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황운하 의원이 세종시장 후보 등록을 미룬 채 단일화와 선거제 개편을 동시에 제안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를 협상력 확보와 선거 구도 주도권을 노린 전략적 선택으로 보는 해석이 확산되고 있다.
황운하 국회의원(조국혁신당, 국토교통위원회, 재선)과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이종승 위원장은 4월 14일(화) 오후 3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장 후보 단일화와 세종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공식 제안하고 있다. [사진-황운하 의원]
선거에서 ‘언제 출발하느냐’는 ‘어떻게 싸우느냐’만큼 중요하다. 황운하 의원은 아직 공식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와 선거제 개편이라는 두 가지 의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통상적인 선거 행보와는 다른 이 선택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가장 직접적인 해석은 ‘협상력 극대화’다. 후보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책임보다 선택의 여지가 넓다. 단일화 협상에 응할지, 독자 완주로 갈지 전략적 판단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 등록 이전 상태를 유지하면 협상 테이블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며 “조건을 제시하는 쪽이 아니라 판을 설계하는 쪽에 가까워진다”고 분석했다.
단일화 시점을 앞당긴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황 의원 측은 민주당 후보 확정 직후 협상 개시와 단기간 내 단일화 완료라는 일정까지 제시했다. 이는 협상 제안이라기보다 ‘시간표 설정’에 가까운 접근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상대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줄이고, 단일화 여부를 조기에 결정하도록 압박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후보 등록을 미루는 또 다른 이유로는 ‘정치적 부담 최소화’가 거론된다. 후보로 공식화될 경우 공약, 조직, 검증 등 여러 요소가 동시에 작동한다. 반면 등록 이전 단계에서는 메시지 중심 정치가 가능하다. 단일화, 정치개혁, 선거제 개편 등 큰 담론을 선점하며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중대선거구제 제안까지 더해지면서 전략적 의미는 더욱 확대된다. 시장 선거 단일화가 집행권력과 연결된다면, 선거제 개편은 의회 진출과 직결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단일화와 제도 개편을 동시에 제기함으로써 선거 전반의 판을 주도하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만 이러한 접근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별도의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종승 위원장의 참여 역시 같은 흐름에서 읽힌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인사가 단일화 요구에 동참하면서, 특정 정당이 아닌 ‘진영 전체 요구’라는 외형을 형성하는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당 외부 인사가 내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대한 논란도 함께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행보를 두고 황운하 의원과 이종승 위원장이 정치개혁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실제로는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개입’ 성격이 짙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후보 등록 이전 상태에서 단일화 시한까지 제시하고, 탈당 인사가 함께 압박에 나선 방식에 대해 “정당 간 협의라기보다 여론전 성격이 강한 접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치개혁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그 과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충분히 확보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물론 조국혁신당 측의 설명은 분명하다. 정치개혁과 대표성 확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세종이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다당제 확대와 선거제 개편은 장기적으로 논의돼 온 과제다. 다만 후보 등록을 미룬 상태에서 단일화까지 동시에 제안하는 방식에 대해선 명분과 전략이 교차하고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세종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보다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 선택이 실제 정책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유권자의 선택권과 대표성을 충분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여부다. 정치 일정과 전략이 앞서갈수록, 정작 시민 삶과 직결된 의제는 뒤로 밀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후보 등록을 미룬 채 단일화를 압박하는 방식은 분명 정치적 선택이다. 문제는 그 선택이 정치개혁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선거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계산으로 남을지에 있다. 유권자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단일화의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한편, 본지는 세종시장 선거 구도를 분석하는 기획 시리즈 1편에 이어 후속 기사에서는 민주당의 대응과 단일화 가능성을 이어서 다룰 예정이며 3편에서는 황 의원의 출마 여부를 심층취재할 예정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