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이 16일 서울에서 열린 국토공간 대전환 정책 간담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행정수도특별법 제정과 지방교부세 확대 등 재정지원 방안을 건의하며 "세종시 재정위기는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균형발전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16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제 국토공간 대전환 정책 간담회. [사진-국무조정실 제공]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이 새 정부를 향해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법적·재정적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특히 세종시가 행정수도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현행 지방재정 체계에서는 구조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지방교부세 확대와 국가 차원의 재정지원 체계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당선인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국토공간 대전환 정책 오찬간담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광역자치단체장 당선인, 정부 부처 장·차관들에게 세종시 현안을 설명하며 ▲공모사업 중심 국비 지원 체계 개선 ▲지방교부세 확대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토공간 대전환 정책 논의의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김 총리는 앞서 열린 제3차 국토공간 대전환 범정부 추진협의회에서 "이제는 지방정부와 함께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나아갈 시점"이라며 국토공간 대전환을 수도권 일극 중심 구조를 바꾸고 지역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경제권과 생활권을 구축하는 국가전략 과제라고 강조했다.
조 당선인은 "현재 중앙부처의 공모사업 방식은 지방정부의 행정력과 재정을 과도하게 소모시키고 있다"며 "지역 특성과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협약형 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비중 있게 제기한 사안은 세종시 재정 문제였다. 세종시는 정부세종청사와 다수 중앙행정기관이 입주한 행정수도이자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이 추진되는 국가 전략도시다. 그러나 행정수도 기능 확대에 비해 재정 기반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세종시의 2025년 보통교부세는 1,159억 원 수준에 그쳤다. 반면 제주특별자치도는 정률제 적용으로 연간 약 1조8천억 원 규모의 교부세를 확보하고 있으며, 공주시의 지방교부세는 3,986억 원 규모에 달한다.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행정수도 기능을 수행하는 세종시의 재정 규모가 충분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세종시의 단층제 행정체계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종시는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국 유일의 단층제 자치단체지만 현행 지방교부세 제도는 광역과 기초가 분리된 일반 지자체 구조를 전제로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광역과 기초 행정수요를 동시에 부담하면서도 교부세 산정에서는 관련 수요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종시의회도 올해 결의안을 통해 도로관리와 환경보호 등 필수 기초 행정수요가 산정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보통교부세 산정방식 개편과 재정 특례 확대를 촉구한 바 있다.
재정 부담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국가상징구역 조성 등이 본격화되면 교통·치안·문화·복지·행정지원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조성한 공원과 도로, 복합커뮤니티센터 등 공공시설이 단계적으로 세종시에 이관되면서 유지관리 비용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를 두고 "국가가 만든 도시를 지방정부가 유지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지만 이후 운영과 유지관리, 보수 비용은 대부분 세종시 재정이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건비와 시설관리비, 보수비용이 누적되는 구조여서 국가 차원의 지원 없이는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조 당선인은 "현재 국세의 19.24%인 지방교부세를 최소 21% 수준까지 확대해야 지방정부가 국가 정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며 "새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도 결국 지방정부의 재정 역량이 뒷받침돼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국회에서도 지방교부세 확대 논의가 진행 중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달희 의원은 올해 4월 지방교부세율을 현행 19.24%에서 2031년까지 29.24%로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방교부세 확대 논의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배경에도 지방재정 악화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다만 지방교부세 확대만으로 세종시 재정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본지가 앞서 분석한 지방재정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는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법인세 등 자체 세입이 제한적인 반면 인구 증가와 행정 기능 확대에 따라 교통·교육·복지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결국 교부세 확대와 함께 행정수도 기능 수행 비용을 국가가 분담하는 별도의 재정지원 체계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토공간 대전환 정책의 성공 여부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성장거점 육성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행정수도 세종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세종시의 재정 기반 강화는 지역 현안을 넘어 국가균형발전 전략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당선인은 "세종시 재정위기는 단순한 지방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행정수도특별법 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조 당선인은 "행정수도특별법은 행정수도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국가 지원 체계를 제도화하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올해 반드시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는 행정수도특별법이 제정되더라도 재정지원 체계가 함께 마련되지 않으면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시대에 늘어나는 행정 수요와 기반시설 유지 비용을 세종시가 계속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당선인은 서울 체류 기간 동안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지방교부세 확대, 행정수도특별법 제정, 국가 재정지원 확대 방안 등을 집중 건의할 계획이다.
김민석 총리가 강조한 국토공간 대전환이 수도권 중심 구조를 바꾸는 국가 프로젝트라면, 조상호 당선인이 제기한 세종시 재정위기 해소와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은 이를 현실로 구현하기 위한 선결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시대를 앞둔 상황에서 세종시 재정 문제는 더 이상 지방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라 국가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완성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정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