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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예산 부족” 내세웠지만 수십억 불용… 산불·병해충 대응 총체적 부실 드러나 - 국정감사서 ‘셀프 추천’ 인사 논란 이어 예산 집행 부실까지 - 산불·병해충 방제 실효성 지적… “예산 없다더니 불용액 수십억 원” - 드론 감시율 0.6%, 산불진화대 고령화 심각… 구조적 개혁 요구
  • 기사등록 2025-10-21 13: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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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종합/최대열기자] 10월 20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인사 논란에 이어 예산 집행 부실, 산불·병해충 대응력 부족 등 산림청의 전반적 관리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예산이 부족해 방제가 미흡했다”는 산림청의 해명이 불용액 수십억 원 발생으로 뒤집히면서 정책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번 산림청 국정감사의 핵심은 인사와 예산, 그리고 재난 대응의 구조적 부실이었다. 첫 번째 쟁점은 청장 인사 절차 논란이다. 김인호 산림청장은 자신을 국민추천제에 직접 추천했다는 이른바 ‘셀프 추천’ 의혹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을 받았다. 야당 의원들은 “특정 인맥 중심의 폐쇄적 인사 구조가 산림청의 정책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절차상 문제없다”며 “자기소개 형식의 추천서 작성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감 이후에도 ‘절차 투명성’에 대한 의혹은 가시지 않았다.


두 번째 쟁점은 산불과 병해충 대응의 실효성이었다. 최근 5년간 산불예방 시스템의 실질 탐지율은 0.67%로, 2 376건 중 단 16건만이 조기 포착됐다. 산불진화대 평균 연령이 62세에 달해 현장 대응력 약화도 지적됐다. 특히 소나무재선충병은 15개 시·도 137개 시군으로 확산됐지만, 방제 예산은 2017년 814억 원에서 2022년 559억 원으로 30% 이상 축소됐다. 이에 대해 정희용 의원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재해 방제를 늦췄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날 국감의 세 번째 쟁점은 예산 불용 문제였다. 산림청은 “예산 부족으로 방제사업이 지연됐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집행되지 못한 불용액이 80억~2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특회계 불용액만 88억 9 300만 원, 국유재산관리특별회계 불용액은 236억 원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예산이 부족하다며 사업을 줄이면서 남긴 예산이 있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기획 단계부터 부실하거나 집행 관리가 미흡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김 청장은 “사업 대상지 확보가 늦어져 집행이 지연된 것일 뿐 고의적인 불용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예산을 제때 집행하지 못해 방제 시기를 놓친 것이 결과적으로 피해를 키운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초 강원·경북 지역 대형 산불로 3만 6 000ha 이상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산불진화체계 개선 예산이 연속 삭감된 점은 구조적 문제로 꼽혔다.


이 밖에도 산림조합과 산림사업 간 유착, 이른바 ‘산림 카르텔’ 의혹도 지적됐다. 일부 조합이 사업 설계부터 감리까지 독점적으로 수행하며 경쟁입찰이 제한된 점이 보고됐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산림청이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도 실질적 견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산림사업 전반의 투명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국정감사는 산림청이 ‘예산 부족’을 핑계로 실질적 대책을 외면해왔다는 점을 드러냈다. 인사 절차 불투명, 예산 집행 부실, 방제 대응력 약화 등은 단순한 행정착오가 아니라 시스템적 실패로 평가된다. 산림청이 향후 불용액 관리 강화와 방제 인력·장비 확충, 산림사업 투명화 등 구조적 개혁에 나서지 않는다면, 매년 반복되는 산불·병해충·산사태 피해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변명이나 해명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개선과 책임 있는 행정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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