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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생필품값 올리고 세금 줄인 17개 업체 정조준…세무조사 착수 - 담합·독과점·원가 부풀리기·특수관계법인 끼워넣기…탈루혐의 4,000억 원 이상 - 위생용품·식품첨가물·안경·수산물·달걀·건어물 등 ‘안 살 수 없는 품목’에 초점 - “2021년 대비 약 48% 상승”… “판매장려금 300억·수수료 50억 과다”
  • 기사등록 2026-01-27 14:34:39
  • 기사수정 2026-01-27 14: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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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국세청은 1월 27일 불공정행위로 생활필수품 가격을 올리며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생필품 제조·유통업체 17개를 대상으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고,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4,000억 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본 이미지는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가상 이미지로, 국세청의 세무조사 상황을 일반적으로 표현한 설명용 사진입니다.[제작-대전인터넷신문]

국세청은 최근 물가 상승으로 국민 부담이 커진 가운데, 특히 “어차피 살 수밖에 없는 생활필수품”의 가격 상승이 취약계층에 더 큰 부담이 된다고 진단했다. 신고 내용과 유통거래 구조 분석 결과, 시장 지배력 악용이나 담합 등으로 가격을 올리면서도 거짓 매입과 특수관계법인 부당지원금의 원가 계상, 거래 단계에 자녀 소유 법인을 끼워 넣는 방식 등으로 소득을 축소 신고해 세부담을 회피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생활물가 밀접 업종 탈세자’ 1차 조사와 ‘시장교란행위 탈세자’ 2차 조사에 이은 세 번째 물가안정 노력으로, 안 살 수도 없어 부담이 큰 생필품 가격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시장을 장악한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명분으로 가격을 인상하며 폭리를 취하는 행태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가격담합 등 독·과점 기업 5개, 원가를 부풀린 생필품 제조·유통업체 6개, 거래질서 문란 먹거리 유통업체 6개 등 총 17개 업체다. 국세청은 이들 업체의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이 4,000억 원 이상이라고 밝혔고, 17개 업체 중 대기업은 2개, 중견기업 2개, 나머지는 중소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가격을 올렸다고 이게 바로 조사 대상이 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독과점 구조 속에서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폭리를 취하고도 그에 따른 “합당한 세금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입장이다. 가격 인상으로 늘어난 매출을 거짓 매입 세금계산서나 특수관계법인 이익분여 등으로 원가를 올려 소득을 줄이는 방식으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처럼 “탈루 혐의가 명백한 경우”를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대표 사례로 제시된 식품첨가물 제조업체(사례 1)는 제조사 간 사전 모의로 판매가격을 담합해 제품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한 뒤, 담합업체와 원재료를 고가로 교차 구매한 것처럼 꾸며 매입단가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담합 대가를 받기 위해 담합업체 계열사에 거짓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등 우회 수취 정황도 언급됐다. 질의응답에서는 해당 품목 가격이 “2021년 대비해서 한 48%…한 50% 정도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답변이 나왔다.


위생용품 제조업체(사례 2)는 독과점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판매총판 역할의 특수관계법인에 판매장려금과 판매수수료를 통상 수준을 넘게 지급해 비용을 부풀리고 이익을 분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세청은 과다 지급 규모를 “판매장려금이 300억 원이 넘고…판매수수료는 50억 원이 넘”는다고 설명했고, 특수관계법인에 이익을 분여한 부분은 “500억 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먹거리 유통업체 유형에서는 복잡한 거래 구조로 유통비용을 상승시켜 가격을 부당하게 올린 정황이 제시됐다. 원양어업 업체의 경우 거래 중간에 사주일가 지배 특수관계법인을 끼워 넣어 이익을 귀속시키고, 사주 자녀 유학비 등 사적 사용을 위해 조업 경비를 가장해 법인자금 50억 원을 국외로 송금한 혐의가 언급됐다. 또 다른 수산물 유통업체는 특수관계법인을 유통 과정에 연쇄적으로 끼워 넣어 단계마다 이익을 챙기며 유통비용 상승을 유발한 것으로 설명됐다.


국세청 세무조사 브리핑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특수관계법인 끼워넣기 방식 유통 통행세 구조 개념도’ [제작-대전인터넷신문]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로 담합 대가를 지급하거나, 가격 인상 수익을 사주일가 법인에 부당 분여하고, 법인자금을 호화·사치 생활에 사용하는 행태를 엄정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브리핑에서는 업무용으로 슈퍼카를 운용하며 비용 처리한 사례와 관련해 “2억 원이 넘는 차종”이라는 언급도 나왔다.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앞으로도…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세무 검증을 실시”하겠다며 “국민의 삶을 저해하는 반칙과 특권, 불공정에 대해 더욱 단호히 대처하여 물가 안정과 서민경제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세청이 강조한 핵심은 ‘가격 인상’ 자체보다, 가격 인상으로 늘어난 매출에 상응하는 세금을 내지 않고 원가 조작과 특수관계자 이익 이전 등으로 소득을 축소 신고한 정황이다. 생필품은 소비자가 선택을 미루기 어려운 품목인 만큼, 시장질서 왜곡과 조세회피가 맞물릴 경우 서민 부담이 구조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의 파장은 유통 구조 전반의 투명성 논쟁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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