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국회 교육위원회 박성준 의원은 교육부 학교도서관시스템 ‘도서로’를 통해 조사한 결과, 호남권 초·중·고교 도서관에 총 162권의 역사 왜곡 서적이 비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 책은 제주 4·3 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하거나 일제 식민지배를 합리화하는 등 왜곡된 역사관을 담고 있어 학생들의 역사 인식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호남권 초,중,고 도서관에 아직도 남아 있는 162권의 역사왜곡 서적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촉구하는 박성준 의원[사진-국회]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성준 의원실이 교육부의 학교도서관 통합 시스템 ‘도서로(read365.edunet.net)’를 분석한 결과, 광주·전남·전북·제주 등 호남권 초·중·고교에서 총 162권의 역사 왜곡 서적이 확인됐다. 해당 서적들은 4·3 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하거나 군사정변을 미화하고, 일제 식민지배를 근대화 과정으로 왜곡하는 등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섬의 반란 1948년 4월 3’, ‘편견에 도전하는 한국현대사’,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등이 학교 도서관에 다수 비치되어 있었다. 지역별로는 전북 57권, 전남 32권, 광주 47권, 제주 26권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초등학교에서도 동일한 서적이 열람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형별로 보면 뉴라이트 사관 관련 서적이 전북 15권, 전남 7권, 광주 10권, 제주 5권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책과 민주화 운동을 왜곡한 도서도 광범위하게 발견됐다. 특히 ‘반일 종족주의’, ‘대한민국 건국 이야기 1948’, ‘대구 10월 폭동 제주 4.3사건, 여순반란사건’ 등은 전국 학교도서관협의회가 대출제한 도서로 분류한 책임에도 여전히 학생 열람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일부 도서에는 교육청 산하 현직 교원이 직접 추천사를 남긴 사실도 확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는 교육청 차원의 검증 절차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지적된다.
이 문제는 지난 8월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당시 전라남도교육청과 광주시교육청은 전수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상당수 서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선 학교의 자체 정리 노력도 미흡해 실질적인 개선 효과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성준 의원은 “학생들의 역사 인식은 민주 시민 교육의 출발점”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역사 왜곡 서적이 학교 현장에 유통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청이 선제적으로 검증 시스템을 마련하고, 학교도서관 도서 선정 기준을 강화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가 드러난 이후에도 일부 도서만 형식적으로 정리하고 근본 대책을 미루는 것은 책임 있는 교육행정이라 보기 어렵다”며 “교육청은 도서 검증 절차를 제도화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시 검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교도서관은 학생들의 사고력과 가치관 형성의 출발점이다. 역사 왜곡 서적이 아무런 검증 없이 비치된다면, 이는 단순한 관리 소홀을 넘어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당국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학교도서관 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강화하고, 역사교육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