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 기자] 국세청이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의 체납세금을 소멸해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는 ‘생계형 체납자 체납액 납부의무 소멸 제도’를 3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자영업 침체와 상가 공실 문제가 이어지는 세종시에서도 장기 체납으로 경제활동이 막힌 폐업 자영업자들에게 재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세청이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의 체납세금을 소멸해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는 ‘생계형 체납자 체납액 납부의무 소멸 제도’를 3월부터 시행한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제작]
국세청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못한 생계형 체납자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체납액 납부의무 소멸 제도’를 3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실태조사를 통해 징수가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폐업 영세자영업자의 체납세금 납부의무를 소멸시키는 제도다. 체납으로 인해 경제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납세자에게 다시 사업이나 취업을 시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다.
최근 경제지표상 경기 회복 흐름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가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폐업 규모는 2021년 81만9천 명, 2022년 80만 명, 2023년 91만1천 명, 2024년 92만5천 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사업 부진으로 인한 폐업 역시 2021년 37만5천 명에서 2024년 47만 명으로 늘어나 자영업 구조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사업 실패 이후 세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장기간 체납 상태가 지속되면서 정상적인 경제활동 자체가 제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국세가 체납되면 납세증명서 발급이 제한돼 금융기관 대출이나 자금 조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또 체납액이 150만 원 이상이면 납부지연가산세가 부과돼 체납액이 계속 증가하게 된다. 체납액이 500만 원 이상인 경우에는 금융기관에 신용정보가 제공돼 신용도가 하락하거나 신용카드 발급이 제한될 수 있으며 사업 허가 제한이나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제약 때문에 장기 체납자의 경우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부도나 폐업 등으로 체납이 발생한 뒤 장기간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 계좌 압류와 신용 제한 등으로 임금을 받을 방법이 없어 일용직 노동조차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제도가 이러한 장기 체납자들에게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제도 적용 대상은 2025년 1월 1일 이전 발생한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체납액이다. 가산세와 강제징수비도 포함된다.
다만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실태조사 이전 모든 사업을 폐업해야 하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체납액 납부가 곤란하다고 인정돼야 한다.
또 실태조사 기준 체납액이 5천만 원 이하이어야 하고 폐업 직전 3년간 사업소득 총수입금액 평균이 15억 원 미만이어야 한다. 아울러 최근 5년 이내 조세범 처벌을 받지 않았고 기존 납부의무 소멸 제도를 적용받은 이력이 없어야 한다.
국세청은 2025년 1월 기준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체납액 합계가 5천만 원 이하인 체납자가 약 28만5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폐업, 무재산 등 법정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은 납세자부터 안내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신청은 가까운 세무서를 방문하거나 홈택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신청이 접수되면 세무서는 납세자의 주소지를 방문해 생활 여건과 소득·재산 상황을 확인하는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이후 국세체납정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신청일로부터 6개월 이내 납부의무 소멸 여부가 결정된다.
국세청은 최근 출범한 국세 체납관리단을 중심으로 신청자의 생활 실태와 경제 상황을 확인하고 제도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세종시는 상가 공급 증가와 소비 위축 등으로 소상공인의 체감 경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행정중심도시 특성상 공공기관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상가 공실 증가와 자영업 경쟁 심화로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세무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가 장기 체납으로 경제활동에서 사실상 배제된 생계형 체납자들에게 최소한의 재기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세무사 A씨는 “사업 실패 이후 체납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금융거래 제한과 신용 하락으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며 “납부 능력이 없는 생계형 체납자의 체납액을 정리해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체납을 단순히 징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납부 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관리로 전환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세정 행정의 방향 변화라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체납액 납부의무 소멸 제도를 통해 사업 실패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납세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납부 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체납관리 체계로 전환해 납세자가 체감하는 세정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업 실패 이후 장기간 체납으로 경제활동 자체가 막혀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생계형 체납자들에게 이번 제도는 단순한 세금 감면을 넘어 다시 경제 시스템 안으로 돌아올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영업 폐업 증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체납액 납부의무 소멸 제도가 세종을 포함한 지역경제에서 재도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