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대전/최대열 기자] 유등교 가설교 공사에서 비KS 중고 복공판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토교통부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을 통해 긴급점검에 착수할 예정이다.
대전시 유등교 중고 복공판 사용을 두고 여야 정쟁으로 비화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민단체는 여야 정쟁구도가 아닌 시;민 안전을 위한 실질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전인터넷신문]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행정 편의가 시민 안전보다 우선됐다”고 비판했고, 대전시 건설관리본부와 철도건설국은 “설계 단계에서 이미 중고 자재 사용이 반영됐고, 품질시험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아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논란은 행정 절차의 문제를 넘어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는 장철민 의원의 문제 제기를 계기로, 10월 중순부터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을 중심으로 유등교 가설교 현장에 대한 긴급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점검은 ▲가설공사용 복공판의 KS 규격 준수 여부 ▲품질시험 시점 및 절차의 적법성 ▲국토부 ‘가설공사 일반사항’과 ‘건설공사 품질시험기준’상의 사전 안전점검 체계 작동 여부를 핵심 점검 항목으로 삼을 예정이다.
이번 점검은 「건설기술 진흥법」 제57조 제5항에 근거해 시행된다. 국토부 장관은 건설자재의 품질 적정성을 직접 확인하고, 부적합 판정 시 시정 명령이나 관계 기관 조치 요청을 내릴 수 있다.
◆장철민 의원 “공사 끝나고 검사? 시민안전 뒷전된 행정”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은 국정감사에서 “비KS 중고 복공판을 사용하고, 자재 반입 전이 아닌 공사 마무리 시점에 품질검사를 의뢰한 것은 명백한 절차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토부의 ‘가설공사 일반사항’은 사전 품질검사를 필수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 같은 사례는 행정 편의주의의 전형이며, 시민의 생명보다 공사 일정이 우선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유등교는 매일 수천 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생활 인프라인데, 안전 관리가 사후 형식 절차로 대체됐다”며 “국토부 점검이 보여주기식이 아닌 책임자 문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시 “절차상 문제는 과장… 안전 이상 전혀 없어”
이에 대해 대전시 건설관리본부장 박제화와 철도건설국장 김종명은 13일 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언론 차담회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 본부장은 “복공판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중고 자재 사용이 명시된 사항으로, KS 인증이 없더라도 국토부 ‘가설공사 일반사항’에 따라 품질시험에서 적합 판정을 받으면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김 국장은 “복공판 3,300매 중 17매를 무작위로 선정해 두 차례 품질시험을 진행했으며,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공사 일정상 시급성이 있었지만, 공사와 시험을 병행하며 안전 기준을 준수했다”고 덧붙였다. 대전시는 “유등교 개통 전 안전점검을 완료했고, 24시간 원격 계측 시스템으로 교량의 기울기와 변형을 상시 감시 중”이라며 “시민의 불안을 자극하는 정치적 공세보다는, 사실에 기반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점 충돌: “사전검증 부실” vs “결과적 안전 확보”
이번 논란의 본질은 ‘사전 절차의 충실성’과 ‘결과적 안전성’ 간의 대립이다. 장 의원은 “사전검증이 부실하면 결과의 안전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절차 중심’의 논리를, 대전시는 “모든 시험 결과가 적합하고 구조적 안전이 확보됐다”며 ‘결과 중심’의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시설의 안전은 결과보다 절차의 투명성과 예방 중심 관리가 중요하다”며 “양측이 서로를 비난하기보다, 행정 절차와 실질적 안전 확보가 동시에 작동할 수 있는 구조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치적 배경, 논란의 온도 높여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문제를 제기한 장철민 의원이 야당(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대전시를 이끄는 이장우 시장이 여당(국민의힘) 소속이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여당 의원이 야당 단체장의 행정을 비판하면서 정치적 긴장감이 커졌다”고 분석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시민 안전 문제를 정쟁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행정과 정치의 책임이 교차하는 지점”이라며 “여야를 떠나 시민 안전과 공공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 “정치보다 안전이 먼저… 협력의 계기로 삼아야”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논란의 본질은 정치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신뢰”라며 “정쟁으로 흐를수록 시민 불안만 커진다. 이번 사안을 행정의 투명성과 예방체계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안전 점검은 정치적 공세의 수단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개적 검증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며 개선방향으로 첫째, 공공공사 품질검사 결과 공개 의무화 – 시청 홈페이지 등에 시험성적서 상시 공개, 둘째, 시민 참여형 공공시설 점검단 도입 – 교량·터널 등 주요 시설물 정기점검 시 시민 감시단 참여, 셋째 비KS 자재 사용 사전 승인제 강화 – 중고 자재 사용 시 국토부 및 감리기관의 사전 승인 필수, 넷째 여야 협치형 ‘공공안전 협의체’ 구성 – 정치적 입장을 초월해 안전기준을 논의하는 협력 구조 마련 등을 제안했다.
이 관계자는 “누가 옳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행정 절차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등교 가설교 논란은 단순히 자재 문제를 넘어 ‘지방정부의 절차적 책임’과 ‘국가 안전관리의 신뢰’라는 이중 과제를 드러냈다. 국토부 점검 결과가 문제의 방향을 결정짓겠지만, 정치적 공방으로 흐른다면 시민이 느끼는 불신은 더 깊어질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비판이 아닌 협력, 그리고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시민이 얼마나 안전한가”를 중심에 둔 행정이다.
이번 사안은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신뢰의 문제다. 행정과 정치가 협력해 투명하고 예방 중심의 공공안전 체계를 세우는 것, 그것이 유등교 논란이 남긴 가장 중요한 교훈일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