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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친화도시 세종의 역설”…아동보호 행정 인력·절차 모두 ‘경고등’ - 아동학대 의심 413건 담당 공무원 4명…복지부 권고 기준 절반 - 심의회의 9건 2시간 논란…“절차 투명성 확보 시급” 지적
  • 기사등록 2026-03-12 13:28:43
  • 기사수정 2026-03-12 13: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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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 기자] 세종시의 아동보호 행정이 인력 부족과 절차 투명성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12일 세종시의회 본회의에서 박란희 의원은 아동학대 의심 사례 급증에도 전담 인력은 부족하고 심의 절차 역시 충분한 검토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행정 체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시의회 박란희 의원이 12일 열린 제104회 세종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세종시가 ‘아동친화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아동보호 행정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과 절차 투명성 문제 등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열린 제104회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박란희 의원(더불어민주당·다정동)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세종시 아동보호 행정의 실태를 짚으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세종시는 2017년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이후 2021년 상위단계 인증을 획득했고 올해 재인증까지 받았다. 아동 정책 분야에서는 전국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도시다. 그러나 실제 아동학대 대응 현장에서는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에 따르면 세종시의 아동학대 신고는 최근 5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2025년 기준 아동학대 의심 사례는 413건에 달하지만 이를 담당하는 전담 공무원은 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아동학대 의심 사례 50건당 전담 공무원 1명을 배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세종시는 최소 8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실제 인력은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현재 구조에서는 담당 공무원의 개인 역량에 과도하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업무 부담이 커질수록 행정 판단의 정확성과 신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의 절차의 투명성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박 의원은 최근 진행된 아동학대 의심 사례 9건에 대한 학대심의회의가 약 2시간 만에 마무리된 사례를 언급하며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졌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한 사건당 평균 15개 정도의 혐의점이 있다고 가정하면 혐의 하나를 검토하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은 셈”이라며 “이 같은 심의 방식은 행정 판단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 절차 안내 부족 문제도 지적됐다. 보건복지부 지침에는 아동학대 조사 과정과 절차를 당사자에게 명확히 안내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사건 진행 상황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일부 사건은 당초 ‘일반 사례’로 분류됐다가 약 20일 후 ‘사례결정위원회 상정’으로 변경된 사례도 있었지만 판단 근거와 절차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심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회의록 작성이 이루어지지 않는 구조라면 행정 판단의 근거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박 의원은 “회의록이 없으면 이의 제기나 재심 요청을 위한 근거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며 “행정 투명성을 위해 회의 기록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성 확보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동학대 대응 업무는 피해 아동 보호뿐 아니라 가족 분리, 보호 조치 등 민감한 판단이 요구되는 분야인 만큼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 배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최소 7급 이상의 숙련된 공무원이나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배치해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아동보호 정책의 방향도 사후 대응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아동학대 대응의 핵심은 사후 처리보다 사전 예방”이라며 “시민 교육과 지역사회 안전망을 강화해 위기 상황에서 아이와 보호자가 행정을 신뢰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보호 정책은 행정의 신뢰와 직결되는 분야라는 점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대응 체계에서 인력 부족과 절차 불투명성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피해 아동 보호 시기를 놓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박 의원은 “가장 작고 약한 아이의 손을 먼저 잡아주는 행정이야말로 진정한 아동친화도시의 출발점”이라며 세종시 아동보호 행정의 전반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동 보호 행정에 대한 시민 신뢰가 흔들리면 위기에 처한 아이를 적기에 발견하고 보호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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