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국회는 7월 31일 본회의에서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하고 사법경찰관을 수사의 주체로 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했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법」이 폐지되고 「공소청법」 및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본격 출범하게 된다.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서 오는 10월 2일부터 「검찰청법」 폐지와 함께 「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도입되고, 검찰 직접수사권은 폐지된다. 사진은 국회의사당과 형사소송법, 사법기관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래픽.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AI 제작]
국회는 7월 31일 열린 제437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재석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의결했다.
법안은 전날 본회의에 상정된 뒤 정점식 의원 등 109명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요구하면서 심의가 이어졌다. 국회는 「국회법」에 따라 종결동의안을 무기명 투표에 부쳤고, 재석의원 183명 전원이 찬성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라는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면서 토론을 종료한 뒤 법안을 처리했다.
이번 개정안은 2026년 10월 2일자로 「검찰청법」이 폐지되고 「공소청법」 및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 맞춰 형사소송 절차를 정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는 2022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이어져 온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제도적으로 완성하기 위한 후속 입법의 성격을 갖는다.
그동안 형사사법체계에서는 검찰이 일부 중요 범죄에 대해 직접 수사하고, 수사 결과를 토대로 기소 여부도 결정하는 구조였다. 이에 대해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한 기관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함께 집중돼 권한 집중 논란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반면 검찰은 부패범죄와 경제범죄 등 중요 사건에서는 직접수사가 범죄 대응에 필요한 기능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예를 들어 경찰이 사기 사건을 수사해 검찰에 송치한 뒤에도 검찰이 피의자를 다시 조사하거나 추가 압수수색, 보완수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같은 사건을 두 기관이 각각 들여다보면서 절차가 복잡해지고 사건 처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개정안은 이러한 구조를 바꿔 사법경찰관이 일반 형사사건 수사의 주체가 되도록 하고, 중대범죄는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체계에서 담당하도록 했다. 시행 이후에는 공소청이 공소제기와 공소유지를 담당하게 되며, 검사의 사건 인지에 따른 직접수사권과 송치사건 직접 보완수사권의 법적 근거는 삭제된다. 체포·구속·압수수색 등 개별 수사권 관련 조문에서도 검사에 관한 규정이 삭제된다.
다만 검사의 견제 기능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개정안은 보완수사요구권은 유지하도록 했다. 시행 이후 공소청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으며, 사법경찰관은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마치고 종합수사 결과와 사건기록을 송부해야 한다. 공소청 검사는 보완수사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의견을 제시하거나 보완수사 기간을 1개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또 해당 수사관에게 적정한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상급 수사관서나 중대범죄수사청 등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해 수사의 공정성과 실효성을 높이도록 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도 적지 않다. 앞으로 사법경찰관은 압수·수색이나 검증을 실시할 경우 시작부터 종료까지 전 과정을 영상으로 녹화해야 한다. 피의자나 변호인이 요청하면 피의자신문 과정도 의무적으로 녹음해야 한다. 수사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도록 해 절차적 투명성과 인권보호를 강화하려는 취지다.
수사가 지연되거나 권리가 침해됐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수사관서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하고 시행 이후에는 공소청 검사와 면담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된다. 피해자와 사건관계인의 절차적 권리도 이전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또 가정폭력과 노인학대, 아동학대, 장애인학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서는 법정 신고의무자도 재정신청권자가 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재정신청은 시행 이후 공소청 검사가 불기소 처분을 했을 때 법원에 그 적정성을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국회는 이번 개정으로 수사와 기소의 기능을 제도적으로 분리하고, 기관별 역할을 명확히 함으로써 수사 절차의 투명성과 국민의 절차적 권리 보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 직접수사 기능이 폐지되면서 권력형 비리나 대형 경제범죄 대응 역량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공소청 간 사건 이첩과 협력 체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정착하느냐가 새 형사사법체계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