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24회째에도 반복된 숙제…조치원복숭아축제, “이제는 바꿔야” - 방문객 11만 명·복숭아 1만8525박스 판매…외형 성장에도 품질·폭염·주차 문제 반복 - 농협 “B·C급 출하” 지적에 농가 반박…본지 현장 측정서 판매품 일부 10~11브릭스 - 푸드트럭 편의시설 부족·조치원 대표 파닭은 공주 업체…지역경제 선순환도 과제
  • 기사등록 2026-09-15 04:50:08
기사수정

[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세종시가 14일 제24회 세종조치원복숭아축제 성과보고회를 열었지만 품질·폭염·주차·판매동선과 지역업체 참여 등 해마다 지적된 문제가 다시 제기되면서, 내년에는 평가보다 실질적인 개선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14일 세종시청에서 개최된 2026복숭아축제 성과보고에서 축제 성공을 위한 다양한 문제점이 제시됐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방문객 11만 명, 복숭아 1만8525박스 판매, 직접 경제효과 약 33억 원. 지난 7월 열린 제24회 세종조치원복숭아축제가 외형적 지표에서는 성장했지만 24회째 이어진 축제인 만큼 매년 반복되는 문제를 더 이상 ‘개선 과제’로만 남겨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공식 성과보고회에서 나왔다.


세종시는 14일 오후 5시부터 6시 40분까지 시청 집현실에서 조상호 시장과 박성수 경제부시장, 세종시의회 김효숙·윤성규 의원, 농협과 복숭아 생산농가, 지역업체, 시민사회·관계기관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축제 성과와 문제점, 내년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시에 따르면 올해 축제 방문객은 약 11만 명으로 지난해 10만7천 명보다 늘었다. 지난해 방문객 집계에 포함됐던 조치원 왕성길 행사를 올해는 운영하지 않았는데도 전체 방문객이 증가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복숭아 판매량은 지난해 1만5270박스에서 올해 1만8525박스로 약 21% 증가해 당초 목표인 1만7천 박스를 넘어섰다. 방문객 설문 등을 토대로 산출한 직접 경제효과는 약 33억 원으로 추산됐지만 방문객과 판매량 증가라는 외형적 성과 뒤에서는 축제가 24회째를 맞도록 되풀이된 문제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조상호 시장부터 복숭아 판매장 바닥과 이동약자 접근성 문제를 직접 지적했다. 올해 판매장 일부 바닥에 깔린 파쇄석이 휠체어 이용자 등의 이동과 복숭아 운반에 불편을 줬다는 것이다. 조 시장은 “휠체어나 장애인들 접근성, 복숭아를 올리고 내리고 할 때 불편한 문제는 그거는 진짜로 꼭 좀 해결해야 되겠다”며 “판매장의 공간의 바닥면 파석 방식으로는 같이 그대로 해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


고질적인 주차와 판매동선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주차장과 판매장이 떨어져 있어 여러 박스의 복숭아를 구매한 방문객들이 차량까지 직접 운반해야 했고 판매장 혼잡으로 구매 과정도 불편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박상필 NH농협은행 세종본부장은 복숭아를 들고 주차장까지 이동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을 아쉬운 점으로 꼽으면서 판매장을 주차장과 가깝게 배치하거나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차량에 복숭아를 실어주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이날 보고회에서는 축제장에서 판매한 복숭아 품질을 놓고 농협과 생산농가 측의 시각차가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장경일 조치원농협 조합장은 농협이 판매를 대행한 일부 물량에서 선별과 중량, 품위 등에 문제가 있었다며 “명품 복숭아를 조치원의 얼굴로, 세종의 얼굴로 만들려면 정말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좋은 거는 다 개별 판매하고 축제 때는 A급이 안 들어오고 B급, C급이 들어온다”며 “축제의 목적은 홍보와 판매에 주안점이 돼야 하는데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러나 본지가 수년간 조치원복숭아 생산·판매 현장을 취재한 결과 이 문제를 단순히 농가가 좋은 복숭아는 개별 판매하고 낮은 품질의 복숭아를 축제장에 내놓는 구조로만 규정하기에는 생산·유통 현장의 사정이 복합적이다.


본지가 취재한 지역 우수농가들의 경우 당도가 높고 품질이 좋은 복숭아는 출하시기에 기존 고객의 택배 주문 물량조차 모두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몰린다. 축제 개최 시기가 본격적인 출하철과 겹치면서 기존 주문을 처리하고 별도의 대량 물량까지 축제장에 공급하기 어려운 농가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축제장에서 높은 품질의 복숭아를 안정적으로 판매하려면 농가의 출하 의지나 품질관리 문제로만 돌리기보다 우수농가가 기존 주문 물량에 지장을 받지 않으면서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가격과 물량, 선별·수매 방식 등 공급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


농가와 복숭아 관련 단체 측은 농가가 의도적으로 낮은 품질의 복숭아를 출하했다는 취지에는 반박했다. 출하 기준에 따라 선별했고 당시 장마 영향으로 당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농가 측 참석자는 “거기에 출하하는 사람들은 세종의 복숭아축제 성공을 위해서 굉장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며 “B급을 내는 그런 사람들은 없다”고 말했다.


본지가 축제 당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도 품질 문제를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볼 필요성을 보여줬다. 본지가 축제장에서 판매 중인 복숭아 일부의 당도를 측정한 결과 10~11브릭스 수준이었다. 반면 같은 날 우수농가에서 별도로 구입한 이른바 ‘파지’ 복숭아에서는 14~17브릭스가 측정됐다. 당도만 놓고 보면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선별된 복숭아에서 축제장 판매 상품 일부보다 높은 수치가 나온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본지는 당시 우수농가에서 외관이나 상품성 등을 이유로 정상 판매품에서 제외한 복숭아도 직접 확인했다. 당시 현장에는 세종시 농업 관련 국·과장과 언론인 등도 함께 있었다. 다만 복숭아 당도는 품종과 숙도, 수확시기, 강우량, 개별 과실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본지 측정 역시 전체 판매 물량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는 아니다. 이를 특정 농가나 축제장에서 판매된 복숭아 전체의 품질 문제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결국 ‘농가가 좋은 복숭아를 내느냐, 나쁜 복숭아를 내느냐’보다 축제에서 어떤 품질의 복숭아를 어떤 가격으로 확보하고 어떤 기준으로 선별해 소비자에게 판매할 것인지에 있다. 118년 역사의 조치원복숭아를 대표하는 축제라면 소비자가 축제장에서 구입하는 상품이 지역 복숭아의 품질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 상품’이어야 한다. 우수농가가 기존 주문 물량에 지장을 받지 않으면서 축제에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가격·수매·물량 확보 체계를 만드는 것이 행정과 농협, 생산자단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폭염 대응에서도 시설을 설치했다는 성과와 방문객이 실제 체감한 편의 사이에는 짚어볼 대목이 있었다. 본지가 축제 당시 현장을 확인한 결과 푸드트럭 주변에는 이용객들이 편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 햇빛가리개 등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폭염 속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 문제는 이날 보고회에서도 푸드트럭 운영자의 발언을 통해 제기됐다. 운영자는 식음료 공간에 테이블을 확보하기 어려워 상당수 고객이 서서 음식을 먹었고 어린이 등은 바닥에 앉아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특히 해당 운영자는 세종시가 당초 관련 편의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행사 현장에서도 여러 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은 향후 시의 구체적인 설명과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방문객 폭염 대응을 위해 설치한 살수용 분무시설의 실제 운영도 아쉬움을 남겼다. 본지가 현장에서 확인한 일부 시설은 방문객이 이용하는 공간보다 부스나 식당 종사자 쪽으로 분무 방향이 전환돼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폭염 대응시설을 몇 대 설치했는지만 성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방문객이 실제 필요한 장소에서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관리했는지까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건 축제에서 지역 업체와 상권이 얼마나 실질적인 혜택을 받았는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날 보고회에서는 조치원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알려진 ‘왕천파닭’ 판매에 관내 업체가 아닌 공주시 소재 업체가 참여했다는 문제가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윤성규 의원은 “이번에 파닭도 세종시가 판매를 했었죠. 그 파닭 어디 업체가 왔습니까? 공주 업체가 왔지 않습니까?”라며 “파닭은 조치원에서 유명한데 공주 업체가 와서 파닭을 판다.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여기에서부터 하나하나 체크하고 넘어가야 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관외 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축제 참여를 제한할 수는 없다. 전문성과 가격, 운영능력, 모집·계약 조건 등에 따라 외부 업체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 특산물인 조치원복숭아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전면에 내건 축제에서 조치원을 상징하는 대표 먹거리까지 외지 업체가 판매했다면 어떤 방식과 기준으로 참여업체가 결정됐는지, 관내 업체에 참여 기회가 충분히 제공됐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행사 운영업체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참석자는 “관내 축제입니다. 세종시 축제입니다”라며 외지 업체들의 지역 축제 참여 문제를 거론하고 지역 업체의 역량이 부족하다면 협업 등을 통해 경험과 실적을 쌓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시가 제시한 직접 경제효과 약 33억 원의 의미와도 연결된다. 방문객의 지출을 경제적 성과로 제시한다면 그 가운데 실제 얼마가 조치원과 세종지역 농가·상인·업체에 돌아갔는지를 함께 분석해야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복숭아 구매 고객에게 조치원 전통시장이나 주변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고 전통시장·관광지와 축제를 연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홍익대·고려대 등을 주차 거점으로 활용해 축제장과 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순환형 셔틀버스를 운행하자는 제안도 제시됐다.


20·30대와 외국인 방문객을 겨냥한 판매방식 변화도 제안됐다. 기존 3㎏ 박스 중심에서 벗어나 여러 품종을 소량으로 구성하거나 한두 개씩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 구매와 운반 부담을 낮추자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날 성과보고회에서 가장 뼈아픈 지적은 폭염과 주차, 판매동선, 물량 등의 문제가 올해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한 참석자는 “폭염과 판매, 동선 그리고 물량 부족 이런 것들이 매년 나왔던 얘기들”이라며 “작년 거 한번 들여다볼까요? 재작년 거 들여다볼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가 살펴야 될 거는 이 얘기들이 매년 나오는데 얘기만 하면 뭐하냐? 개선을 했느냐, 아이디어가 뭐냐, 특이한 게 뭐냐, 킬링 콘텐츠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성과보고회가 잘된 점과 문제점을 반복 확인하는 자리에 머물 것이 아니라 전년도 평가에서 제기된 문제 가운데 무엇을 개선했고 무엇을 해결하지 못했는지, 해결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까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평가체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년 충청권에서 열리는 국제대학스포츠대회와 복숭아축제를 연계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선수단과 관계자 등이 세종에 머무는 기회를 활용해 개최 시기와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외국인들에게 조치원복숭아를 알리자는 것이다. 반면 국제대학스포츠대회라는 일회성 호재보다 복숭아축제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24회 역사의 축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독자적인 콘텐츠와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시는 이날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내년도 축제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복숭아산업 전담체계와 품질경진대회 검토를 비롯해 판매장 개선, 폭염 대응, 주차·셔틀체계, 소포장 상품 개발, 지역상권 연계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올해 축제는 방문객 11만 명과 복숭아 1만8525박스 판매, 직접 경제효과 약 33억 원이라는 외형적인 성과를 냈다. 그러나 24회째에도 품질·폭염·주차·판매동선 등 익숙한 문제가 다시 등장했다는 사실은 이제 평가보다 실행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성과보고회의 진짜 평가는 보고서의 점수가 아니라 내년 축제 현장에서 판가름 난다. 우수 복숭아가 축제장에 공급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축제에서 발생한 소비와 사업 기회가 지역 농가·업체·상권으로 돌아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세종조치원복숭아축제의 다음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6-09-15 04:50:08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최신뉴스더보기
유니세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