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권혁선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선거법상 이른바 ‘깜깜이 기간’에 들어가면서 여론조사 인용 보도와 판세 분석 기사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법원은 여론조사 수치를 직접 적시하지 않더라도 특정 후보의 우세나 당선 가능성을 전달하는 표현 역시 위법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앞두고 한 유권자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모습을 시각화한 이미지.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전 6일부터는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인용보도가 제한되면서 선거보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1항은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 투표 마감 시각까지 선거와 관련한 정당 지지도 또는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일반 여론조사뿐 아니라 모의투표나 인기투표 형태도 포함된다.
현행법상 이 기간에는 단순 수치 공표뿐 아니라 특정 후보의 우세·열세를 사실상 전달하는 표현도 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언론 보도와 정치권 발언 모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법원은 2003도2230 판결에서 공직선거법상 ‘선거에 관하여’라는 표현에 대해 “당해 선거를 위한 선거운동이 되지 않더라도 해당 선거를 동기로 하거나 빌미로 하는 등 선거와 관련이 있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판단했다. 직접적인 선거운동이 아니더라도 선거와 관련성이 인정되면 공직선거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또 광주고법은 2010고합451 결정에서 “오차범위를 넘어선 우세”라는 표현 자체가 특정 후보가 상대 후보를 분명히 앞서고 있다는 의미를 전달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최다 득표자가 당선되는 교육감 선거 특성상 이러한 표현 역시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공직선거법상 ‘공표’ 개념 역시 폭넓게 해석되고 있다. 의정부지법과 서울고법, 대법원 판단에서는 공표가 반드시 구체적인 수치를 적시해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법원은 ‘우세’, ‘경합’, ‘추격’ 등 판세 표현이라도 여론조사 결과를 사실상 원용해 전달한 경우에는 여론조사 공표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모든 정치적 평가나 현장 묘사가 곧바로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 선거 현장에서 유세장 분위기, 시민 반응, 후보 동선 등을 단순 전달하는 수준은 일반적인 선거보도 영역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토대로 특정 후보의 우세·열세 또는 당선 가능성을 분석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민심이 돌아섰다”, “압승 분위기”, “대세론 형성”, “골든크로스”, “당선 안정권”, “오차범위 밖 우세” 등의 표현은 여론조사 결과를 연상시키거나 판세 전달 효과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후보가 정책을 발표했다”,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유세를 진행했다”, “공약을 설명했다” 등 사실 전달 중심 표현은 상대적으로 법적 위험성이 낮은 편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정당·후보자 자체 조사 결과를 기사화하는 행위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8항과 제12항은 미등록 여론조사 또는 후보자·정당 자체 조사 결과의 공표·보도를 제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직선거법 제256조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 제한 규정을 위반한 경우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261조는 미등록 조사 결과 공표 등에 대해 과태료 부과 규정을 두고 있다.
언론계 안팎에서는 선거 막판일수록 여론 흐름이나 판세 분석보다 검증 가능한 사실 전달 중심 보도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선거보도 실무에서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등록 여부와 조사 개요 공개 여부 등을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무적으로는 단순히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독자가 특정 후보의 우세나 당선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는 표현인지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거법 전문가들은 “깜깜이 기간에는 여론조사 수치뿐 아니라 판세를 암시하는 표현 역시 법적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책과 공약, 투표 참여 정보 등 객관적 사실 중심의 선거보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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