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납품대금 미지급 행정조치 10건 중 7건 ‘무용지물’…미지급액 100억 원 돌파 - 4년간 미지급액 100억 8천만 원, 평균 지연 137일·최장 497일 - 중기부, 65개 기업에 개선요구했지만 70% 여전히 불이행 - 조달청 “체불 이력 기업도 낙찰”…공공기관 관리 부실 논란
  • 기사등록 2025-10-14 08:11:08
기사수정

[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재관 의원(충남 천안을·더불어민주당)은 중소벤처기업부가 납품대금 미지급 기업에 ‘대금 지급하라’는 행정조치를 내리고도 70% 이상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14일 밝혔다. 4년간 미지급액은 100억 8천만 원에 달했으며, 평균 지연일수는 137일, 최장 497일로 드러났다.


정부차원의  납품대금 지급 행정명령에도 최근 4년간 미지급 금액이 100억 원을 넘은 것으로 학인되면서 정부정책의 허술함이 그대로 노출됐다. [대전인터넷신문]

중소벤처기업부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수·위탁 거래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납품대금 미지급이나 약정서 미발급 등 불공정 행위를 적발하면 개선을 요구하거나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재관 의원실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수위탁 실태 정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납품대금을 60일 이내 지급하지 않아 행정조치를 받은 기업은 총 65곳이었다. 이 중 중기부가 ‘미지급 대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한 39개 기업 가운데 실제로 대금을 지급한 곳은 11곳(28%)에 불과했다. 나머지 28곳(72%)은 여전히 미지급 상태였다.


해당 기업들의 미지급 금액은 총 100억 8천만 원으로 집계됐으며, 평균 지급 지연일수는 137일에 달했다. 일부 기업은 최대 497일까지 대금 지급을 미루는 등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현행법상 중기부의 시정명령은 강제력이 없어 실질적 제재가 어렵다. 미이행 기업에 대한 조치도 기업 명단 공표나 공정거래위원회 통보에 그치는 수준이다. 실제로 영업정지 등 실효성 있는 처분을 받은 기업은 전체 65곳 중 단 1곳뿐이었다. 전문가들은 “미이행 기업에 대한 입찰 자격 제한이나 공공기관의 구매 제한 등 실질적 불이익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대기업 및 공공기관뿐 아니라 지자체 발주 사업, 민간위탁 공사 등 전체 수·위탁 거래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이 체감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다.


세종지역의 한 건설현장의 경우, 원청사가 납품대금을 수년째 결제하지 않았음에도 조달청을 통해 또다시 공공공사를 낙찰받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하도급업체의 임금 체불과 자재대금 미결제가 반복되고 있으나, 행정조치나 입찰제한 같은 실질적 제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조달청의 관리 부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납품대금 미지급 또는 상습 체불 이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입찰 적격심사 단계에서 감점 또는 제한 조치를 받는 것이 마땅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조달청은 여전히 기업의 신용평가나 재무제표 등 ‘형식적 기준’ 위주로 평가하고 있어, 상습 체불 기업이 또다시 공공공사를 낙찰받는 일이 빈번하다.


업계 관계자는 “체불 이력이 있는 기업에 대해 적격심사만 강화해도 미지급 문제는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며 “조달청이 영리 위주의 평가에만 집중한다면, 결국 정부의 ‘상생협력’ 정책 자체가 국민적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관 의원은 “피해 기업이 제때 정당한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중기부뿐 아니라 조달청도 입찰 과정에서 체불 이력 기업에 대한 적격심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납품대금 미지급은 중소기업의 경영 불안정뿐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의 신뢰를 훼손한다”며 “행정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 개정이나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납품대금 미지급은 단순한 계약 위반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중기부의 시정명령과 조달청의 입찰관리 모두 ‘형식적 행정’에 그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협력업체와 근로자에게 돌아간다. 이제는 정부가 상습 미지급 기업을 공공조달 시장에서 배제할 실질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5-10-14 08:11:08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최신뉴스더보기
유니세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