다 - 기본·실시설계 전 차량 92억 계약… 전문가 “지방재정법 위반 소지” 지적 - 대전시 “차량 규격 맞춰 설계 병행 중”… 경실련 “절차적 정당성 결여” 비판 - 주민공청회·타당성 검토 누락 논란, 선거 앞둔 ‘성과행정’ 우려 확산
  • 기사등록 2025-10-21 15: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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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이향순 기자] 대전시가 추진 중인 ‘3칸 굴절버스 신교통수단 시범사업’을 둘러싸고 행정 절차 위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대전경실련)은 “기본 및 실시설계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량을 먼저 구매한 것은 행정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 졸속 추진”이라며 즉각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계획수립 없이 집행이 먼저 진행된 사례로, 지방재정법 제39조의 사전 타당성 검토 의무를 위반한 행정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전시가 발주한 3단 굴절버스 [대전인터넷신문db]

대전시는 지난 7월 공개입찰을 통해 약 92억 4천만 원 규모로 ‘3칸 굴절 전기버스 3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대전경실련에 따르면, 현재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이 완료되지 않았으며, 차고지·정류장 등 기반 시설 계획 또한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경실련은 “사업의 절차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며 “기본계획 → 실시설계 → 최적차량 도출 → 차량 발주의 일반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설계도 없이 차량부터 계약한 것은 비정상적인 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31m 길이의 대형 굴절버스는 노선 수요 대비 과도한 용량으로, 출퇴근 시간 외에는 운행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용역 결과에 따라 단일 굴절버스나 중형 차량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행정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지방재정 운영의 기본 원칙에도 어긋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지방행정 연구자는 “계획수립 없이 집행이 먼저 진행된 사례로 볼 여지가 있다”며 “지방재정법 제39조는 대규모 사업의 추진 전에 사전 타당성 검토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면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본 및 실시설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이 이뤄졌다면, 설계 결과에 따라 추가 공사비나 차량 규격 변경이 발생할 수 있어 행정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대전경실련은 주민 의견수렴 절차의 부재도 문제 삼았다. “주민공람이나 공청회 등 공식적인 의견수렴 없이 차량을 계약한 것은 절차적 민주성이 결여된 행정”이라며 “지금이라도 용역 결과를 반영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해 투명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차량 규격을 기준으로 용역 설계를 병행 중이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사업의 효율성과 공개입찰 일정을 고려해 차량 계약을 선행했으며, 해당 규격을 기준으로 노선·차고지·정류장 설계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31m급 굴절버스는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친환경 무궤도 전기차로, 도시철도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규제특례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절차적 정당성 부족을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과거 유사 사례에서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완료 이전의 사업비 집행은 부적정 집행”으로 판단한 바 있으며, 이번 사업 역시 감사를 받을 경우 지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한편, 대전경실련은 ▲무리한 사업 추진 중단 ▲기본·실시설계 결과 반영 후 사업 재검토 ▲차량 입찰 및 계약 경위 공개 ▲주민공청회 절차 강화 ▲정치권의 행정감시 강화를 요구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급하게 성과를 내기 위한 행정이라면 이는 명백히 ‘성과행정’이며, 시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전시의 ‘3칸 굴절버스 시범사업’은 도시 교통 혁신의 상징이 될 수도, 행정 절차 무시의 사례로 남을 수도 있다. 계획보다 속도가 앞선다면 혁신은 혼란으로 귀결된다. 지방재정법이 강조하는 ‘계획 후 집행’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행정의 기본이다. 대전시가 이제라도 설계와 절차, 시민 의견을 중심으로 한 투명한 행정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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