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교육부와 대교협이 유웨이어플라이 전산장애로 2027학년도 수시 원서접수를 마치지 못한 최대 1,200여 명에 대한 구제에 나선 가운데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나 대교협이 원서접수 시스템을 직접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2027학년도 대입 수시 원서접수 전산장애와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 장관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육부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원서접수 시스템을 직접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국회방송 화면 캡처]
2027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을 앞두고 발생한 유웨이어플라이 전산장애로 접수를 완료하지 못한 수험생에 대한 구제가 시행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민간 대행업체 중심의 대입 원서접수 체계와 정부의 관리·감독 방식도 재검토 대상으로 떠올랐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산장애는 지난 11일 오후 5시 50분부터 오후 6시 20분경까지 발생했다. 일부 수험생은 이 과정에서 원서를 저장하거나 전형료를 결제하지 못하는 등 접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원서접수 마감시간은 오후 6시였지만 장애 발생에 따라 오후 7시까지 연장됐다. 그러나 일부 수험생은 연장 안내를 확인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끝내 접수를 완료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2027학년도 수시 원서접수 261만여 건 가운데 시스템 장애로 접수를 완료하지 못한 학생이 최대 1,2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최대 1,200여 명이 모두 최종 구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14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의 질의에 실제 구제 대상은 최대 추정치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판단한다는 취지로 답하고, 신청이 마무리돼야 정확한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제 여부를 가르는 핵심은 장애 당시 실제 원서접수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전산기록’이다. 먼저 장애 발생 시간대 유웨이어플라이에 로그인해 지원하려던 대학의 원서를 작성하거나 저장하는 등 접수 절차를 진행한 기록이 있고, 지원 전형과 모집단위 등 최종 원서 정보가 확인되는 수험생은 구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장애 시간대 유웨이어플라이에 접속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느 대학의 어떤 전형과 모집단위에 지원하려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원서 작성·저장 등 실제 접수 진행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한다.
유웨이어플라이 장애로 당초 지원하려던 대학에 원서를 접수하지 못하고 다른 대행사인 진학어플라이를 이용해 불가피하게 다른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도 구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장애 시간대 유웨이어플라이에서 원서접수를 진행했던 기록과 함께 11일 오후 6시까지 진학어플라이를 통해 다른 대학에 지원한 원서접수 정보가 확인돼야 한다. 관련 전산기록을 통해 시스템 장애와 다른 대학 지원 사이의 관련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원서 작성 등을 마치고 전형료 결제까지 시도했지만 전산장애로 최종 접수 완료 처리가 되지 않은 경우도 구제 대상이다. 결제 시도 등 관련 전산기록이 남아 있어야 한다.
반면 장애 발생 시간대 원서 작성·저장·제출 또는 결제 시도 등 접수 진행 이력이 전혀 없다면 구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산장애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사후에 새로운 지원 기회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구제 대상자로 인정되더라도 대학이나 모집단위를 새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정상적으로 접수를 완료한 수험생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전산기록으로 확인되는 지원 모집단위를 변경하지 않는 범위에서 구제한다.
결국 이번 구제는 전산장애가 없었다면 정상적으로 완료됐을 기존 지원 절차를 복원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장애 이후 경쟁률 등을 확인한 뒤 대학이나 모집단위를 새롭게 선택할 수 있는 추가 지원 기회를 제공하는 조치는 아니다.
구제 신청은 14일 오전 9시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유웨이어플라이 홈페이지에 마련된 구제 신청 게시판을 통해 진행된다.
유웨이어플라이와 해당 대학은 신청자의 원서 작성·저장·제출과 결제 시도 등 전산기록을 확인한 뒤 구제 대상자에게 접수 절차를 개별 안내한다. 안내받은 수험생은 16일 오후 10시까지 해당 대학에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구제 대상 수험생의 확인 근거와 처리 결과도 기록·관리해 정상적으로 접수를 완료한 수험생과의 형평성과 구제 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피해 수험생에 대한 구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접수시간 연장 과정에서 일부 대학의 경쟁률이 이미 공개되면서 수험생 간 정보 형평성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마감 전 경쟁률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지원을 결정한 수험생과 경쟁률이 공개된 뒤 접수할 수 있었던 수험생 사이에는 지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이에 따라 대학별 원서접수 연장 기간 중 경쟁률이 노출된 대학에 신규 접수한 수험생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조사 결과 불공정 사례가 발견되면 추가 조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민간 대행업체를 중심으로 운영돼 온 대입 원서접수 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이번 사고가 수험생 개인의 대학 지원 기회뿐 아니라 입시 공정성 문제로까지 확대되면서 원서접수 시스템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관리해야 하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문제는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제기됐다. 서범수 의원이 민간업체에 맡기고 있는 원서접수 시스템을 교육부나 대교협이 직접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하자 최 장관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직접관리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장관은 당시 원서접수 마감시간을 오후 7시까지 1시간 연장한 결정과 관련해서도 대교협과 논의한 뒤 자신이 최종적으로 지시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고등교육평생실장을 반장으로 하고 대교협이 참여하는 대책반을 구성해 수험생 피해와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대응에 나섰다. 최 장관도 국회에서 학생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향후 책임질 일이 있다면 장관이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우선 대입 원서접수 마감 직전 이용자가 집중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과 장애 발생 시 원서 작성·저장·결제 기록을 보존하고 복구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요구된다.
접수시간 연장과 경쟁률 공개에 대한 통일된 기준 마련도 과제로 남았다. 전산장애로 마감시간이 변경될 경우 경쟁률 공개를 어떻게 처리할지, 연장시간의 신규 접수를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지 등에 대한 공통 기준이 없다면 유사 사고 때 수험생 간 형평성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
수험생 안내체계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고에서는 마감시간을 1시간 연장했지만 연장 안내를 확인하지 못해 접수를 마치지 못한 사례가 확인된 만큼 장애와 마감시간 변경 사실을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비상 안내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다만 이번 장애의 구체적인 원인과 책임 소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교육부와 대교협이 현재 유웨이어플라이 원서접수시스템의 장애 원인과 실태를 조사하고 있는 만큼 특정 기술적 원인이나 업체의 책임을 현 단계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원서접수시스템 전반을 조사한 뒤 필요할 경우 수사 의뢰 등 법적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과 원서접수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의 평가는 최대 1,200여 명 가운데 실제 몇 명이 구제됐는지를 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대입이라는 중대한 절차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수험생의 지원 기회와 입시 공정성을 동시에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지가 핵심이다. 최 장관이 교육부·대교협의 직접관리 가능성까지 언급한 만큼 향후 정부가 내놓을 원서접수 체계 개편과 재발방지책의 구체성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