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고용노동부가 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령과 해석지침을 확정하고 3월 10일부터 시행하기로 하면서 원·하청 교섭 기준이 구체화됐지만 노동계와 재계는 현장 혼선과 책임 범위를 둘러싼 우려를 동시에 제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의결과 3월 10일 시행 등 주요 내용을 합성한 그래픽.[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정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심의·의결하고, 개정 법률 시행일에 맞춰 다음 달 10일부터 함께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은 한 차례 재입법예고를 거쳐 현장 적용 기준을 보완한 최종안이다.
개정 시행령의 핵심은 원·하청 관계에서 단체교섭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교섭단위 분리·통합 기준을 구체화한 데 있다. 노동위원회가 교섭단위를 결정할 때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과 원청의 영향력, 사업 운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정부는 별도로 사용자 범위 판단 기준을 담은 해석지침도 마련했다. 해석지침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조적으로 지배하거나 결정하는 경우 사용자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계약 구조, 업무 지휘·명령 여부, 인사·노무관리 관여 정도 등을 주요 판단 요소로 제시했다.
고용노동부는 “하청 노동자의 실질적 교섭권을 보장하고 원·하청 간 책임 있는 교섭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구체적 기준과 사례 중심의 지침을 함께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계와 재계 모두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노총은 시행령과 지침이 사용자 책임을 좁게 해석하는 근거로 작용할 경우 노동자의 교섭권이 제한될 수 있다며 운영 과정에서의 추가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계는 사용자성 판단이 개별 사안별로 달라질 수 있어 원청 책임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입장이다. 원청을 상대로 한 직접 교섭 요구가 확대될 경우 산업 현장의 갈등과 경영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금속노조는 최근 현대차·기아 등 13개 원청사를 상대로 143개 하청노조가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히는 등 원청 대상 교섭 요구가 확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시행 초기 혼선을 줄이기 위한 지원책도 병행한다. 노동부는 법률·노사관계 전문가로 구성된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를 운영하고, 원·하청 상생교섭 컨설팅과 현장 질의 대응 체계를 통해 적용 사례를 지속적으로 축적할 계획이다.
노란봉투법 시행은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 확대라는 정책 취지와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 우려가 맞물린 가운데 추진된다. 제도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 판단과 현장 교섭 사례가 축적되는 과정이 향후 노사관계 안정과 제도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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