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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가꾸기 작업자 명단 따로·현장 따로…산림청 관리체계 ‘구멍’ - 화천 풀베기 현장서 작업원 명단·실제 투입인력 불일치…산림청도 사실관계 확인 - 최대 영업정지 6개월·과징금 4천500만원 제재수단에도 현장서 사전 차단 못해 - 전자 출역관리·변경신고·불시점검·준공·정산 연계 등 실질적 관리체계 필요
  • 기사등록 2026-09-05 1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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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강원 화천군 풀베기 사업에서 제출된 작업원 명단과 실제 현장 인력이 다른 사례가 적발되면서 산림청이 점검 강화와 규정 개선을 약속했지만, 이미 제재수단이 존재하는 만큼 실제 작업자를 확인하고 위반을 즉시 걸러낼 관리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숲가꾸기 사업 현장에서 작업원 명단과 실제 투입인력이 다른 사례가 확인되면서 산림사업 인력관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났다. 사진은 작업원 명단과 숲가꾸기 현장을 토대로 기사 내용을 시각화한 AI 제작 이미지다.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AI 제작]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산림사업 현장에서 발주기관에 제출된 작업원 명단과 실제 일하는 사람이 다른 사례가 확인되면서 숲가꾸기 사업의 인력관리 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 산림청은 현장점검 강화와 관련 규정 개선을 약속했지만 단순한 점검 확대만으로 같은 문제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KBS춘천은 지난 2일 강원 화천군 풀베기 사업 현장에서 작업원 명단에 없는 외국인 노동자가 작업하고, 반대로 명단에 등록된 작업자가 실제 작업에 투입되지 않은 사례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1945년생 80대 등이 작업자 명단에 포함된 사례도 알려지면서 명단의 신뢰성 문제까지 불거졌다.


산림청도 명단과 실제 현장 인력이 달랐다는 핵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산림청은 4일 공식 설명자료를 통해 지난 7월 4일 지방자치단체 등에 사업장 안전관리 강화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화천군이 안전관리 점검을 벌이는 과정에서 일부 산림사업법인이 작업원 운영계획서와 다르게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안을 외국인 노동자 고용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본질을 흐릴 수 있다. 산림청 설명자료에는 해당 외국인 노동자의 체류·취업자격 위반 여부가 제시돼 있지 않다. 현재 확인된 핵심은 노동자의 국적이 아니라 사업자가 제출한 작업원 운영계획서와 실제 현장에 투입된 사람이 달랐다는 데 있다.


산림청은 업체가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벌점 부과 외에도 관련 서류 미제출에 대한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최대 영업정지 6개월 또는 과징금 4천500만원을 부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오히려 산림사업 인력관리 체계에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강력한 제재수단이 이미 존재한다면 왜 작업원 운영계획서와 실제 투입인력이 다른 상태로 사업이 진행됐고, 기존 현장 관리 과정에서는 이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산림청 설명대로라면 이번 사안은 단순히 ‘제재할 규정이 없다’는 문제와는 성격이 다르다. 제재수단이 있음에도 명단과 실제 인력의 불일치가 발생했다면 새로운 규정을 추가하기에 앞서 기존 인력관리와 현장점검, 위반 적발 이후 행정처분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산림청은 이번에 적발된 산림사업법인에 실제 시정명령이 내려졌는지, 시정명령이 내려졌다면 업체가 이를 이행했는지,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 등 후속 행정처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번 설명자료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제재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로 제재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위반사항이 확인되더라도 자료 제출 요구와 시정명령, 행정처분으로 신속하게 이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높은 수준의 과징금과 영업정지 규정을 마련해 놓아도 현장에서의 예방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산림사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실제 작업자를 확인하는 것은 단순한 출석관리 차원의 문제도 아니다. 풀베기와 숲가꾸기 현장에서는 예초기와 기계톱 등 위험 장비가 사용되고 산악·급경사지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작업자의 신원과 안전교육 여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산업재해 예방과도 직결된다.


명단에 없는 사람이 작업하다 사고를 당한다면 해당 작업자가 필요한 안전교육을 받았는지, 사업자와 어떤 고용관계에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명단에는 이름이 있지만 실제로 일하지 않았다면 해당 인물이 왜 작업원 운영계획에 포함됐는지도 규명해야 한다.


특히 실제 작업하지 않은 사람이 명단에 포함된 이유가 단순 행정착오인지, 사업 참여에 필요한 인력요건과 관련된 것인지, 사업비 정산 등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부정수급이나 횡령 등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사업비와의 관련성을 검증 대상에서 제외할 이유도 없다.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발주기관은 작업원 운영계획서와 실제 출역자가 달랐다면 해당 차이가 계약조건이나 사업비 산정·정산 등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산림청의 후속대책도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 산림청은 “앞으로 산림청과 지자체는 풀베기 등 숲가꾸기 사업장 점검을 통해 현장 인력 관리를 강화하고 관련 규정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설명자료에는 어떤 규정을 언제까지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화천과 같은 사례가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는지를 조사할 것인지, 실제 작업자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


단순히 현장점검 횟수를 늘리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 점검이 예고되거나 특정 시점에만 이뤄진다면 사업기간 전체의 인력운영 실태를 확인하기 어렵다. 일회성 점검에서 벗어나 실제 작업자가 누구인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우선 전자 출역관리 체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업 시작 전 작업자를 등록하고 실제 작업일마다 출역 여부를 확인해 발주기관에 제출된 작업원 운영계획서와 대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산림지역의 통신환경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고려해 GPS 상시추적이나 과도한 생체정보 수집보다는 QR코드나 모바일 본인확인, 통신 불가능 지역에서는 오프라인 기록 후 전송하는 방식 등을 활용하면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작업자 변경 즉시 신고제다. 산림현장에서는 질병이나 기상 상황, 개인사정 등으로 당초 예정된 작업자를 교체해야 할 수 있다. 인력 변경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작업 시작 전에 변경자를 등록하도록 하고 긴급한 경우 일정 시간 내 사후신고하도록 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세 번째는 출역기록과 안전관리 기록을 연계하는 방안이다. 실제 현장에 투입된 사람이 필요한 안전교육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고용·보험 관련 사항과 대조한다면 서류상의 작업자가 아닌 실제 작업자를 중심으로 안전관리가 가능해진다.


네 번째는 불시점검을 실질화하는 것이다. 모든 산림사업장을 동일한 빈도로 점검하기보다 작업자 변경이 지나치게 잦거나 과거 위반 이력이 있는 업체, 관련 자료 제출이 지연되는 사업장 등을 위험군으로 분류해 집중 점검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다섯 번째는 이번 화천 사례를 계기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발주 풀베기·숲가꾸기 사업에 대한 특별 표본점검을 실시하는 방안이다. 이번 문제가 일부 사업자의 일탈인지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인지부터 파악해야 정확한 개선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표본점검에서 작업원 명단과 실제 출역자의 불일치가 반복적으로 발견되면 해당 업체의 다른 사업장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작업원 운영계획서와 실제 출역자료, 안전교육 기록, 계약 및 사업비 정산자료 등을 교차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여섯 번째는 준공·사업비 정산과 실제 출역 확인을 연계하는 방안이다. 사업 완료 후 대금을 지급하기 전에 작업원 운영계획과 실제 출역기록, 인력 변경신고 내역 등을 확인하도록 하면 작업원 명단이 사업 착수 때 한 번 제출하고 끝나는 행정서류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만 산림사업의 계약방식과 사업비 산정기준이 사업마다 다를 수 있는 만큼 실제 출역인원만을 기준으로 사업비를 일률적으로 조정하기보다는 계약조건과 인력운영 의무가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확인하는 검증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사업자뿐 아니라 감독체계도 점검해야 한다. 작업원 운영계획서를 제출받고 사업현장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실제 작업자가 다른 사실을 적기에 확인하지 못했다면 사업자의 책임과 별개로 발주기관과 감독·감리 과정에 관리 공백은 없었는지도 살펴야 한다.


산림청은 이번 사안에 대해 최대 영업정지 6개월 또는 과징금 4천500만원이라는 제재수단이 존재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제재 규정의 존재를 설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 적발된 사업자에게 기존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사례가 화천에 국한된 문제인지 확인하기 위한 점검 범위와 작업원 관리방식 개선안, 시행 시기까지 제시해야 산림청이 밝힌 ‘현장 인력 관리 강화’의 실효성을 평가할 수 있다.


화천에서 드러난 ‘명단 따로, 현장 따로’ 문제는 단순한 행정서류 오류로 치부하기 어렵다.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사업에서 누가 실제로 일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안전관리와 사업 품질, 계약 이행과 예산집행의 적정성까지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이 이번 일을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은 또 하나의 서류가 아니다. 작업자 등록부터 실제 출역, 인력 변경, 안전관리, 현장점검과 준공·정산까지 서로 연결되는 관리체계다. 이번 ‘명단 불일치’ 논란이 일회성 점검으로 끝날지 산림사업 인력관리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지는 산림청의 후속조치에 달렸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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