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이향순 기자] 대전시가 국내 최초로 추진 중인 ‘3칸 굴절버스 시범사업’을 둘러싸고 행정절차 논란이 불거지자, 시는 “모든 과정을 법적 근거에 따라 투명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기본·실시설계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량계약부터 진행한 것은 행정의 기본 원칙을 어긴 것”이라며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대전시가 국내 최초로 추진 중인 ‘3칸 굴절버스 시범사업’을 둘러싸고 행정절차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대전시+쳇gpt]
대전시는 ‘신교통수단(3칸 굴절버스) 시범사업’을 내년 상반기 운행 목표로 정상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구축된 도안동로 구간에 수송력 230여 명 규모의 3칸 굴절버스를 도입하기로 하고,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및 한국교통안전공단과의 협의를 거쳐 지난해 8월 규제 신속확인을 신청했다. 이어 2025년 1월 국토부 모빌리티혁신위원회 최종승인을 받아 사업 추진 근거를 확보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실시설계 용역과 차량 인증 절차가 병행되고 있으며, 조달청 국제입찰을 통해 선정된 차량 3대는 12월까지 인수될 예정”이라며 “모든 절차가 법적 승인 하에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전경실련은 21일 성명을 통해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92억 원 규모의 차량 계약을 먼저 체결한 것은 비정상적인 행정”이라며 “기초계획과 수요 분석 결과에 따라 차량규격을 결정하는 것이 상식인데 이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또 “국내 법적 기준상 버스 차량의 최대 길이는 19m인데, 대전시 도입 차량은 31m를 넘어 규제특례 승인 불발 시 행정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주민 공람이나 공청회 없이 성급하게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같은 날 교통국 차담회를 열고 “시범사업은 법적 절차에 따라 추진 중이며, 경실련이 제기한 ‘졸속 행정’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종명 철도건설국장은 “규제 실증특례는 국토부 승인을 통해 정식 절차를 완료했고, 차량 인증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기본계획과 설계는 차량 도입과 병행 추진하는 것이 시범사업 특성상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건양대병원~유성네거리 구간으로 노선을 조정해 트램 중복구간 문제도 해소했다”며 “시범사업의 본질은 교통약자 접근성 향상과 친환경 대중교통망 확충에 있다. 내년 상반기 시민 시승을 목표로 안전성과 편의성을 모두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대전시의 해명이 “절차적 하자에 대한 본질적 답변이 아니다”라며 반발을 이어갔다. 단체는 “차량계약 시점, 주민 의견 수렴 부재, 노선 타당성 검증 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사업을 재검토하고 시민공청회를 통해 투명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교통 혁신을 내세운 대전시의 추진 의지와 행정 절차의 정당성 사이의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규 교통수단의 실험적 성격을 인정하되, 절차적 투명성과 시민 공감대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전시의 ‘3칸 굴절버스 시범사업’은 국내 최초의 신교통 실증사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행정의 투명성과 공공 신뢰라는 과제가 남았다. 시민 교통 편의와 행정 책임성,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절차적 완결성이 향후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향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