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제439회 국회 정기회에서 여야가 개헌을 놓고 입장차를 드러낸 가운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세종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강조한 지 닷새 만에 국회에서 개헌 추진을 제안하면서 향후 개헌 의제에 ‘행정수도 세종’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서 대표발언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후 7일 제439회 국회 정기회 제3차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실 가능한 개헌’ 추진을 제안했다. 사진은 3일 김 대표의 국회 발언 장면으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이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다시 정치권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면서 세종의 ‘행정수도 헌법 명문화’가 향후 개헌 논의에 포함될지가 지역의 핵심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제439회 국회 정기회 제3차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개헌의 출발점으로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을 제시했다.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국민이 원하는 수준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대표의 국회 개헌 제안이 세종에서 주목되는 이유는 불과 닷새 전 그가 세종에서 행정수도 완성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 2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2026 더불어민주당 세종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행정수도와 국가 균형발전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님의 꿈, 이해찬 총리의 의지 그리고 민주당의 비전을 반드시 완성시키고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에 대해서도 “당에서 더 꼼꼼하게 챙겨가겠다”며 행정수도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시민이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도시 기능까지 예산 측면에서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세종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강조한 집권당 대표가 닷새 뒤 국회에서 개헌을 공식 제안했다는 점에서 향후 개헌 논의가 세종의 행정수도 지위 문제로까지 확장될지가 관심사다.
다만 김 대표가 7일 대표연설에서 제시한 주요 개헌 과제 가운데 ‘행정수도 세종’의 헌법 명문화를 별도의 과제로 공식화한 것으로 확인되지는 않는 만큼, 현 단계에서 민주당의 개헌 추진과 행정수도 명문화를 하나의 확정된 의제로 해석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개헌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차도 변수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제4차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며 현 정부에서 추진되는 개헌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의 발언을 국민의힘이 ‘행정수도 세종’의 헌법 명문화 자체에 반대했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이날 발언은 현 정부의 개헌 추진에 대한 입장으로, 행정수도 세종의 헌법 명문화를 직접 반대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행정수도 헌법 명문화를 개헌 방식으로 추진하려면 여야 간 폭넓은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 헌법 제130조에 따르면 국회가 헌법개정안을 의결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회를 통과한 개헌안은 이후 국민투표에서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세종의 행정수도 문제에서 개헌이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2004년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 결정이 자리하고 있다.
헌재는 2004년 10월 21일 서울이 수도라는 점을 우리 헌법체계상 전제된 불문의 관습헌법 사항으로 판단하고, 이를 헌법개정 절차 없이 법률로 변경한 것이 국민의 헌법개정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수도 전체를 충청권으로 이전하려던 신행정수도 구상은 중앙행정기관을 이전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방식으로 전환됐고, 세종특별자치시 출범과 정부 부처 이전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이 추진되는 데다 중앙행정기관의 추가 이전까지 본격화하면서 세종의 실질적인 행정수도 기능을 강화하는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현재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 추진되는 ‘행정수도특별법’과 ‘행정수도 헌법 명문화’는 법적으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특별법을 통해 세종의 행정수도 기능과 국가기관 이전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문제와 헌법 개정을 통해 수도 또는 행정수도의 헌법상 근거를 마련하는 문제는 법적 성격과 절차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행정수도특별법 제정만으로 2004년 헌재 결정에서 제기된 수도의 헌법적 문제가 해소되는지는 향후 제정될 법률의 구체적인 내용과 헌법적 판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반면 헌법 개정을 통해 수도 또는 행정수도에 관한 근거를 명문화할 경우 2004년 헌재 결정 이후 이어진 수도의 헌법적 지위 문제를 입법적으로 다룰 수 있는 새로운 헌법적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 구체적인 법적 효과는 실제 개헌 조문의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정부가 추진하는 세종의 행정수도 기능 강화와 헌법상 수도 지위 문제를 구분하면서도 함께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 등은 현행 법률과 정책에 따라 각각 추진되는 사안인 만큼 개헌 여부와 곧바로 동일시할 수 없다. 따라서 개헌 논의의 향방과 별개로 현재 추진 중인 세종의 행정수도 기능 강화 사업이 어떤 일정과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도 중요한 과제다.
결국 제439회 정기국회에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개헌 논의가 5·18 민주화운동 등의 헌법 전문 수록과 권력구조 개편을 넘어 국가균형발전과 행정수도 문제까지 확대될지가 세종으로서는 핵심 관전 포인트다.
세종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강조한 집권당이 향후 개헌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행정수도 세종’을 어떤 방식으로 다룰지, 개헌에 부정적인 제1야당과 행정수도 문제에서는 별도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향후 논의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