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박완우 기자] 국세청이 4월 14일 간이과세 배제지역을 46% 축소하는 세정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최대 4만명의 세부담 완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세금계산서 발급에 제약으로 동시에 매출 감소 우려도 제기되며 제도 구조 개선 필요성까지 확산되고 있다.
간이과세 확대 정책으로 세금 부담은 줄지만 세금계산서 발급 제약으로 매출 감소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소상공인의 세금과 거래 간 구조적 딜레마를 표현한 이미지.[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국세청이 발표한 간이과세 확대 정책은 고물가와 소비 위축 속에서 소상공인의 세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간이과세는 일반과세자보다 낮은 세율과 간편한 신고 절차가 적용되는 제도로, 영세사업자의 납세 편의를 높이는 대표적인 세정지원 수단이다. 이번 조치로 기존 배제지역 1176곳 가운데 544곳이 해제되면서 해당 지역 사업자들도 간이과세 적용을 선택할 수 있게 됐고, 최대 4만명이 새롭게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번 정비는 단순한 세정지원 확대를 넘어 제도 적용의 형평성을 조정한 조치로 해석된다. 간이과세 배제지역은 일정 상권 내 사업자의 매출 규모가 크거나 탈루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매출액 기준과 관계없이 간이과세 적용을 제한해 온 제도다. 그러나 전통시장과 집단상가, 백화점, 호텔 등 상당수 상권이 경기 침체와 소비 감소로 쇠퇴하면서 실제 영세사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국세청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26년 만에 배제지역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전체 배제지역의 46.3%에 해당하는 544곳이 해제됐고, 특히 비수도권 전통시장과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조정 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는 지방 상권 위축과 지역경제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책 효과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간이과세자는 세율이 낮고 신고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세금계산서 발급에 제약이 있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거래 상대방이 사업자인 경우 매입세액 공제가 어려워지면서 거래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무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자 간 거래에서는 세금계산서 발급 여부가 거래 유지의 핵심 조건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간이과세 전환이 세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일부 업종에서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도 반응은 업종별로 엇갈린다. 음식점이나 소매업처럼 소비자 대상 거래가 중심인 업종은 간이과세 전환에 따른 세부담 완화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납품업이나 도매업, 용역업 등 기업 간 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거래처 이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소상공인 단체 관계자는 “세금은 줄어도 거래가 줄면 실질적인 경영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간이과세와 일반과세로 나뉜 현행 이원화 구조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현재 제도는 세부담 완화와 거래 편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로, 사업자의 업종과 거래 형태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갈린다.
이에 따라 간이과세자도 일정 범위 내에서 세금계산서 발급을 허용하는 등 보다 유연한 과세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세무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에서는 적용이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제도 개편을 전제로 다양한 방식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현재는 세금계산서 발급이 가능한 일반과세자를 이용할 경우 부가가치세 환급이 필요 없는 소비자까지 세금을 부담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어, 거래 형태와 세금 부담 간 불일치 문제도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간이과세를 선택하면 세부담은 줄지만 거래 자체가 제한되는 구조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세청은 간이과세 확대와 함께 선택권도 부여했다. 간이과세 적용 대상이 되더라도 사업자는 신고를 통해 일반과세를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세부담과 거래 구조를 고려해 사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이번 조치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세부담 완화와 거래 제약이라는 양면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단순한 적용 확대를 넘어 제도 구조 자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 유연한 과세 체계로의 전환 없이는 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세금 완화’에 그치고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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