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세종, 소비·수출 ‘견조’…건설·고용·인구엔 경고등 켜졌다 - 2025년 3분기 소매판매 8.8%↑, 수출 15.6%↑…전국 평균 크게 상회 - 정보통신·부동산 성장 속 외식·서비스 물가 상승…체감경기와 괴리 우려 - 광공업·건설수주·고용률·인구 순이동은 동반 악화…청년층 지표 뚜렷한 부진
  • 기사등록 2025-11-17 16:18:33
기사수정

[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2025년 3분기 세종시 경제가 승용차·연료 판매와 정보통신·부동산 호조에 힘입어 소비(소매판매 8.8%↑)와 서비스업 생산, 수출(15.6%↑)은 개선됐지만, 광공업 생산(-0.7%)과 건설수주(-49.4%), 고용률(전년동분기대비 -1.0%p), 인구 순이동(-343명) 악화가 겹치며 ‘겉도는 성장, 속은 비어가는 구조’ 우려를 키우고 있다.


 ‘2025년 3/4분기 세종지역 소비(소매판매 8.8%↑)와 서비스업 생산, 수출(15.6%↑)은 견조했지만 광공업 생산(-0.7%)과 건설수주(-49.4%), 고용률(전년동분기대비 -1.0%p), 인구 순이동(-343명)에는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세종시의 실질적 경제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대전인터넷신문]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이 발표한 ‘2025년 3/4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전국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자동차 호조로 전년 동분기 대비 5.8%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보건·복지 중심으로 3.1% 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세종의 광공업 생산은 같은 기간 0.7% 감소해 전국 흐름과 반대로 움직였다. 전기장비 생산은 28.5%, 식료품은 4.6% 늘었지만, 전기·가스업(-17.9%), 음료(-68.2%)가 크게 줄며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충북(19.1%), 경기(15.9%), 광주(14.6%) 등이 반도체·전기장비를 앞세워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는 세종 산업 구조가 일부 업종과 공공에 치우친 탓에 경기 변동과 정책 환경에 따라 생산이 크게 출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에너지·음료 등 기초 제조 부문 부진이 이어질 경우 지역 내 제조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비스업 생산은 비교적 선방했다. 2025년 3분기 세종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분기보다 3.5% 증가해 전국 평균(3.1%)을 소폭 웃돌았다. 정보통신이 52.7% 급증하고, 부동산도 14.2% 늘며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예술·스포츠·여가(-4.5%)와 금융·보험(-3.7%)은 감소했다.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밀집한 세종의 특성상 정보통신·부동산 수요가 꾸준히 뒷받침되고 있지만, 문화·여가·금융 등 민간 서비스 소비 기반은 아직 충분히 확장되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민 체감 삶의 질과 직결되는 영역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양상이다.


세종 경제에서 가장 두드러진 지표는 ‘소비’였다. 2025년 3분기 세종의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분기 대비 8.8% 늘었다. 전국 평균 1.5%를 크게 상회하며, 증가세를 보인 11개 시·도 가운데 인천(5.5%), 대구(5.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업태별로 보면 승용차·연료소매점 판매가 37.4% 급증했고, 전문소매점도 2.5% 늘었다. 반면 슈퍼마켓·잡화점·편의점(-9.6%), 대형마트(-2.0%)는 감소했다. 차량 교체와 이동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일상 소비는 온라인·타 지역 쇼핑과의 경쟁, 점포 재편 등 구조 변화의 압박을 받는 모습이다.


건설경기는 정반대의 그림을 그렸다. 세종의 건설수주는 전년 동분기보다 49.4% 줄었다. 전국 평균이 26.5%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며, 제주(-69.7%), 강원(-60.0%)과 함께 전국 최상위권 감소 폭이다.


세종 내부에서는 공장·창고 등 건축(-37.4%)과 토지조성 등 토목(-72.8%)이 모두 줄어, 산업·주택·인프라 전 분야에서 신규 수주가 위축됐다. 2024년 3분기 589.5%, 2025년 1분기 362.3%라는 급증세 이후 나타난 조정이라는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했지만, 고금리와 분양시장 불확실성 속에 세종 건설투자가 확연한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수출은 뚜렷한 반등 흐름이 확인됐다. 전국 수출은 메모리 반도체·선박·승용차 호조로 6.5% 늘었고, 세종 수출은 15.6% 증가해 이를 크게 웃돌았다. 세종은 유선통신기기(-88.4%), 기타 인조플라스틱 및 동 제품(-32.7%) 수출이 줄었음에도 컴퓨터 주변기기가 8,563.4% 급증하고, 기타 화학제품이 61.4% 늘어 전체 수출을 끌어올렸다.


최근 몇 분기 연속 감소(-15.6%→-10.4%→-37.1%)를 기록하던 세종 수출이 다시 플러스로 전환한 점은 긍정적이다. 통신기기 중심이던 수출 구조가 IT·컴퓨터 주변기기와 화학 관련 품목으로 다변화되는 모습으로, 향후 충북 등 인근 첨단산업 벨트와의 연계 강화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수입은 줄었다. 전국 수입이 1.5% 증가한 것과 달리 세종 수입은 전년 동분기 대비 12.8% 감소했다. 컴퓨터 주변기기(37.0%), 기타 무기화합물(113.1%) 수입은 늘었지만, 쌀(-75.8%), 석탄(-27.1%) 수입이 크게 줄며 전체 규모를 낮췄다. 에너지·농산물 수입 감소는 국내 수급 조정과 함께 지역 산업·소비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고용시장 지표는 한층 어두웠다. 2025년 3분기 세종의 고용률은 64.8%로 전국 평균(63.5%)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전년 동분기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2024년 4분기 66.0%를 기록한 뒤 2025년 들어 64.0%→65.6%→64.8%로 등락하며 전반적인 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30대 고용률이 1.2%포인트 오르며 선방했지만, 15∼29세(-3.5%p), 40대(-1.7%p)에서 뚜렷한 약세가 나타났다.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청년·중년층 일자리에서 세종이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업률도 높아졌다. 세종의 3분기 실업률은 2.2%로 전년 동분기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수치상 전국 평균(2.2%)과 같지만, 전국이 보합(0.0%p)인 것과 달리 세종은 상승세다. 2024년 4분기 1.8%, 2025년 1분기 3.0%, 2분기 2.2%, 3분기 2.2%로 등락을 이어오며 전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세종은 15∼29세(1.7%p), 60세 이상(1.0%p)을 포함한 전 연령대에서 실업률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은 일자리 부족과 직무 미스매치, 고령층은 재취업 기회 부족과 임금 격차 등 구조적 문제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시민 체감은 다르다. 2025년 3분기 세종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분기 대비 2.1% 올라 전국 평균(2.0%)과 비슷한 수준이다. 석유류 가격은 0.6% 하락해 교통비 부담을 일부 줄였지만, 외식(4.7%)과 외식제외개인서비스(2.9%)가 큰 폭으로 올라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임금과 소득 증가가 물가 상승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식·개인서비스 물가 상승은 가계의 ‘지갑을 닫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통계상 안정된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압박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인구 흐름 역시 심상치 않다. 세종의 국내 인구 순이동은 2024년 3분기 1,181명, 4분기 915명, 2025년 1분기 838명, 2분기 35명으로 빠르게 둔화된 데 이어, 3분기에는 -343명으로 돌아서 순유출로 전환됐다.


연령대별로는 25∼29세(278명), 30∼34세(149명)에서 순유입이 계속되고 있지만, 20∼24세(-150명), 15∼19세(-109명)에서는 유출이 더 컸다. 같은 기간 인접 대전이 2,652명 순유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세종·대전 생활권 내에서 교육·일자리·문화 인프라를 둘러싼 도시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종합하면 2025년 3분기 세종 경제는 소비·서비스업·수출에서 ‘겉보기 성적’은 양호했으나, 광공업·건설·고용·인구에서 구조적 취약성이 동시에 드러난 분기였다. 승용차·연료 중심의 소비와 정보통신·부동산 성장만으로는 행정수도 세종의 장기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고, 건설투자 급감과 청년층 고용 부진, 인구 순유출이 겹칠 경우 성장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세종시가 앞으로 청년·가족 친화형 양질의 일자리 확충, 교육·문화·정주 인프라 강화, 건설·부동산 경기의 연착륙 관리, ICT·첨단 제조와 연계한 신산업 투자 유치 전략을 얼마나 속도감 있게 마련하느냐가 관건이다. ‘성장률은 높은데 사람이 떠나는 도시’가 될 것인지, ‘지속가능한 행정수도’로 도약할 것인지, 세종의 향후 선택과 정책 방향에 전국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5-11-17 16:18:33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최신뉴스더보기
유니세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