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조상호 세종시장이 조치원과 충북 오송을 연계해 인구 20만 명 규모의 자족도시로 육성하겠다는 북부권 구상을 제시한 가운데, 현재 두 지역 인구가 9만553명인 것으로 나타나 산업·일자리·주택·교통과 광역협력을 아우르는 실행계획 마련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조상호 세종시장이 조치원과 충북 청주 오송을 연계해 인구 20만 명 규모의 자족도시로 육성하겠다는 북부권 발전 구상을 제시했다. 2026년 8월 31일 기준 조치원읍 4만949명과 오송읍 4만9,604명을 합친 인구는 9만553명으로, 20만 명까지는 10만9,447명이 더 필요하다. 사진은 조 시장과 조치원·오송의 주요 도시·산업·교통 기반을 기사 내용에 맞춰 구성한 이미지.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AI 제작]
조상호 세종시장이 조치원읍과 충북 청주시 오송읍을 연계해 인구 20만 명 규모의 자족도시로 육성하겠다는 북부권 발전 구상을 시정의 주요 지역전략으로 제시했다. 조 시장의 구상은 지난 7월 조치원읍에서 열린 취임 후 첫 시민과의 대화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당시 조 시장은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조치원과 인근 오송을 연계해 인구 20만 명 규모의 역동적인 자족도시로 육성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구상은 일회성 현장 발언에 그치지 않았다. 세종시는 지난 4일 집현동을 끝으로 25개 읍면동 시민과의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조치원과 오송을 연계한 20만 자족도시 육성과 북부권 종합개발계획을 주요 지역 발전 구상으로 다시 제시했다.
조 시장은 조치원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치원이 오늘의 세종시가 있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행복도시를 넘어 조치원과 북부권의 새로운 미래 발전상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조 시장이 주목한 곳은 조치원과 인접한 오송이다. 국가산업단지와 택지를 함께 개발하는 오송의 전략을 거론하면서 도시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조치원에도 오송과의 상생발전과 행정수도로서 세종이 갖는 이점을 반영한 종합개발계획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조치원과 오송을 연계하는 구상이 구체화될 경우 지리적으로 인접한 두 지역을 행정구역 경계를 넘어 생활·산업 측면에서 연결하는 광역 발전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다. 하지만 ‘인구 20만 자족도시’라는 목표와 현재 인구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2026년 8월 31일 기준 조치원읍 인구는 4만949명, 오송읍은 4만9,604명이다. 두 지역을 합친 인구는 9만553명이다. 세대수는 조치원읍 2만1,184세대, 오송읍 2만4,072세대로 모두 4만5,256세대다. 세대당 인구는 각각 1.93명과 2.06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인구를 단순 합산하면 조 시장이 제시한 20만 명까지는 10만9,447명이 부족하다. 현재 두 지역 합산 인구보다 약 120.9%가 추가로 늘어나야 하며, 20만 명은 현 인구의 약 2.21배에 해당한다. 따라서 조치원과 오송을 하나의 연계권역으로 설정하는 것만으로 20만 명 규모의 자족도시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보다 10만 명 이상 많은 인구를 수용하려면 대규모 인구 유입을 이끌 산업과 일자리, 주택, 교통망과 교육·의료·생활 인프라가 함께 확충돼야 한다.
무엇보다 ‘20만’이라는 숫자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필요하다. 현재 공개된 구상에서는 조치원과 오송을 연계해 20만 명 규모의 자족도시로 육성하고 북부권 종합개발계획을 마련한다는 방향은 제시됐지만, 20만 명을 언제까지 달성할 것인지와 단계별 인구 목표, 어느 지역에 얼마의 인구를 수용할 것인지, 필요한 주택과 일자리를 얼마나 공급할 것인지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단순한 인구 증가보다 중요한 것은 ‘자족’ 기능이다. 인구와 주택만 늘고 주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구조라면 자족도시라는 정책 목표와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북부권 종합개발계획에는 조치원 자체의 산업과 일자리 창출 방안이 핵심적으로 담길 필요가 있다. 오송의 산업·연구·교통 기능과 조치원의 산업·상업·주거·문화 기능을 상호 보완적으로 연결하면서 조치원 자체의 자족기능도 함께 확충해야 한다.
교통망 역시 핵심 과제다. 조치원과 오송이 실질적인 연계 생활권으로 기능하려면 주민들이 직장과 주거, 교육, 의료, 상업시설 등을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 광역교통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북부권 종합개발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조치원 내부 교통뿐 아니라 오송과 연결되는 대중교통과 도로망, 기존 철도 인프라와의 연계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기존 조치원 도심을 어떻게 살릴지도 중요하다. 시민과의 대화 당시 주민들은 인구 유입을 통한 조치원 활성화와 함께 도시재생사업으로 조성된 도도리파크, 1927아트센터, 문화정원 등 기존 거점시설의 활용도를 높여 달라고 요구했다. 조 시장은 청년과 문화를 중심으로 유동인구를 확대하고 이미 확보된 성장거점을 적극 활용해 성과를 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향후 북부권 개발이 신규 주택이나 외곽 개발에만 집중될 경우 기존 조치원 도심과 상권으로 효과가 충분히 확산되지 않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신규 개발과 기존 상권·문화시설을 연결해 조치원 전체의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도시계획이 필요한 대목이다.
행정수도 완성 과정도 북부권 발전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국회세종의사당 등 행정수도 기능 확대가 진행되면 세종의 인구와 경제·생활권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행정수도 기능 확대가 곧바로 조치원 인구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새롭게 발생하는 인구·기업·기관 수요를 북부권으로 연결할 산업·주거·교통 정책이 뒤따라야 실제 효과가 조치원까지 확산될 수 있다.
또 하나의 관건은 세종시 혼자만의 계획으로 조치원·오송 연계 구상을 완성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조치원은 세종특별자치시, 오송은 충북 청주시라는 서로 다른 지방정부의 행정구역에 속한다. 세종시가 북부권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더라도 오송지역 산업·주거·교통정책을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실질적인 광역 생활·산업권을 구축하려면 청주시와 충북도가 참여하는 협력체계가 필요하다. 교통망과 산업기능 연계, 생활 인프라 공동 이용 등 행정구역을 넘어서는 분야에서 어떤 공동사업을 추진할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정책의 실행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조치원과 오송이 비슷한 시설과 기능을 경쟁적으로 확충하기보다 각 지역의 강점을 연결하면서 서로 부족한 기능을 보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동시에 조치원이 오송의 단순한 배후 주거지역에 머물지 않도록 자체적인 산업과 일자리 기반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 시장이 7월 처음 제시한 조치원·오송 20만 자족도시 구상을 25개 읍면동 시민과의 대화를 마친 뒤에도 북부권 핵심 발전방향으로 다시 제시했다는 점에서 정책의 방향성은 확인되고 있다.
이제 관건은 구상을 실행계획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현재 9만553명인 조치원·오송 인구를 20만 명 규모로 확대하려면 목표연도와 인구 산정 근거, 단계별 인구 유입 계획, 산업·일자리 창출 규모, 주택 공급량, 조치원~오송 광역교통망, 기존 조치원 도심 활성화, 청주시·충북도와의 협력체계가 종합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조치원과 오송의 연계가 현실화되면 세종 북부권 발전축을 행정구역 내부에 머물지 않고 충북 오송까지 확장하는 광역발전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인구 20만이라는 목표만 제시한 채 산업과 일자리, 주택, 교통을 연결할 실행계획과 지방정부 간 협력체계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선언적인 청사진에 머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조치원·오송 20만 자족도시의 성패는 ‘20만 명’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20만 명이 일하고 거주하며 소비할 수 있는 도시 기능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에 달려 있다. 향후 세종시가 마련할 북부권 종합개발계획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이 담길지가 조상호 시정의 지역균형발전 구상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