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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원자재 가격 상승을 핑계로 가격 올리고 탈세한 생활 미착형 업체 55곳 세무조사 - 가공식품·농축수산물·외식·예식·장례 등 55곳, 탈루 혐의 8천억 원 - 현금 매출 누락·원가 부풀리기·특수관계법인 거래 정황 적발 - 국세청 “민생 침해 탈세 엄정 대응…시장 교란 행위 차단”
  • 기사등록 2025-09-26 0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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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국세청은 25일 원자재 가격 상승을 빌미로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가공식품, 농축수산물, 외식, 예식·장례 업체 등 55곳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탈루 혐의액은 8천억 원 규모에 달하며, 국세청은 민생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국세청이 25일  원자재 가격 상승을 빌미로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생활밀착형 업체 55곳에 대해 세무조사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사진-e브리핑]

국세청(조사국장 민주원)은 이날 오전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근 고금리·고환율 등 불확실성 속에서 국민 생활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일부 업체들이 이를 빌미로 가격을 부당 인상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가공식품 제조·판매업체, 농축수산물 납품·유통업체, 외식 프랜차이즈 본부, 예식·장례 업체 등 생활밀접 업종 55곳이 포함됐다.


민주원 국장은 “가공식품 업종에서 탈루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혐의 금액은 8천억 원 수준이며, 일부 업체는 단일 사례로도 1천억 원대 탈세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세무조사 결과, 가공식품 업체들은 특수관계법인에서 원재료를 고가 매입하거나 허위 직원 등록을 통한 인건비 부풀리기로 소득을 축소 신고했다. 농축수산물 업체들은 무자료 거래, 거짓 세금계산서 수취, 차명계좌 활용으로 매출을 누락했다. 프랜차이즈 본부는 가맹비와 교육비, 인테리어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았으며,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재료를 시세보다 높게 책정했다. 예식·장례 업체는 현금 결제를 조건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해 매출을 축소하고 외주 용역비를 허위 계상했다.


브리핑 이후 질의응답에서는 탈세 구조와 규모에 대한 구체적 설명도 이어졌다. 국세청은 프랜차이즈 사례와 관련해 “전국 1천 개 전후의 가맹점을 둔 대형 브랜드가 포함됐다”며 “수백억 원 규모의 매출 누락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 폭에 대해서는 “가공식품 업체의 경우 10% 이상 가격을 올린 곳이 다수였고, 일부 품목은 최대 30%까지 인상됐다”며 “예식·장례 업종은 평균 15~20%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일반적인 탈세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에 대해 국세청은 “물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다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원가와 인건비를 허위 계상해 편법적으로 이익을 취한 점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는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민생 침해형 탈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농축수산물 유통 구조 개선 대책에 대한 질문에는 “거래 증빙이 면제되는 제도를 악용한 경우가 많았다”며 “범정부 차원의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예식·장례 업종의 현금 결제 관행에 대해서는 “현금영수증 의무 발급 제도가 정비돼 있지만, 소비자의 자발적 신고가 중요하다”며 “과태료 부담이 큰 만큼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① 가공식품 제조업체 A사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15% 올렸으나, 실제로는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원재료를 고가에 매입한 뒤 비용을 부풀려 신고했다. 사주 일가가 설립한 인력공급 업체에 허위 직원으로 등록해 급여를 챙기는 방식으로 인건비도 과다 계상했으며, 사주 개인의 토지 개발비와 아파트 인테리어 비용을 법인 자금으로 처리했다.


② 농축수산물 유통업체 B사

실제 거래하지 않은 농산물을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매입한 것처럼 꾸며 거짓 계산서를 수취했다. 소비자 현금 결제분은 차명계좌로 입금받아 매출에서 누락했으며, 특수관계법인의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을 대신 부담하기도 했다.


③ 커피 프랜차이즈 본부 C사

원두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음료 가격을 10% 이상 인상했다. 그러나 원재료를 특수관계법인에서 비싸게 매입해 이익을 분여하고, 가맹비·교육비·인테리어 디자인 사용료 등은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아 수백억 원 규모 매출을 누락했다. 가맹점과 공동 부담해야 할 광고비도 본부가 전액 부담한 것처럼 신고했다.


④ 예식장 D사

대관료와 식대를 20% 올리면서, 외주 업체로부터 용역을 받은 것처럼 꾸며 비용을 허위 계상했다. 예식 당일 현금 결제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해 매출을 축소했으며, 드레스·메이크업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알선 수수료와 사무실 임대료도 매출에서 누락했다.


⑤ 장례식장 E사

신관 증축 후 장례 서비스 요금을 인상했으나, 외주 용역업체로부터 운구차를 이용한 것처럼 꾸며 거짓 계산서를 수취했다. 상주가 조의금으로 현금 결제하는 관행을 이용해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았고, 외주 용역업체로부터 받은 소개비 수입도 누락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가 단순한 탈세 단속을 넘어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민주원 국장은 “민생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는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다”며 “앞으로도 생활물가와 직결된 분야에서의 탈세를 철저히 검증해 국민 부담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물가 불안 시기에 세무조사가 집중적으로 발표되는 점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표출되고 있다. 실제로 명절이나 연말연시처럼 민감한 시기에 조사 결과가 공개될 때마다, 일시적 여론 진화용이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랐고 업계에서는 “정책적 해결보다 강압적 단속으로 문제를 덮는 방식”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국세청의 발표 시점이다. 물가가 불안정한 시기마다 대규모 세무조사가 반복되면서 ‘정책적 대안 대신 강압적 단속에 의존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명절 때마다 발표되는 세무조사가 사실상 여론 무마용”이라며 불만을 터뜨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무조사가 민생 안정 차원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보복성 논란을 피하려면 투명성과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경제전문가는 “개별 사례별 혐의 금액과 조사 방식, 법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선택적 조사’라는 오해를 차단할 수 있다”며 “물가 인상과 탈세가 어떤 인과관계로 이어졌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세무조사만으로는 물가 안정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농축수산물 유통 증빙 디지털화, 프랜차이즈 가맹비 구조 개선, 현금 결제 관행 제도 보완 등 구조적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도 현금영수증 의무 발급제, 소비자 자발적 신고제 등 기존 제도를 활용해 현금 누락 관행을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단속과 함께 사전 예방 중심의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는 민생 침해형 탈세 차단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동시에 생활물가 안정과 연결시키려는 성격이 혼재돼 있다. 전문가들은 “세무조사 자체는 탈세 방지 효과가 뚜렷하지만, 물가 안정 대책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투명성 강화와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이번 조치가 일시적 단속에 머물지, 실질적인 민생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정부의 후속 대응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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