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대전/최대열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12일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의결했지만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 특례가 완화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전시는 “핵심 특례가 빠진 누더기 법안”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의결한 가운데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 특례 완화 논란이 불거지며 대전시가 ‘누더기 법안’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지에는 국회의사당과 회의 장면, 대전·충남 통합을 상징하는 그래픽을 함께 구성했다. (이미지=AI 제작)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12일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비롯해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 3개 권역 통합 특별법과 행정통합 특례 근거를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함께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향후 행안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심의를 거치게 된다.
이번 소위에서 의결된 대전·충남 통합 관련 법안은 기존 발의안의 기본 구조는 유지했지만, 중앙부처 협의 과정에서 일부 핵심 특례가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쟁점은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의 법적 강도다.
당초 발의안에는 국가가 통합 초기 정착과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일부 국세를 특별시에 교부하는 재정 특례와 함께 특별지방행정기관 권한 이관, 국무총리 소속 지원위원회 설치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소위 심사 과정에서 상당수 재정 지원 조항이 ‘지원해야 한다’는 강행 규정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으로 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교부세나 국고보조율 상향 등 재정 인센티브 역시 법률상 확정 지원이 아닌 정부 협의 사항으로 정리되면서 장기적인 재정 보장 장치가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한 이양도 당초 요구됐던 포괄적 국가사무 이양 대신 개별 법령에 따른 협의 방식으로 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산업·환경 등 주요 분야 권한은 중앙부처 협의를 전제로 한 제한적 이양 구조로 정리됐다는 분석이다.
조직과 인사 분야 역시 특별자치단체 수준의 자율권은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정원과 조직 확대는 기존처럼 행정안전부 승인 체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리되면서 실질적인 조직 자율성은 제한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같은 조정은 중앙부처의 재정 부담과 형평성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장기 재정특례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고, 행정안전부와 관계 부처도 포괄적 권한 이양과 조직 자율 확대가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형평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위 심사 과정에서는 여야 간 공방도 이어졌다. 여당은 행정통합이 지방소멸 대응과 국가균형발전 차원의 구조개혁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재정 특혜 논란과 통합 효과 검증 부족, 주민 의견 수렴 미흡 등을 지적하며 졸속 추진 우려를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표결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소위 의결로 입법 절차가 본격화됐지만, 재정 특례와 권한 이양 수준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면서 향후 상임위와 본회의 과정에서 추가 수정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권한과 재정의 실질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통합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전시는 소위 의결 직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오늘 국회 소위를 통과한 통합 관련 법안은 중앙부처의 이기주의에 밀려 핵심 특례가 훼손된 누더기 법률안에 불과하다”며 “지방의 미래와 직결된 사안임에도 실질적인 권한 이양과 재정적 뒷받침이 충분히 담기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통합의 본질은 행정구역의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실질적인 자치권 보장과 권한 이양에 있다”며 “중앙정부의 권한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 채 외형만 바꾸는 방식이라면 지방 경쟁력을 높이기보다 새로운 제약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전은 하향 평준화된 통합 모델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재정 자율성, 조직·인사권 등 과감하고 항구적인 권한 구조가 법률에 명확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전의 미래를 껍데기뿐인 특별법과 바꿀 수는 없다”며 법안 재검토 필요성을 공식화하고, 정부를 향해 “행정통합과 관련한 주민투표 요구에 대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명확한 입장을 신속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은 소위 문턱을 넘었지만, 재정과 권한의 실질성을 둘러싼 여야 갈등과 지자체 반발이 동시에 불거지면서 입법 과정의 진통이 예상된다. 최종 법안이 행정구역 통합에 그칠지, 실질적 지방분권을 담아낼지는 향후 국회 논의와 정부·지자체 협의, 그리고 주민 의견 수렴 과정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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