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 기자] 지난 27일 열린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2026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100대 마을정원’ 유지·관리비 증가와 정원도시 사업 예산 누락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며, 시의회와 집행부 간 예산 편성의 적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지난 27일 제5차 회의를 통해 2026년도 세종시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정원 관련 예산 편성의 적정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특히 ‘100대 마을정원’ 유지관리비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정원도시 조성 예산은 정작 본청 예산에서 사라졌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김현미 위원장은 먼저 시의 재정 여건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김 위원장은 “현재 시 재정 상태가 의무 매칭해야 할 보건복지국 인건비조차 360억 원 반영하지 못한 수준”이라며 “8개월치 인건비만 편성된 곳도 있을 정도로 위기인데, 정원 유지관리 예산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차 추경 당시 4억 6천만 원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한 상황에서 2024~2026년 마을정원 예산 반영액이 81억 원에 달한다”며 “이미 64억 원을 사용했고 2026년에도 16억 원이 잡혀 있는데, 최초 조성비보다 유지관리비가 매년 세 배씩 드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열린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제5차 회의 모습.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이에 대해 이상호 자치행정국장은 종촌동 사례를 근거로 “어린왕자정원, 물빛정원 등 기존 조성지에 조형물을 추가하거나 꽃 식재를 확대하는 예산이 반영된 것”이라며 “과거부터 이어온 조경·정원 보완 사업의 연장선이며 일부 추가 조성된 구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해당 정원의 최초 조성비가 약 1300만 원인데 이후 2025·2026년 예산이 각각 4000만 원 수준”이라며 “이 금액이 유지관리인지 추가 조성인지도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답변을 하고 있는 이상호 세종시 자치행정국장.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이 국장은 “2022년에도 전체 읍면동 기준 약 14~15억 원의 관리비가 든 것으로 기억한다”며 “읍면동 정원 수 증가에 따라 관리비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지만, 김 위원장은 “정원 조성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재정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유지관리비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점이 문제”라며 “읍면동이 필요한 생활 인프라 사업을 포기하고 정원 유지비에 예산이 묶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특정 읍면동 예산 비고란에는 국비가 명시되어 있는데 왜 일부 지역에만 포함됐는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질의 과정에서는 생활형 예산이 조경사업에 밀리는 문제도 제기됐다. 김영현 의원은 “동별 예산을 보면 LED 조명, 조경 보완, 꽃 식재가 거의 동일하게 편성돼 있다”며 “시민들에게 실제 필요한 그늘막, 벤치, 정류장 가림막 등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조천변처럼 관광객이 많은 구간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모든 동에 동일한 조경사업을 반복하는 것은 예산 효율성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치원읍 김병호 읍장은 “조천변 예산은 들꽃정원 및 관광자원 확충 예산 1억 7000만 원이 지난해와 동일하게 반영된 것”이라며 “바람숲길과 문화정원 조성은 구도심 전체를 보완하는 차원의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쟁의 핵심은 정원도시 조성 사업 예산의 편성 방식으로 옮겨갔다. 김현미 위원장은 산림청이 제시한 정원도시 조성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세종시가 산림청과 합의한 국비·시비 50:50 매칭 방식의 총사업비 296억 원 구조를 언급했다. 그는 “이처럼 대규모 지특회계 기반 사업이 정작 본청 예산에는 없고 읍면동 예산으로만 편성된 것은 매우 심각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정원도시 로드맵은 2023년 10월 확정된 문서이며 2025~2029년 단계별 예산도 모두 설정돼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6년 예산에는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이상호 국장은 “정원도시과가 새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기존 100대 마을정원과는 전혀 별개의 사업”이라며 “읍면동 신청을 받아 선정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즉시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정원도시 사업은 추진 주체가 읍면동과 정원도시과로 명확히 나뉘고, 생활정원·일상정원·테마정원 등은 시가 직접 추진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이 기본 구조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예산을 읍면동으로 옮겨버린 것은 사실상 의회의 심의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정원도시 사업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대규모 시책임에도 정작 예산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예산의 위치조차 집행부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의회는 심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책 방향·예산 편성 기준·의회 견제 기능이 모두 충돌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총체적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번 예산 심사에서 드러난 공방은 단순한 사업비 논란을 넘어, 세종시의 재정운영 원칙과 정책 우선순위, 그리고 의회와 집행부 간 견제·협력 구조 전반에 대한 의문을 드러냈다. 정원도시 조성이라는 중장기 도시비전이 각종 예산 구조와 충돌하면서 정책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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